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로 살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언택트로 살기

0 개 2,114 조기조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 ‘고향의 봄’을 노래한 이원수 선생이 뛰고 놀았다던 천주산에 올랐다. 창원시에서 북쪽에 자리하고 또 온천이 있어서 유명한 북면 온천으로 가는 고개가 바로 천주산 자락이다. 옛 창원읍의 뒷산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움직임을 줄이니 갑갑해서 진달래를 보러 나섰다. 산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산문에 들어서는데 벌써 내려오는 사람이 있어 물으니 꽃은커녕 꽃망울도 이르다는 말을 듣고 아차 했다. 스포일러라고 있다. 영화를 보았다고 자랑하며 미리 줄거리를 말하는 사람. 추리물인 경우 결론을 알고 보면 김빠지고 재미없지 않던가?  

 

힘들여 정상에 올라가봐야 꽃은커녕 꽃망울도 보기 어렵다 생각하니 올라가기가 싫어진다. 다리도 아프다. 몸은 어찌 알고 오르막을 힘들어하는지? 여기저기를 뒤적이며 꾸물거리니 낙엽을 비집고 올라온 작은 꽃들이 보인다. 이들을 찍었다. 산수유를 닮은 노오란 꽃이 있어 알아보니 ‘히어리’ 꽃이란다. hearer말고 hearee라고 생각하나 사전에 없다. 히어리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그리 높지 않은 638미터의 천주산 용지봉 북녘비탈은 온통 진달래 밭이다. 심심산천에 불붙는 모습, 울긋불긋 ‘꽃대궐’을 이룰 진달래 꽃눈이 자라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많이 찍어왔다.

 

그것도 운동이라고 저녁에 깊이 잠이 들었다가 이른 새벽에 깨었다. 방금 막 카톡방을 탈퇴한 한 지인의 이야기로 무겁다. 100명 정도가 듣는 학원을 운영하는 그는 힘들어 했다. 월세내고 나면 강사 인건비도 주기 어려웠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휴원을 하고 있으니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단다. 은행도 대출을 해주지 않으니 영세사업자 돕는다는 보도는 정치 쇼란다. 파산신청을 할 수 밖에. 누가 인수해 주면 운영을 도와 주겠다하지만 언택트로 가는 이 마당에 누가 나서겠는가? 그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스스로 격리를 자처하는 것이다. 콘택트(contact)를 막으니 언택트(untact; 비대면; 非對面)를 대비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고통 없이 사는 서민이 얼마나 될까. 이 재난이 길어지면 이게 바로 대공황(大恐慌) 아니겠는가? 

 

라디오에서 들리는 사연에 또 먹먹하다. 전 직원을 불러놓고 한 달간 무급휴가를 해야겠다며 말끝을 흐린 사장님, 모두들 울음바다가 되었단다. 한 달 후면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일은 고됐고 월급 좀 안 올려주나 하고 생각했는데, 오늘에야 그동안 제 때에 꼽히던 월급으로 먹고 살았음을 알았기에, 그 고마움을 생각하며 눈물샘이 마르도록 울었단다. 제발 한 달 후에는 다시 일 할 수 있기를 빈단다. 그러나 앞이 안 보이니 이를 어쩌나? 코로나로 얼마나 많은 가정이 파괴될는지 생각하니 이게 핵폭탄이다. 등산길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김밥에 물병들고 나선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돈 안들이고 건강 챙기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등산길이 혹시나 하는 불안에 이제 서로 거북스럽다. 그래도 때가 되니 벚꽃은 망울을 터뜨린다. 매년 3월 마지막 금요일 밤에 시작하는 진해 군항제도 올해는 이미 취소했다. 매년 내방객의 기록을 갱신하려던 군항제였는데 주민들은 제발 오지 말아 달라고 애원이다. 야박(野薄)하다 싶지만 그 마음 알고도 남겠다. 안 오는 게 도와주는 거라니.....

 

내가 이사장으로 봉사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도 서면(書面) 이사회를 열었다. 의안(議案)을 집에서 검토하고 가부를 결정해 서면으로 제출한다. 언택트로 하는 것이다. 토론은 사라지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모두들 가능하면 집에서 일하거나 공부하고 나가지 말라하니 갑갑하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 도박에 빠질까 우려한다. 건전한 인터넷 게임도 있지만 하다보면 그만두기가 쉽지 않고 중독(中毒)이 되는 수가 많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없는 가족끼리는 열린 공간인 거실을 독서실처럼 함께 사용하면 졸거나 게임에 중독되는 일을 막을 것이다. 요가매트를 사서 함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홈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다. 가족이 제각기 맡은 일과 공부를 하고 시간을 정하여 집에서 영화나 특집프로를 함께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가족 간에 대화하고 사랑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최대한의 사회적 격리와 백신의 개발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빨리 종식시켜야 경제위기를 면할 것이다. 백신이 충분하게 보급될 때 까지는 격리와 마스크 말고 대안이 있겠는가? 만나서 교류해야 하는 사회적 동물들이 언택트라는 초유의 시련기에 있다. 사람들이 단식이나 묵언정진(默言精進)으로도 심신건강을 챙겼다하니 눈 딱 감고 즐겨볼 일이다.

 

현재 언택트로 살기

댓글 0 | 조회 2,115 | 2020.04.08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 ‘고향의 봄’을 노래한 이원수 선생이 뛰고 놀았다던 천주산에 올랐다. 창원시에서 … 더보기

엣지 컴퓨팅

댓글 0 | 조회 1,995 | 2019.10.22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시대로 가고 있다. 모든 길이 로마가 아닌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일을 보고 증권투자를 하… 더보기

미나리꽝

댓글 0 | 조회 1,992 | 2021.04.13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속풀이나 해장국으로 복국을 즐겨 먹는다. 요리사가 피를 뽑아 물에 잘 헹구어 해독을 한 복을 삶아 두었다가 국물에 삶은 복 덩어리를 뼈째 넣… 더보기

공인인증서

댓글 0 | 조회 1,954 | 2020.06.09
서류에는 서명 날인을 하는데 도장이 없으면 지장(指章)을 찍었다. 그러다가 어느 사이, 서명(사인이라는 signature)으로 인증이 가능했다. 그래도 중요한 문… 더보기

AESA 레이다 파동

댓글 0 | 조회 1,831 | 2020.10.13
중학생 때 광석검파기라는 것을 조립했다. 전원이 없어도 리시버를 통해 모기소리처럼 들리는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나는 전파라는 것에 고마워했다. 다른 방송 채널로 … 더보기

인간 정보시스템

댓글 0 | 조회 1,826 | 2020.04.15
정보시스템이란 말이 대단하게 먹히던 때가 있었다. 기업의 정보시스템을 경영정보시스템이라 했다. 정보시스템 앞에 단어를 붙이면 거의 다 통했다. 생산, 마케팅, 재… 더보기

OLPC로 날아라!

댓글 0 | 조회 1,794 | 2020.04.22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등교를 못하고 지난 4월 20일 초등학교 까지 모두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였다. 입학식을 못한 신입생은 화면에서 처음 선생님을 보는 것이다… 더보기

바이러스가 무엇이 길래?

댓글 0 | 조회 1,713 | 2020.03.10
폐렴을 일으킨다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이 공포에 떨고 있고 그로 인하여 생활하기가 불편하고 불안하다. 방역과 소독, 치료 등으로 애를 먹을 뿐만 아니라 생활과 … 더보기

먼 나라 어느 시장의 연설

댓글 0 | 조회 1,665 | 2021.02.10
지구 반대편에 있는 말과 글, 입고 먹고 사는 것이 전혀 다른 어느 도시, 시장의 시정연설을 들었다. 다함께 잘 사는 내 고장, 다함께 잘 사는 우리나라를 넘어 … 더보기

윈도우 유감

댓글 0 | 조회 1,661 | 2020.01.28
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1월 14일을 끝으로 ‘윈도우 7’에 대한 기술 지원을 중단하였다. 윈도우 7을 사용하는 PC는 앞으로 보안 업데이트(패치)를 받을 수 … 더보기

솜바지를 사고, 또

댓글 0 | 조회 1,644 | 2021.01.27
2년 전 겨울 들며 솜바지를 샀다. 거위 털, 오리털이 아닌 인조 솜이다. 10만원을 주고 3개를 사고도 돈이 남아, 이건 싸구려구나 했는데 입고 나가도 촌스럽지… 더보기

페르소나(Persona)

댓글 0 | 조회 1,576 | 2020.05.27
J.C. 페니가 파산신청을 했단다. 그럴 때가 온 것이다. J.C. 페니는 텍사스 주의 근교 북부인 플레이노에 본사를 둔 미국의 백화점 체인이다. 이 회사는 미국… 더보기

가족, 그 고귀한 선물을

댓글 0 | 조회 1,574 | 2021.02.23
지역의 한 방송에서 설날에 나갈 멘트를 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감히 영광이라고 했다. 독후감처럼, 감명 받은 책의 구절을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할 말을 덧붙이라… 더보기

5G 라고요?

댓글 0 | 조회 1,564 | 2019.07.09
1990년대 중반에 공개된 인터넷은 전 세계를 연결하므로 월드 와이드 웹이라고 불렀다. 인터넷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1) 송신자와 수신자를 연결하는… 더보기

10가지 전략 기술

댓글 0 | 조회 1,539 | 2019.12.10
80년대 후반에 ‘end-user computing의 효과성 제고 방안’ 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했다. end-user란 자기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 더보기

데이터 댐

댓글 0 | 조회 1,538 | 2020.07.15
그랜드 캐년을 보고 남쪽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오는 길엔 후버 댐을 건넌다. 콜로라도 강을 막은 후버 댐의 콘크리트 둑이 바로 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댐 아래로 … 더보기

홍합 우려먹기

댓글 0 | 조회 1,496 | 2020.11.24
손님이 북적이는 한 중국집은 얼큰한 짬뽕을 시키면 홍합을 껍데기 채 수북이 얹어 준다. 알을 까서 넣었다면 별로 표가 안 날 것이 인심 좋고 넉넉해 보여 사람들이… 더보기

아마존의 서비스 정글

댓글 0 | 조회 1,487 | 2020.05.12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더니 책도 서점도 없이 책을 팔아먹은 최대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 닷컴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새 책은 물론 헌책도 사고 팔 수… 더보기

쑥떡 쑥떡

댓글 0 | 조회 1,422 | 2021.06.09
한반도에는 ‘쑥’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식물이 40여 종이나 있단다. 쑥떡을 해 먹는 일반 쑥(princeps)을 중심으로 개똥쑥(annua), 인진쑥(사철쑥 ca… 더보기

어느 일간지의 자살을 보며

댓글 0 | 조회 1,365 | 2020.12.08
이 1896년이다. 이 보다 25년 전인 1871년에 처음 생긴 일간신문 솔트레이크 트리뷴(The Salt Lake Tribune)이 150년 만에 2021년부터… 더보기

아프다니스탄!

댓글 0 | 조회 1,364 | 2021.09.14
미국이 철수하자 탈레반이 접수하고 IS가 한 발을 들여 놓은 아프가니스탄은 산스크리트어로 ‘동맹부족들의 땅’이라는 뜻인 우파가나스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대엔 … 더보기

젓가락 예찬

댓글 0 | 조회 1,362 | 2020.08.11
조그마한 몸뚱이 위에 철길 같아 보이는 긴 두 줄이 있어 그게 무어냐고 물으니 젓가락이라 하더란다. 그림을 잘 그리는 어떤 사람이 한 스님의 인상을 스케치해서 준… 더보기

디지털이 기가 막혀!

댓글 0 | 조회 1,356 | 2020.03.24
코로나 바이러스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다.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산물이기도 하다. 비말(飛沫)을 막으려니 서로 간에 멀리 떨어지거나 마스크를 해야 하는 것이다… 더보기

레몬과 멜론

댓글 0 | 조회 1,335 | 2020.10.29
나이 탓인지 어떤 물건이나 이름, 단어가 가물가물하면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독립영화제로 유명한 선댄스 영화제를 만든 사람, 로버트 레드포드는 입에 돌기만… 더보기

헤어질 결심, 떠나갈 작정

댓글 0 | 조회 1,319 | 2022.06.15
나 비싼 재료로 하라할까 싶어 경계한다. 사진을 보니 신경치료를 했다는 부분이 선명치 못하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고 그것 때문에 잇몸이 붓고 아프다는 것. 다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