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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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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piring story "The Praying Hands" 

어느날 오후 내 눈 길이 우연히 아내의 손에 닿았다. 그리고 놀랐다. 어느새 굵어진 손 가락 뼈 마디와 거친 손등에  불거진 힘줄... 그 손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가 생각해 보았다. 반면, 부드럽게 원래의 모습을 잘 간직하는데 성공한(?) 내 손을 보고... 노고를 견딘 아내에 대한 딱한 마음을 삼켰다.

 

아내의 손가락은 원래 마치 유럽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그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아름답게 그려진 여성의 손가락 같았다. 갸름하고 매끈하고 재주있어 보이는 손가락도 아름다웠지만 그 손가락 끝으로 이어지는 손톱 때문에 더 귀하게 보였다.  

 

가족을 위해 일년이면 삼백육십오일... 하루 세끼 밥을 매일 했고 이런저런 집안일을 견뎌낸 손이다. 일년이면 일천 끼를 넘게 헤아리는 식탁을 차리니, 몇 번의 외식이 있었다해도 그 사랑의 수고에 그저 고마울 뿐이다. 거칠고 마디가 굵어져 더 아름다운 손이다.

 

독일의 르네상스시대에 잘 알려진 화가 Albrecht Duerer와 그의 형 Albert의 이야기가 있다. 14남매를 둔 부모로부터 학비 조달을 기대하기 어렵자 두 형제가 서로 도우며 그림 공부를 하기로 하고 출가했다. 동생 Albrecht가 먼저 공부를 하고 형이 돈을 벌어 학비를 대기로 하여 형은 우선 4년간 탄광에서 일을 했다. 4년후 그런대로 성공한 Albrecht의 작품을 사람들이 찾기 시작할 무렵 그는 형을 찾아갔다. 아우인 Albrecht는 형과의 약속대로 이제는 형이 공부할 차례라고 했다. 그러나 형은 ”No! 탄광에서의 4년이 내 손가락 뼈를 망쳐 놓아 이제는 붓도 들기 어려워... 때는 지나갔어” 라고 말했다. 희생과 사랑의 빚을 진 아우는 미안함과 아픈 마음으로 형의 희생의 손, 기도하는 손을 그렸다. 유명한 그림 ”기도하는 손”을 그리게 된 뒷 이야기이다. 

 

남편들이 “이제 내가 일을 할테니... 당신은 편한 마음으로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그리고 취미도 살려 보고... 손도 좀 예쁘게 가꾸도록...” 할 때 우리 아내들은 무어라고 선뜻 반응할런지... 남편들은 Albrecht는 못 되더라도 마음속으로라도 아내의 “아름다운 손”을 그려봄이 어떨가 한다. 

 

아내들의 젊었을 적 곱고 예뻤던 손은 뼈마디가 굵어져 결혼반지조차 예전 같이 끼우기 쉽지않게 되어간다. 갸날픈 손가락에 미끌어 지듯 끼워졌던 결혼 반지는 생활의 연륜으로 굵어진 손가락 뼈 마디에 걸려 처음처럼 들어갈 것 같지 않다. 그 연륜은 내가 진 빚 만큼이나 두툼하여 나의 눈길을 한참 잡고 있었다. 정직한 손, 희생의 손 그리고 아름다운 손이다. 

 

고마운 아내의 손과 더불어 착하고 고마운 손중의 손을 몇 떠올려 본다.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키워주신 어머니의 손, 은사 선생님의 백묵 묻어 거칠어진 손, 치료에 바쁜 의사와 간호사, 봉사자들의 위안의 손 - 특히 Corona virus 사태를 맞아 - 그리고 우리에게 먹거리를 공급해 주는 흙 묻은 농부의 손 등이 생각난다. 그러나 손중의 손은 예수 그리스도의 못 박힌 두 손일 것이다. 우리의 허물을 다 안아 품고 올라가신 인류 사랑의 손이다.  

 

요즘 Coronavirus로 너나 없이 “집콕”하고 있는 기회를 살려 아내의 아름다운 손을 닮아 가려고 갖은 애를 써 본다. 

 

= 유승재(한민족한글학교 BOT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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