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과 모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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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함과 모자람

0 개 1,150 Jane Jo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1원짜리 동전이 있던 시절이니 내가 진짜 어렸을것임에 틀림이 없다. (얼결에 내 년식을 공개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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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girl 이었던 나는 뭐든 보고 듣는것마다 묻고 또 그 대답에 왜? 하고 꼬리에 꼬는 질문을 하는 호기심 대마왕 아동이여서 자주 어른들을 심히 곤란하게 하던 아이였다. 

 

누군가에게 돈도 묻으면 자라냐고 묻는 나에게 무심하게 아마 그럴걸? 하고 농담으로 답해주신 어느 동네 어르신의 답에 고사리 손으로 서울우유 유리병을 깨끗이 씻어 일원짜리 동전들을 치약으로 벅벅 문질러 광을 내어 소중히 담아 뒷산 생강밭에 뭍었다. 그리곤 기다렸다.. 싹이 나고 돈나무가 자라고 1원짜리가 수백개 달리는 꿈까지 꾸면서. ㅎㅎ 당연히 돈나무 열매는커녕 싹도 나지 않았고 그렇게 나의 엄청난 보물단지였던 1원 동전 우유병은 다시 파내져 공부방 책장 어딘가에 처박혀서 기억 저편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더 자라서 국민학교에 들어가서 자랑스러운 고학년의 시작인 4학년 사회시간에 상평통보를 배우는 수업시간에 문득 어... 그럼 내 1원동전들도 몇백년이 지나면 어마어마한 보물이 되겠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책가방을 내던지고 정신없이 1원동전병을 찾았다. 우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유리병을 찾았을때의 내 째지는 기분은 아마 어른들이 준비하시고~~ 쏘세요! 하던 주택복권에 당첨된 것만큼에 비례하지 않았을까 싶다. 

 

동전들을 꺼내서 또 치약을 쭉쭉짜서 열심히 닦고 있는 내게 노스님이 물으셨다. ‘뭣헌다고 그렇게 닦아 댄다냐?’ 나는 열심히 교과서를 펴서 상평통보를 보여드리고 이게 뭐가 이렇고 저렇고 한참을 떠들어 댔다. ‘그려? 그게 그런겨? 오메. 내가 니덕에 내 무덤은 왕릉처럼 되겠구먼’ 하고 맞장구를 쳐주신다. 

 

처음부터 끝까지 참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지만 그 시절 나에게는 그런 나를 모자란 아이 취급하는게 아니라 아이의 순수함을 이해하고 그것의 소중함의 가치를 이해해 이를 깨트리지 않을 줄 아는 현명함을 지닌 어른들이 있었다. 

 

요즘의 아이들을 보면 ‘얘는... 애가 맞아?’ 하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나마 이곳 뉴질랜드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은 그런면에서 많이 보호 되어있지만 한국에서의 육아나 영유아 교육부분 그리고 아이들의 성향이나 습성 문화등을 접하면 사실상 어머 쟤는 어쩜 저 나이에 저렇게 똑똑하지? 하는 마음이 들기 보다 그 나이에 맞지 않게 이미 사회성에 노출되고 빈부의 격차에 신분을 구분하고 가짜웃음을 지을줄 아는 아이들의 모습에 미간이 찌뿌려진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것인지.... 우린 아이나 어른이나 순수함이 모자람으로 읽혀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의외로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유년기는 보통의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다른 엉뚱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들의 곁에는 그런 순수함과 엉뚱함을 ‘바보’로 낙인하기보다는 ‘특별함’으로 인정해 주는 부모나 선생님이 있었다. 

 

아이들이 꿈을 꿀수 있는 세상 그래서 그 꿈이 지금 세상에 익숙한 모든 것들로부터 더 나은 무언가가 있는 세상을 창작하게 하는 것은 지금 어른으로 그들의 옆에 있는 우리들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1975년 1원 짜리 동전이 3000배가 되었다는 사실에 깝놀한 코끼리 아줌마 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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