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Pers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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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Pers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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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 페니가 파산신청을 했단다. 그럴 때가 온 것이다. J.C. 페니는 텍사스 주의 근교 북부인 플레이노에 본사를 둔 미국의 백화점 체인이다. 이 회사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하와이 주를 제외한 49개 주와 푸에르토리코에 865개의 백화점을 운영하여 왔다. 70년대에는 ‘고객이 무얼 원하는지 다 알고 제공한다(We Know What You’re Looking For)’고 했고 지난 10여 년 동안은 고객의 ‘나날이 다 소중한 줄을 안다(Every Day Matters)’를 슬로건을 내 걸고 왔지만 목표고객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거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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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어려우면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외식을 줄이고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집에 가서 해 먹는다. 가족이 배불리 먹으면서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것을 줄이는데 입는 것이야 사치 아닌가? 어디 의류뿐이겠는가 마는 문화생활은 눈요기로 만족하거나 ‘둘레길’을 걸으면 된다. 그러니 코로나-19로 꿈쩍도 못하게 된 가운데 의류브랜드 제이크루, 최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 저가 백화점 스테이지스토어스 등이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백화점체인 로드앤테일러도 도긴개긴이다. 그간에 126년의 전통을 가진 백화점 체인‘시어스’가 파산했고 162년 역사를 가진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가 향후 3년간 점포 125곳을 폐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셜 오바마 영부인이 즐겨 입었던 제이크루(J. CREW)에 아내도 만족했다. 날리지 않는 디자인, 고급브랜드에 쓰는 원단과 소재에다 합리적인 가격이라 하이엔드 럭셔리에 틀림이 없었다. 영원히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자라(Zara)와 H&M, 유니클로 등이 나타나자 밀리기 시작한다. 결국에 이달 초,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명품 같은 것을 사서 두고두고 입는 것 보다 유행 따라 한 철, 바꿔 입고 버리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가격이 문제였다. 자라는 팔릴 제품을 적당량만 만들어서 재고를 남기지 않았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파악하고 2주면 만들어 내는 자라는 매주 두 번씩이나 신상품을 출시한다. 그것도 미친 가격에...... 그래도 아내는 세일할 때 제이크루를 찾지만 딸들은 자라를 찾는다. 딸과 함께 나가면 언니로 보는 엄마들도 자라의 충성고객이다.


1902년에 시작했으니 118년 역사의 최대 백화점체인 ‘J.C. 페니’ 역시 큰 덩치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만 해도 850개 점포가 문을 닫으며 매출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직원 8만5000여 명을 해고해야 했다. 가보면 살 것이 없다. 무언가 허전하다. 이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도 우리나라도 또 세계적인 흐름이다. 코로나-19로 나는 홈 쇼핑을 한다. 마스크 착용, 발열검사, 손 소독, 거리 유지 등으로 불편한 쇼핑을 하는 대신에 스마트폰으로 몇 번 누르면 끝이다. 신속한 택배는 문 앞에 놓고 간다. 언택트의 정수다. 손쉬운 주문과 결제에 시간마저 들지 않으니 어찌 백화점이 살아남겠는가? 어디 백화점이나 의류산업 뿐이겠는가? 


세월이 흐르면 세대가 바뀐다. 60대가 주류인 베이비부머 세대는 구매력이 있을지라도 소비에 인색하다. 아끼고 절약하는 습관이 있고 자녀나 손주들을 생각하면 함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느라 노후 준비가 덜 된 이들은 쇼핑은커녕 여생을 아등바등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1980~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은 다르다. 그들의 부모세대보다 훨씬 더 인구가 많은 이들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었고 저성장에다 취업절벽에 부딪힌 세대다.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주택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거주하면 되고, 집은 없어도 자동차는 있어야 하는 이들은 먹고 입는 것을 간단하고 간편하게 한다. 실속을 차린다는 것이다. 입어보니 좋고 먹기에 편한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다이아 반지나 명품 가방을 찾지는 않는다. 원룸이라도 간섭받지 않는 공간을 찾아 산다. 남들이 보고 즐겼다는 여행지를 더듬어 자유여행으로 즐기고 온다. 아끼고 살지만 하고 싶은 일에는 아끼지 않는다. 분신 같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다 해결한다. 똑 소리 난다.



마케팅에서 4P는 오래도록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품질과 가격, 판촉과 유통이 어찌 중요하지 않겠는가? 거기에다 소비주체인 사람(People)을 중시하고 있다. 정확히는 개인화된 사람들의 모습(Persona)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제 목소리, 제 멋으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니 사람마다 원하는 그 ‘제 멋’에 맞추어야 살아남을 것이다. 디지털의 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속이 보이는 안경이 있다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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