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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리 그래봐야 기생이지 뭐 그러기도 했었는데, 원래는 선인이었겠지만 선계를 갔을까?
혹시 낙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올라갔습니다.
다만 한 가지 공부를 못한 면이 좀 있답니다. 선악과 공부를 못한 면이 있다는 군요. 서경덕 선인에 대한 미련을 버렸어야 되는데, 그걸 아직도 끝까지 버리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그때 자기가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상대였죠. 그런데 아직도 지금 선계에서까지도 그런 미련이 있더군요.
사람은 누구나 다 따먹어서는 안 되는 선악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상에 내려올 때, 너는 이거는 따먹지 말아라 하는 그런 선악과를 다 가지고 내려와요.
그게 한 가지인 사람은 아주 성적이 좋은 것이고, 두 가지 세 가지 이렇게 많을 수가 있단 말이죠.
그래서 그거를 자기가 알았는데도, 금생에 서경덕 선인을 넘보지 말아라.
말하자면, 출입금지! 마음으로 출입금지죠.
그거를 느끼고 있었으면서도 그 미련을 못 버렸다는 겁니다.
그 아쉬움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데, 다음에 내려오면 아마 그 선악과 공부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러시는 군요.
너는 금생에 뭐가 없다.
너는 금생에 돈이 없다.
너는 금생에 건강이 없다.
또 무슨 사랑이 없다.
짝이 없다.
아이가 없다.
부모가 없다.
이런 것들을 한두 가지씩은 가지고 내려온다는 거죠.
전생에 살아온 결과에 따라서..
그게 선악과 공부입니다.
그러니까 아, 난 금생에 뭐가 없다고 알면, 거기에 대해서 깨끗이 포기하고 그 물꼬를 다른 데로 돌리면 그게 터지는 거예요.
그래서 예를 들면, 우리가 명상을 하는데 있어서 금촉 이러면서 뭐를 하지 말아라 이렇게도 하는데, 그런 것이 왜 필요한가 하면, 자기가 내려오면서 금지된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 금지된 선악과를 굳이 따먹으려고 하지 말고, 그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면 그쪽으로 트이는 거죠.
그러니까 늘 말씀드리지만, 성(性)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게 맞바꾸는 것이다.
도(道)와 맞바꿀 정도로 강렬한 것이라는 거.
“소설 선”에서도 보면 사랑이라는 것이 가장 강력한 동기(動機)가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동기가 된다고요.
그러니까 이제 그게 함정이죠. 그래서 그런 거를 금해 보고 이렇게 하면 그 에너지가 다른 쪽으로 쓰입니다.
명상이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분들을 보면, 특히 예술가들이 가정적으로나 개인적으로는 많이 불행하죠. 그거는 그렇게 타고난 겁니다.
그렇다고 너는 금생에 지상에 가서 불행해라.
이게 아니에요.
그 불행한 것을 다른 쪽으로 돌려서 인간의 존엄성, 위대함, 창조력 같은 다른 능력을 개발해라.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인간다움을 보여줘라. 이런 내용이거든요.
그 뜻을 잘 알아들으면 어떤 한 부분에서 일가를 이룹니다.
그런데 못 알아듣고 자꾸 나는 왜 이게 없을까?
왜 이게 없을까?
하고 계속 거기를 보면, 자기가 가지고 있던 이런 능력들이 개발이 안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계속 그쪽만 향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의 특성이 자신에게 없는 것은 몇 십 배 크게 확대되어 보이는 반면에 자신들에게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거나 시원치 않게 생각되고요.
남의 떡이 항상 커 보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