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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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0 개 2,115 이정현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듣던 대로 정말 모든 면에서 빨랐다. 행동도 빠르고, 말도 빨랐다. 늘 바삐 움직였고, 그렇다 보니 해내는 일도 정말 많았다. 대학 수업이 끝나면 스터디 모임을 결성해 공부하고, 그 후 과외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잊지 않고 연애까지 하는, 어찌보면 엄청난 능력(?)을 타고난 민족이다. 직장인도 별다르지 않다. 새벽에 출근해 회사가 지원해주는 출장 영어강사의 수업을 들은 뒤, 근무를 시작하고, 늦은 퇴근 후에는 자기개발을 위해 자격증을 따기 위한 수업을 듣거나 요가 등의 운동을 한다. 

 

중간 중간 티타임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눈다던지, 퇴근 후 바에 앉아서 생맥주를 즐기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모습과는 확실히 대비됐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활패턴을 ‘열정’ 이라고 칭하지만 난 그것이 ‘욕심’ 으로 보였고, 반대로 난 내 생활패턴을 ‘여유’ 라고 생각했지만 그들 눈에 비친 내 모습은 의욕이 없고 ‘나태’ 했다. 이렇게 다른 관점 속에서 나는 한국 생활 초반에 모든 사람들과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대학교에서는 친구들과, 대학원에서는 교수님들과, 그리고 회사에서는 상사와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지 5년쯤 되자 그런 마찰들도 점차 줄어들었다. 내가 빠른 그들의 삶에 적응하게 된 건지, 아니면 나 스스로도 바삐 살게 된 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최근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빛을 발하며 세계적으로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나는 이미 알고 있던 두 가지 사실을 새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첫째는 한국인들의 민첩성이다. 그냥 머리로 “한국인들은 모든 면에서 참 빨라” 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과 눈앞에서 그들의 신속한 대처를 보는 것은 사뭇 다르다. 코로나19가 창궐하자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신속한 검사로 치사율을 크게 낮췄다. 하루에 1만5000건 이상의 검사를 해치웠고, 질병관리본부장이라는 분은 하루 2시간 남짓의 쪽잠을 자면서도 미국 학술지에 코로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먼저 코로나 진단키트를 만들어냈으며, 환자와 의료진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검사법도 고안해냈다. 내가 ‘욕심’ 이라고만 치부했던 한국인들의 민첩성과 열정은 세계가 괄목할 만한 결과를 가져왔다.

 

둘째는 해외 이민자나 유학생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이다. 사실 나와 같이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은 한국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왜 드라마에도 종종 다음과 같은 단골 대사가 나오지 않나.     

 

“들었어? 이번에 입사한 사원‘외국물’좀 먹었다고 엄청 건방지대.” 

 

소위 말하는 ‘외국물’을 먹은 사람은 왜인지 몰라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마치 노력도 하지 않고 쉽게 기회를 얻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심지어 성격도 건방지다고 묘사된다. 그래서인지 이번 코로나 사태 때, 한국 사람들은 저소득층에겐 자신이 착용할 마스크를 양보하는 배려 깊은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급히 귀국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국 싫다고 떠난 사람들의 입국을 막아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해외에서 귀국한 유학생이 양성 확진이라도 받으면 한국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관련 기사에 원색적인 비판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은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내가 한국에서 충분히 살아보기 전에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이상하게만 여기고, 한국 사람들의 ‘열정’을 ‘욕심’ 이라고만 치부했듯, 한국 사람들 역시 외국에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 외국에서 살기가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을. 모든 과목을 영어로 배워야 하는 고충을 견뎌야 하고, 외국인을 상대로 돈을 벌어 삶을 꾸려나가야 하며, 한국에서 오래 사셨던 분은 가끔 지독한 향수병과 씨름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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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지식, 즉 직접 경험을 해야만 알아지는 지식이 있고, 듣거나 책을 읽고도 알 수 있는 간접적 지식이 있다. 한 나라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전자의 지식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충분히 오랜 시간을 한국에서 살아보지도 않고 한국의 빠른 문화를 부정적으로 판단한 것을 반성하는 동시에, 한국 사람들이 현재 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과 아울러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에 대한 넓은 이해와 따듯한 시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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