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치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치다

skytovada
0 개 1,666 조병철

여러분은 일년 몇 개의 칫솔이 필요한지요? 열 개 정도 아니면 몇십개를 소모할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숙박업소나 목욕탕에서도 일회용 칫솔을 제공한 적이 있어 상당수의 칫솔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용해 왔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하루라도 칫솔질을 하지 않고는 배겨 내기 어려운 깔끔한 현대인이다. 그러니 당연히 칫솔은 있어야 하는 생활 필수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지구상에 처음으로 등장한 1930년대의 칫솔이 아직도 지구 한구석에 굴러다닐 거라니 이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는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칫솔은 손잡이 부분의 폴리에칠렌 또는 폴리프로필렌과 솔부분의 나이론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사용하고 난 칫솔은 쉽게 부식되질 않아 대부분 땅속에 묻어 처리한다.  


ac7690cf8b6694c021ce6726ee741305_1591664383_2961.jpg
 

인간이 이를 닦아온 역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어 이집트의 파라오 무덤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된다. 19세기 까지만 해도 아주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의 잘 준비된 칫솔을 사용했지만 일반 대중은 나무조각으로 만든 이쑤시개가 전부였다. 영국 영화 ‘섹스피어 인 러브’ 에서 나오지 않던가. 이 영화에서 나오는 귀족의 딸 비올라는 유모가 건네준 나무 막대기로 이를 닦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최근의 텔레비전의 다큐에서는 인도의 천연염료 인디고를 생산하는 근로자들은 아직도 이를 닦는 데 인디고 식물의 가지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틱 칫솔의 발명은 미국에서 군인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이후로 이차 세계대전 후에 병사들이 이 플라스틱 칫솔을 가지고 귀향하게 되었고, 이를 지켜 본 시민들도 전쟁에서 돌아온 세련된 군인을 따라 플라스틱 칫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이제 플라스틱 칫솔은 세계 시민의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최근 미국 대학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칫솔은 일반 시민들에 의해 자동차나 컴퓨터를 뛰어넘는 ‘없어서는 안되는 생필품’ 으로 꼽고 있다. 이런 플라스틱 칫솔의 한가지 단점은 사용하고난 폐기물의 처리에 집중된다. 칫솔 필수품의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지구상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칫솔이 아직까지 굴러 다니니 앞으로 지구는 플라스틱 칫솔로 가득차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아니면 우주의 한 행성을 잡아 모두 실어 내야 할 것이다. 


하기야 이 칫솔만 문제가 되는가?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여러분이 신고 버리게 되는 신발, 담배 꽁초, 자동차 타이어, 일회용 플라스틱 물품들은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걸.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플라스틱 장갑을 사용한다. 또한 일상의 음식물 보관에 사용되고 있는 엷은 막의 플라스틱 제품들은 어떠한가? 우리 모두는 현대생활의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빠져 있어 이 늪에서 탈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서는 지난 백년간의 우리의 플라스틱 줄이려는 노력을 돌아보고 있다. 3R로 지칭되는 플라스틱 사용 억제 캠페인은 아직도 구호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열심히 배웠지만, 일상의 수퍼마켓 장보기에서 몇 번이나 플라스틱 봉지 ‘아니요’ 라고 말했는가. 아주 짧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편리함 다음에 남게 되는 것은 길고 긴 이 플라스틱의 분해기간 동안은 쓰레기로 남게 된다는 씁쓸한 얘기다. 


라오스 농촌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느낀 필자의 경험이다. 사계절 날씨가 무더우니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에 의존했다. 농촌 마을이지만 대부분의 이들 물병은 아주 쉽게 길옆에 버려진다. 이런 쓰레기는 그 지역의 외관상 환경의 문제만 야기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빗물을 따라 메콩강을 거쳐 인도양으로 흘러 들어간다. 또한 단순히 바다 물고기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만에 그치지 않는다. 그 이후는 아직은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얘기로 넘어간다.

 


우리가 사용한 모든 플라스틱 제품은 기나긴 분해기간을 거치면서 미세 플라스틱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다시 지구의 자연 생태계를 통하여 그들의 순환여행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바닷물 속의 작은  플랭크톤이다. 생명체의 먹이사슬을 통해서 우리의 몸 속으로 까지 들어오게 된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아직은 분명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우리 몸에서 애기 엄마의 유선으로 할아버지의 눈물샘으로 들어 오게 된다면 얼마나 끔직한 일이 될 것인가? 유명 방송사의 현장 보도 기자는 우리가 음식을 익혀 먹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는 사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얘기를 전한다.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보다 실제적인 현상은 역시나 우울한 얘기다. 미세 플라스틱 조각은 북극에 쌓이는 눈 속에서도, 해변가 바닷바람 속에서 검출된다. 우리는 집에서 왕으로 아니면 여왕으로, 또 아니면 왕자로 공주로 살아가지만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사치는 얼마나 계속될 수 있을까?

안식처 앞의 꽃다발

댓글 0 | 조회 1,677 | 2020.12.22
지에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은 여기서 공원묘지 가이드 투어가 있는 날이다. 지역신문에 광고가 났으며 참가비를 지불해야 하는 이색 묘지 투어다. Waik… 더보기

Taranaki 봄 사냥

댓글 0 | 조회 1,466 | 2020.10.13
봄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어린시절 소풍길에 만났던 진달래 동산이 아련하고, 군근무 때 구포길 강변의 개나리 꽃도 생각난다. 학창시설의 원석동산의 백목련… 더보기

쓰레기 섬

댓글 0 | 조회 1,512 | 2020.09.08
천문학자인 멜버른 대학 Lisa Harvey-Smith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의 몸 인체는 실질적으로 탄소ㆍ질소ㆍ산소 같은 별들의 먼지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더보기

겨울 나그네

댓글 0 | 조회 1,449 | 2020.08.11
오클랜드 겨울은 몹씨 음산하다. 눈내리고 얼음 어는 경우는 없지만 잦은 겨울비로 인해 체감온도는 무척 냉냉하다. 당연히 겨울 담요는 한결 포근하고 여러 가지 연료… 더보기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댓글 0 | 조회 2,114 | 2020.07.14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 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 철철철 다 넘친다.’ 구전 동요로 알려지는 도라지 타령의 앞부분 이다. 어릴적 동… 더보기
Now

현재 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치다

댓글 0 | 조회 1,667 | 2020.06.09
여러분은 일년 몇 개의 칫솔이 필요한지요? 열 개 정도 아니면 몇십개를 소모할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숙박업소나 목욕탕에서도 일회용 칫솔을 제공한 적… 더보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세상

댓글 0 | 조회 2,115 | 2020.05.12
바이러스. 너무나 작고 하찮아서 무시해 버리고 싶은 데 갑자기 우리곁에 나타나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지구 상에는 모든 바이러스를 다 합치면 인간의 무게보다도 세… 더보기

가을 포도 향기, Campbell-Early

댓글 0 | 조회 2,058 | 2020.03.30
고향 뒷동산에는 포도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새로 이사 온 집이라 정확히 누가 심었지도 몰랐다. 초가을 어쩌다 보면 작은 송이에 포도가 몇 알씩 달리는 데 좀처럼 … 더보기

못 생겼지만 그래도 맛은 좋아요

댓글 0 | 조회 1,464 | 2020.03.10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빈번히 발생한다. 뉴질랜드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해 10월 북섬 혹스베이에서는 봄철 늦은 우박이 내렸다. 한창 자라던 어린 청… 더보기

테마를 따라 찾아가는 해밀턴 가든

댓글 0 | 조회 1,519 | 2020.02.11
해밀턴 가든을 처음으로 찾은 것은 2002년 여름이었다. 남쪽 Palmerston에 있는 Massey 대학을 찾아 가던 중 잠시 들렸다. 먼거리 여행으로 시간에 … 더보기

한 여름밤의 Redwood 숲

댓글 0 | 조회 2,008 | 2020.01.15
여름철 이른 아침 로토루아 Whakarewarewa 레드우드 산림지는 장엄함 그 자체다. 아침이 밝아 오지만 햇살은 아직 멀리에 있어 재잘대는 산새 소리만 이곳이… 더보기

미세-플라스틱 Microplastics

댓글 0 | 조회 1,383 | 2019.12.11
여름철 햇볕을 맞으면서 집 담장 청소를 시작한다. 담벽에 붙어 있는 묵은 때를 강한 수압으로 벗겨내자 오래된 페인트 조각도 함께 떨어져 나온다. 페인트의 작은 알… 더보기

해초(seaweed) 이야기

댓글 0 | 조회 2,238 | 2019.11.13
프랑스 메네즈앙 해변에서 한 여성이 바구니와 가위를 들고 바닷가로 향한다. 긴 장화를 신고 걸어가는 발걸음이 낯설지 않는 행동이다. 갯벌로 바다 채소로 불리는 해… 더보기

점심시간

댓글 0 | 조회 1,911 | 2019.10.09
오클랜드에 있는 대학의 국제 영어교실에는 여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찾아 온 학생들로 법석인다. 중국 한국 일본에서 온 동양인이 주를 이루지만 스웨덴 루마… 더보기

오클랜드 식물원의 Biosecurity trail

댓글 0 | 조회 1,584 | 2019.09.11
오클랜드 공항 입국장에서 신고를 마쳤다. 통관에 있어 검역에 관련 신고할 사항이 없다는 녹색선언이다. 이제 출구를 거쳐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다. 그런데 통로 … 더보기

하이그로브 로얄 가든

댓글 0 | 조회 1,718 | 2019.08.14
Highgrove Royal Gardens영국 남서쪽에 있는 텟버리 지방에 하이그로브 로얄 가든이 있다. 봄철 노란색 메도우 꽃이 만개하는 초지로 오래된 전원 풍… 더보기

해 뜨면 일어난다

댓글 0 | 조회 1,408 | 2019.07.09
‘인간은 사랑없이 살 수 없고, 식물은 태양없이 살아 갈 수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언제 들어도 멋진 표현이다. 아마도 태양이 식물의 자람에 지대한 영향을 끼… 더보기

당신의 장미는 안녕하신지요?

댓글 0 | 조회 1,374 | 2019.06.12
오클랜드는 많은 가정에서 장미를 키운다. 아랫길 할머니는 앞벽에 빨간 장미를 곱게 올렸다. 매년 아주 탐스런 붉은 장미가 나에게 까지 인사를 건넨다. 마을 한복판… 더보기

와이헤케 와인 투어

댓글 0 | 조회 2,054 | 2019.05.15
Waiheke island wine tours오클랜드 동쪽 앞바다에는 와이헤케 섬이 있다. 페리로 사십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다. 이른 아침부터 늦… 더보기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

댓글 0 | 조회 1,513 | 2019.04.09
어제는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여름철 긴 가뭄으로 뒷마당에 금이 쩍쩍 가 있었는 데 단비로 잔디(풀)가 생기를 얻었다. 이번 비로 잔디밭의 초지 풀들은 이미 정해… 더보기

봄철마다 찾아오는 아스파라거스

댓글 0 | 조회 1,772 | 2019.03.14
과일나무는 한번 심어 놓으면 아주 여러해 동안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그렇지만 채소는 일반적으로 한번 심어서 수확하고 나면 매년 다시 심어야 한다. 어떤이는 계… 더보기

딸기와 berry 이야기

댓글 0 | 조회 2,172 | 2019.02.18
누구나 어릴적 산딸기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산속을 거닐다 보면 산딸기 가시가 옷자락을 잡아 당기거나 손등을 사정없이 할퀴던가, 아니면 빨간 열… 더보기

원주민의 식생활에서 얻는 교훈

댓글 0 | 조회 3,359 | 2014.11.12
남미 볼리비아 아마존의 원주민 쿠네이 가족은 주변의 원시림과 강가 텃밭에서 얻는 먹거리로 살아간다. 채집하는 파파야 망고 바나나 같은 과일에 텃밭의 옥수수, 수렵… 더보기

달콤함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2,915 | 2014.10.15
현대인의 간편한 아침식사 시리얼에, 언제나 즐기는 커피에, 애들의 오후간식 초코바에, 목마를 때 찾게 되는 탄산음료에, 그리고 아이스크림에 상당량의 당분이 들어 … 더보기

어느 대도시의 신선농산물 마일리지

댓글 0 | 조회 2,123 | 2014.09.10
뉴욕의 과일가게에 진열된 딸기는 미국의 서쪽 캘리포니아에서 실어온다. 거리로는 2,940마일, 4일을 걸려 트럭으로 운반된다. 농가에서 딸기를 길러내는데 드는 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