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닮은 여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연꽃을 닮은 여인

0 개 1,530 김지향

8921588bd2dc6598052450ae10e0cefc_1583813436_6596.jpg
 

  “안녕하세요?” 자매처럼 닮은 두 여인이 우리 집 에어비앤비 손님으로 찾아왔다. 마나와투 골프장에서의 시합 때문에 파미를 찾은 손님이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잘생기고 건강미가 넘치는 미녀들이었다.

 

  모녀라는 말을 남편을 통해 들었지만, 밝지 않은 실내조명 탓인지 도저히 나이를 분간하기 힘들었다. 시간이 좀 지난 이후에야 겨우 모녀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15살의 딸과 마흔 중반인 엄마의 격차를 못 느낄 정도로 두 사람의 에너지는 내 눈에 차고도 넘쳤다.

 

8921588bd2dc6598052450ae10e0cefc_1583813464_6756.jpg
 

  학생의 이름은 정다래. 뉴질랜드 골프 랭킹 1위 국가 대표선수이다. 다부진 체격에 한 눈에 봐도 심신이 모두 건장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에어비앤비의 손님들을 통해 한계 없는 인간의 능력을 많이 접했는데, 이 모녀 역시 끊임없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래 양 엄마의 이름은 신수현. 수현 씨와는 아주 짧은 대화 속에 따스한 정이 솟아올랐다. 아름다운 미소의 소유자, 나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웃을 때가 제일 예쁘지만, 그녀의 웃는 모습은 내 마음을 녹이고도 남았다.

 

  그런 나에게 수현 씨는 그녀의 아름다운 어머니 사진을 보여 주었다. 한국무용가인 어머니,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70을 바라보는 연세에 아직도 활발한 공연과 더불어 후배 양성을 하신다고 하던데, 너무 멋져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연륜이 그대로 묻어나는 살풀이춤, 백의관음보살춤, 한량무, 부채춤....... 등 그분의 사진들 덕분에 내 눈은 호사를 누렸다. 그분이 손수 만든 연꽃을 찍은 사진도 보았다. 안무에 필요한 소품들을 구하러 다니다 보면 직접 제작해서 사용하시는 것들도 많으리라.

 

  학창시절 배구 선수였던 어머니는 결혼 이후 중등교사이자 남자 핸드볼 대표 팀 감독이었던 남편의 내조와 더불어 세 자식들을 키우느라 40이 되어서야 한국무용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 엄마에 그 딸이라고 수현 씨도 대단했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영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운동선수의 생활은 눈물겹기만 했다. 

 

  그 힘든 과정을 잘 아는 아버지로서는 딸이 좀 더 편한 길 가기를 바랐을 수도. 그때 남편 몰래 딸의 보조를 해주셨던 어머니. 결국 아버지의 승인을 얻었으나, 체육고등학교가 아닌 일반 인문계 학교에 들어가게 하여 학교 공부와 운동을 겸용하게 하였으니, 얼마나 힘겨운 시간이었을지 가히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 덕분에 지덕체를 갖춘 장한 여인이 되어 그만큼 보람되고 자랑스러운 길을 걸은 것이다. 다래 양과 함께 뉴질랜드와 해외를 돌아다니느라 얼마 전부터 자신의 일은 접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능통한 영어로 골프 랭킹 1위 국가 대표선수의 보조 역할을 척척 해내고 있으면서 한국의 어머니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으니, 너무나도 커다란 민간외교를 하고 있는 여인. 

 

  다래 양의 한국어 실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그녀의 한글학교 후배들한테 전하는 동영상 메시지를 보면서 환한 에너지에 눈이 부셨다.

 

  할머니의 총기가 딸을 통해 손녀한테까지 전해진 듯.

  

  나는 50이 되어 수필가로 등단하고 작가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작가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엔 그저 코리아 포스트에 칼럼을 연재하는 정도이다.

 

  아직도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고 그저 내 글을 좋아하며 함께 공감하는 몇 명의 애독자가 있음에 감사하는 정도이다. 

 

  한국에서 실용음악 교수이며 음악 감독인 지인이 나에게 한 말이 있는데, 좋아하는 것 자체가 재능이 있는 거란다. 그의 말대로라면 나도 재능이 있나 보다. 글재주가 수려한 편은 아니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니까. 비록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8921588bd2dc6598052450ae10e0cefc_1583813665_1682.jpg
 

  연꽃을 닮은 여인도 뒤늦게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자식들 웬만큼 키워 놓고 나서 시작한 한국무용이 그녀에게 큰 기쁨을 선물했을 것이다. 남편 내조와 자식 양육을 통해 느껴보지 못했던 환희가 그녀의 영혼을 깨웠을 거 같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고, 뒤늦은 내면의 열정이야말로 말리기 힘들다. 나 자신을 봐도 충분히 그러하다. 백발이 성성한 이 나이에도 좋은 글을 쓰고 싶고 좋은 책을 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니,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면 열정은 숫자마저도 사라지게 하는 것 같다.

 

  20년 전에 언니는 국전인 한국수채화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러나 자식과도 같은 그림들을 팔아야 생계가 유지되었다. 늘 그게 안타까웠던 언니는 요즘 판화 작품을 만든다. 판화는 그림과 달리 원판을 자신이 소장할 수 있어 공유의 즐거움을 갖게 된다고 한다.

 

  수채화 화가로 시작한 언니의 그림들은 주로 풍경화와 정물화였지만, 10년 전에 아주 재미있는 그림들을 그렸다. 도끼비들. 그 도깨비 그림들은 전시회를 열자마자 거의 다 팔려 나갔다.

 

  언니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도깨비들에 매료 된 나는 그 그림들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이야기로 엮은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내 생각에 언니도 흔쾌히 수락했고, 큰애가 편집을 맡아주기로 해서 몇 달 전부터 스토리를 만들고 있었다.

 

  얼마 전에 편집과정까지 거의 다 끝냈고, 이제 남은 건 출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이다.

 

  연꽃을 닮은 여인의 사진은 나에게 춤을 추라고 부추기고 있다. 나다운 춤을 추라고. 나다운 춤이야말로 가장 창의적인 춤이라고.

 

  용기백배하여 도깨비들과 함께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며 신나는 춤판을 벌려보고 싶다. 나다운 안무에 따라 덩실덩실 춤을 추는 도깨비들의 춤판을....... 

하루 3분 살빠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420 | 2024.01.16
2024년 새해 잘 시작하셨나요?매년 이 맘때는 대부분 새해 계획과 다짐으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다양한 목표를 세우곤 하는데요, 그래서 최근 제 유튜브를…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463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새해에는

댓글 0 | 조회 372 | 2024.01.1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한 해가 가는 것이 아쉽지 않습니다그저 무심히 보낸 시간이 너무 많아 죄스러운 마음입니다그래서 새해에는 커다란 것 바라지 않겠습니다남보다 뛰… 더보기

기계고객의 시대

댓글 0 | 조회 372 | 2024.01.16
전 세계의 90개국 이상의 기업에 컨설팅을 하는 가트너(Gartner)사는 85개의 지점에 거의 2만명 가까운 직원을 두고 있다. 직원의 대부분이 똑똑이들이라 브… 더보기

비빔밥 이야기

댓글 0 | 조회 572 | 2024.01.12
창립 25주년을 맞은 구글(Google)이 지난 12월 11일 ‘올해의 검색어’를 발표했다. 올해 전 세계인들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레시피(recipe, … 더보기

'2024 학년도 한국대학 입시 결과'

댓글 0 | 조회 2,302 | 2024.01.04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코로나 19 비상사태를 선언한지 3년 4개월만인 2023년 5월 초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해제를 발표했다. New Normal 시대에 접어… 더보기

국민당 정부 고용법 개정

댓글 0 | 조회 1,290 | 2023.12.23
지난 칼럼에서는 국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큰 고용법 개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국민당 주도 정부가 출범하면서 많은 변화… 더보기

전신 군살 빼는 10분 전신운동

댓글 0 | 조회 574 | 2023.12.23
최근 gym에서 운동을 시작한 저희 큰 딸이 이런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엄마! 대부분 사람들이 운동 전후에 간단한 스트레칭도 안하고 그냥 운동만 해..… 더보기

휴가 동안 소규모 비즈니스의 현금 흐름

댓글 0 | 조회 691 | 2023.12.23
올해에는 사업에서 휴가를 즐길 계획이신가요?올해 이 시기는 소규모 비즈니스에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출은 계속되고 채권자들이 휴가에 들어가면 현금 흐름이 타격을… 더보기

기왕 이렇게 된 것

댓글 0 | 조회 613 | 2023.12.2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글지글 끓는 날에더워진 논물 담은 논두렁에서올챙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들여다 봤어야 했다반나절 걸려서 찾아간 양구스물 다섯 살짜리 군인이 … 더보기

흔적의 역사(歷史), 미룰 수 없는 전법(傳法)

댓글 0 | 조회 376 | 2023.12.23
경주 남산 삼릉 ~ 금오봉 순례경주 남산이 불국토(佛國土)인 것은,경주가 불국토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그래서 신라의 왕들은 남산에 묻히기를 원했을지 … 더보기

그의 끝나지 않은 사랑

댓글 0 | 조회 631 | 2023.12.22
그의 아내는 장난끼 많은 남편 곁에서 늘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어릿광대처럼 아무에게나 장난을 걸어도 깔깔거리고 웃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지없이 행… 더보기

한해를 되비추는 예술의 힘

댓글 0 | 조회 406 | 2023.12.22
▲ 영화 ‘괴물’. 미디어캐슬 제공12월의 첫 주말, 저녁 산책을 하며 한해를 되돌아보니 무엇보다 대립과 증오로 넘친 1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지구촌 두곳… 더보기

단전은 기운의 저수지

댓글 0 | 조회 350 | 2023.12.22
단전은 저수지입니다. 항상 어딘가로부터 모이는 곳이 저수지잖아요? 단전도 기운의 저수지이기 때문에 배를 들락날락 안 해도 그냥 기운이 모입니다. 다 열리면 피부나… 더보기

감 잡았다, 고용주 인증 워크비자(AEWV)

댓글 0 | 조회 1,777 | 2023.12.21
뉴질랜드에서 일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합법적인” 비자상태를 득한 후에 가능한 일이 “합법적인 노동”이지요. 노동(근… 더보기

행복해진다는 것

댓글 0 | 조회 625 | 2023.12.21
시인 헤르만 헤세인생에 주어진 의무는다른 아무것도 없다네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그런데도그 온갖 도덕온갖 계명을 갖고서도사람… 더보기

여름철 건강을 잘 지키는 요령

댓글 0 | 조회 424 | 2023.12.21
여름을 준비하시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이번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립니다.크리스마스 전의사, 의료 기관 또는 약국의 영업시간이 변경… 더보기

비만(肥滿) 이야기

댓글 0 | 조회 556 | 2023.12.19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올 한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선정하는 ‘올해의 혁신’에 장(腸)에서 분비되는 인슐린(insulin)분비 조절 호…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675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연장된 워크비자 기간 및 시행 기간 변경에 대한 업데이트

댓글 0 | 조회 1,058 | 2023.12.13
2023년 11월 27일부로 자격 인증 고용주 근로비자 (AEWV)는 중간 시급(median wage) 이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워크비자 기간이 3년에서 … 더보기

하동

댓글 0 | 조회 440 | 2023.12.13
시인 이 시영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같아. 화개장터 넘어 악양면 평사리나 아, 거기 우리 착한 남준이가 살지. 어쩌다 전화 걸면 주인은 없고 흘러 나오던 목소리.… 더보기

무릎 통증 없이 하체 운동하는 법

댓글 0 | 조회 749 | 2023.12.13
만성 무릎 통증으로 고생중이신가요?하체운동 혹은 걷기, 달리기 등 다리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무릎이 자주 아프신가요?오래 앉아 일하고 나면 골… 더보기

선한 마음 사이로도 차별이 샐 수 있다

댓글 0 | 조회 483 | 2023.12.13
▲ 단편 영화 ‘빠마’의 한 장면으로 방글라데시에서 농촌으로 시집 온 니샤의 일상을 통해 우리 농촌에 사는 이주여성에게 부과된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한글교실에서…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과 전화상담

댓글 0 | 조회 344 | 2023.12.13
기술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대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방법이 희망적이고 편리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보기

지금 인도는 K-불교에 ‘Holic 중’

댓글 0 | 조회 447 | 2023.12.13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교류행사 참관기인도는 한국에게 멀지만 가까운 나라다. 비행기로만 6시간 이상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한국인에게 인도는 부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