MLCC(적층 세라믹 커패시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MLCC(적층 세라믹 커패시터)

0 개 1,288 조기조

7573f9d87bbcd3ece60b007eec936c96_1598319167_3621.png
 

삼십 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그녀와의 사랑이 켜켜이 묻어있다. 그때 지리산 계곡의 우리 집에선 물방앗간에서 돌리는 수차에 횟대를 연결해 발전기를 돌리고 대나무와 소나무로 엉성하게 전주를 연결해 5촉 등으로 전깃불을 밝혔다. 등잔불과 호롱불로 형설의 공(?)을 닦던 나는, 제삿날에나 켜는 촛불 5개의 밝기라는‘5촉등’에 신세계로 이동했다. 그래서인지 전기에 관심이 많았다. 대못에 에나멜선을 감아 건전지로 연결하면 못은 전자석이 되어 쇠붙이를 주렁주렁 끌어당겼다. 도랑물을 막아 수차를 돌리고 엉성하지만 자석에 코일을 감아 발전을 하려고 엄청 시도를 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그래서 헌 건전지를 뜯어 탄소막대와 구멍이 숭숭 난 아연판 사이에 염화암모늄을 걸쭉하게 반죽해 다시 감아 싸고는 미미하나마 전기를 뽑아보았다. 꼬마전구가 어둠속에서 불그레하게 발열을 하는 그 희열, 그런 기분에 과학자들이 날밤을 새울 것이다.


전기 없이 산다는 것은 빅뱅이라도 나서 모든 것이 폐허가 된 후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다. 간단히는 깊은 산중에 들어가 자연인으로 사는 방법이 있기는 하겠지만 영원히 그렇게 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전기를 만드는 발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축전이다. 농사짓고 거두어 들여서 상하지 않게 두고 먹을 수 있도록 저장하려면 말리거나 얼리거나 염장(鹽藏)을 해야 한다. 기술을 들이면 방부처리나 진공포장 등이 가능하겠지만 전기를 저장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배터리(축전지)였다. 


전기버스의 모터를 돌리는 전기는 농짝만큼이나 큰 배터리팩에서 나온다. 커야 많은 축전을 하기 때문이다. 50kwh급 2팩을 연결해 630 볼트를 낸다. 일반 자동차에는 발전기와 배터리가 있어서 배터리로 시동을 걸면 발전기로 계속 쓰는 전기를 만들고 또 저장한다. 이 배터리의 전압은 승용차용 12볼트, 트럭용 24볼트 정도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의 전자제어장치 등에 쓰이는 커패시터(축전기; capacitor)란 것이 놀라운 물건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콘덴서(condenser)라고도 하는데 광학분야에서 집광기(빛을 모으는 기기)나 기체역학에서 응축기(기체를 액체로 변화시키는 기구)를 콘덴서라고 하니 헷갈릴 수가 있다.


이 커패시터는 시루떡을 쌓듯이, 고층 아파트를 짓듯이, 쌓아올린(적층)것을 그 소재인 세라믹(고령토)과 함께 적층(Multi Layer) 세라믹(Ceramic) 커패시터(Capacitor)라고 부른다. 하는 일은 전기를 저장했다가 주로,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전압이 요동치지 못하게 막고 집적회로를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그러면 전자부품은 제 기능을 하고 수명도 길어질 것이다. 자그마한 스마트폰에 이 MLCC가 1,000여개 들어 있는데 비해 전기자동차엔 열배가 넘는 13,000개, 앞으로 나올 IOT 자율주행차엔 15,000개가 들어갈 것이라 한다. 반도체 집적회로 옆에 붙어서 필요한 전력을 축전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또 축전해 두는 것이라 골퍼와 캐디 같은 역할이다. 뭐든지 다 지원할 테니 공부만(?) 잘 하라는 엄마 같다면 너무 끌어다 붙인 건가?



최근에 삼성전자가 사촌인 삼성전기의 사업장을 늘여 MLCC를 많이 만들겠다 해서 주목을 받았다. 이 분야에 앞선 일본의 무라타 제작소(村田製作所)가 세계시장을 40% 넘게 차지하고 있단다. 해방전에 도쿄에서 염색공장 자리를 빌려 애자(碍子, insulator)를 만들었고 그 이후 기술의 흐름을 짚어 콘덴서를 만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볼 따름이다. 미중갈등으로 미국이 일부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자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정보기술의 흐름을 보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반도체와 커패시터 형제인 것 같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중후장대한 것에서 경박단소한 것으로 가야 한다던 때가 있었다.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고 한 때가 있었다. 공학보다는 인문학을 중시해야 한다고도 한다. 그런데 그런 상대적이고 단편적인 표현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복합적인 시대다. 


아날로그로 된 인간이 디지털을 이용해서 사는 시대다. 인간은 지식과 기술로 돈은 벌지만 돈을 먹을 수는 없고 그 돈으로 빵과 우유를 사고 꼭꼭 씹어서 소화를 시켜야 사는 것이다. 많은 돈으로 대단한 의료기술을 살 수는 있지만 건강은 왕성한 대사로서만 가능하다. 쾌식, 쾌면, 쾌변이 그것인데 손발과 몸뚱이를 땀나게 움직여야만 얻을 수 있다. 마음이 편하고 즐거우려면 줘 버리고 비울수록 가벼워진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쌀 10kg 가격이 3만 원 정도인데 산업의 쌀이라 부르는 MLCC 10kg 가격은 얼마나 될까? 알기도 어렵고 알 수도 없겠지만 10만 배라 해도 30억이다. 그런데 MLCC를 먹고 살 수는 없으니 때로는 한 줌의 쌀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입추가 지났지만 맹위를 떨치는 이상기후 탓에 나도 이상해 진건가......

누구를 위한 인터넷인가?

댓글 0 | 조회 1,302 | 2019.12.23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고 있다. 천년도 더 전에 당(唐)나라의 장안(지금의 서안)에는 서시(西市; western market)가 대단했다. 인기상품인… 더보기

반도체가 뭣이 길래?

댓글 0 | 조회 1,296 | 2019.08.27
인간은 5감에 하나를 더하여 6감(sixth sense)을 가지고 있다. 듣고, 보고, 맛보고,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 알게 되는데다 그간의 경험으로 상황에 따라… 더보기
Now

현재 MLCC(적층 세라믹 커패시터)

댓글 0 | 조회 1,289 | 2020.08.25
삼십 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그녀와의 사랑이 켜켜이 묻어있다. 그때 지리산 계곡의 우리 집에선 물방앗간에서 돌리는 수차에 횟대를 연결해 발… 더보기

OTT, 꼭대기 위에?

댓글 0 | 조회 1,287 | 2019.09.10
미국 여행 중 호텔에서 노트북으로 넷플릭스에 들어가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노트북을 HDMI 케이블로 TV에 연결하고는 큰 화면으로 편하게 보았다. 시차 때문에 잠… 더보기

NAVER, 나베르 아닝겨?

댓글 0 | 조회 1,277 | 2020.06.23
G2, 미국과 중국이 겨루고 있다. 무역적자가 큰 미국이 그 원인과 해소 방안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중국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중국이 미국에 많은 물건을… 더보기

더불어!

댓글 0 | 조회 1,266 | 2021.01.12
세 가지 거짓말이라고 있었다. 세상이 변하니 이제는 안 맞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상당기간은 통했다. “장사가 안 남기고 판다. 노인이 빨리 죽고 싶다. 처녀가 시… 더보기

NIC와 DNS

댓글 0 | 조회 1,254 | 2019.10.08
도메인(domain)은 영토, 영역, 세력 범위 등을 이르는 말이다. 어떤 연구 분야나 그 권리를 지칭할 때도 도메인이란 말을 쓴다. 최근에는 인터넷 웹 페이지의… 더보기

거지같다니요!

댓글 0 | 조회 1,248 | 2022.01.26
‘거지같아요!’한다. 복불복프로그램에서 집어든 잔을 한 모금 마시고는 커피 아닌 까나리 액젓임을 알고 뱉은 일성이다. ‘거지같아요!’는 거지가 된 기분 이라는 것… 더보기

2020 도쿄 올림픽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17 | 2021.09.02
제 32회 도쿄 올림픽(2020)은 유난히도 더운 한 여름에 1년을 미뤄, 2021년 7월 24~8월 9일에 열렸다. 온통 마스크로 치장한 올림픽, 관중 없는 올… 더보기

클라우드는 무슨 구름?

댓글 0 | 조회 1,210 | 2019.08.14
이세돌 9단을 이긴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충격이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사람을 이기다니! 알파고는 ‘알파벳’이라는 회사가 만든 go(棋; 바둑)라는 프… 더보기

Dark Web, Dark Fate

댓글 0 | 조회 1,175 | 2019.11.27
어둠(dark)은 암흑, 지하, 비밀, 죽음 등과 연상된다. 시리즈로 나온 영화 터미네이터에 다크 페이트(dark fate)란 부제가 붙었다. 주인공의 힘들고 어… 더보기

피 돌기 빅뱅

댓글 0 | 조회 1,136 | 2019.07.23
중국이 막아놓아도 24억이 넘게 사용한다는 페이스북이 내년부터 금융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페이스북은 18일, 블록체인 ‘리브라’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같은… 더보기

마스크 사피엔스

댓글 0 | 조회 1,133 | 2020.09.22
융합(融合)이라는 말과 수렴(收斂)이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영어로는 컨버전스(convergence)로 통하지만 물질이나 정신 등이 합하여 새로운 하나가 되는 것… 더보기

빅 데이터, 커서? 많아서?

댓글 0 | 조회 1,120 | 2019.11.12
숲속, 바다 속, 땅속에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탐험을 하거나 탐사를 한다. 숲과 바다, 땅 속을 잘 알 수 있다면 먹고사는데 그리 어렵… 더보기

오징어 놀이와 오징어 게임

댓글 0 | 조회 1,091 | 2021.10.12
놀이와 게임은 같은 건가, 다른 건가? 결론은 다른 거다. ‘오징어 놀이’와 ‘오징어 게임’이 전혀 다르니 말이다. 오징어 게임에 왜 오징어가 들어갔는지 모르겠고… 더보기

전자증권 이야기

댓글 0 | 조회 1,089 | 2019.09.24
증권(securities)은 유가증권(有價證券)을 줄인 말로 대부분 주식(柱式)과 채권(債券)이다. 채권은 국·공채(國·公債)와 사채(社債)가 있다. 기업은 증권… 더보기

펜트하우스 유감

댓글 0 | 조회 1,086 | 2021.04.28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불가 ‘퀸’,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상류사회로의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와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 더보기

뒷북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댓글 0 | 조회 1,065 | 2020.01.15
스마트 팩토리가 한창이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스마트 팩토리를 지원하고 있다. 10여 년 전에 정부가 중소기업에 ERP의 도입과 생산정보화 사업을 지원했었다. 그때… 더보기

변종 바이러스

댓글 0 | 조회 1,063 | 2021.03.24
그땐 컴퓨터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옮고 그 백신이 알약이나 주사약인 줄로 알았다. 요즈음, 호흡기로 옮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이 조직에도 붙고 사회에도 번진다는… 더보기

입 친구라니?

댓글 0 | 조회 1,055 | 2023.01.18
한국에서 오래전에 역할대행이라는 것이 유행했었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SNS에서 유료 아르바이트를 신청하는 것인데 애인의 역할을 하거나 부모, 친구의 역할을 대신해… 더보기

랜선 이모, 랜선 국민

댓글 0 | 조회 1,045 | 2020.11.10
정보기술을 공부하고 가르쳐 온 내가 ‘랜선 이모’란 말이 회자되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다. 무슨 말인지 몰라서 누가 물어보기 전에 얼른 찾아보고는 뒤로 나자빠질 … 더보기

중년의 선댄스 영화제

댓글 0 | 조회 1,043 | 2020.02.11
파크 시티 메인 스트릿은 봄 햇살이 퍼져야 다 녹는 눈 더미도 볼거리이지만 매년 1월 4번째 목요일에 열리는 선댄스 영화제로 북새통을 이룬다. 왜 하필 거기서 영… 더보기

브라우저와 유투브

댓글 0 | 조회 1,034 | 2020.02.25
브라우저로 웹페이지를 보려면 HTTP(Hyper Text Transfer Protocol)나 HTTPS(~ Secure)로 시작하는 주소(URL)를 입력해야 한다… 더보기

스마트로 가는 중소기업

댓글 0 | 조회 1,032 | 2020.07.29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 종사자의 87.9%가 일하고 있다(2014년 기준). 중소기업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장·발전하… 더보기

틱톡소리

댓글 0 | 조회 1,029 | 2020.09.08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언제나 같은 소리 똑딱똑딱 하루 종일 일해요, 쉬지 않고 일해요.” 이 노래를 놀림노래로 부르면 ‘똑딱똑딱’만 반복되는 느낌이다. 째깍…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