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없는 젊은이들 vs 경우없는 어른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싸가지없는 젊은이들 vs 경우없는 어른들

0 개 2,077 김임수

제목부터 속어를 사용해서 송구하다. 다소 자극적인 용어 선택이지만 세대간의 갈등을 부각하기 위해 이러한 제목을 붙인 것은 아님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다만,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를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이 이러하지 아닐까 하는 나름의 뇌피셜(또 하나의 속어: 오피셜의견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었다. 

 

‘싸가지’ 나 ‘경우’ 라는 말은 바른 표준말은 아니다. ‘싸가지’는 ‘싹수’의 전라도 강원도지역의 방언이라고 하고, ‘경우없다’도 원래는 ‘경위 (일의 전후 사정 및 맥락) 없다’가 맞다고 한다. 하지만, 네이티브 한국어 원어민은 누구라도 ‘싸가지 없는’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경우없는’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머리속에 금방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대간의 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존재해 왔던 것 같다. 오죽하면 수천년전 고대문명 발원지의 기록에 ‘요새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남아 있을까.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들의 행동이 영 미덥지 않고, 더구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보게 되면 입에서 바로 이런 ‘싸가지 없는 **’이 튀어나온다. 젊은 세대들은 부모들의 언행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가면 무엇이라 할까. ‘꼰대짓’ 이라고 하겠지.

  

우선, 기성세대들이 젊은세대들에 대해서 ‘싸가지 없다’고 느낄 때는 언제일까. 아마도 자신들이 무시당한다고 느꼈을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이민사회의  많은 기성세대들은 영어장애에 경제력저하로 인해 자격지심에 쩔어 있는데, 남의 눈치안보는 자유분방한 사고 방식과 도무지 절실함이 없어 보이는 젊은세대의 easy going 삶의 태도가 ‘버릇없고 싸가지 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젊은세대들이 질색을 하는 꼰대짓의 전형은 무엇일까?  아마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없이 자기 멋대로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나이와 지위를 무기로 심리적 정신적 복종을 강요하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원래 나이가 많아지면 노파심에 괜한 걱정이 많아지게 마련이라고 한다.  자기가 다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뻔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상대를 늘 가르치려 든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젊은이들의 인생에 무엇이라도 훈수를 둘 정도로 당신들은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한국에서나 뉴질랜드에서나 평등주의(Egalitarianism)의 가치관을 가진 젊은 세대들에게 이러한 위 아래 나이 지위로 짜여진 위계질서(hierarchy)를 앞세운 꼰대짓은 잘 먹히지 않는다.  

 

뉴질랜드에서 부모에게 폭력을 당한 자녀들이 경찰에 부모를 고발하는 사례가 있다면 믿으시겠는가. 북한의 5호 담당제를 연상하며 충격을 받으시겠지만 실제로 뉴질랜드의 아시안 이민사회에서는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이곳 뉴질랜드에서는 ‘부모의 권위’ 라는 궁색한 변명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위법행위이기 때문이다.  

 

몇몇 부모들의 완고한 생각의 이면을 살펴보면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종속적으로 판단하는 가치관에서 기인한 바가 큰 것 같다. 여전히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성인이 되면 자기 삶에 책임을 져야 하고 부모도 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을 해야 한다.  부모 자식간 상대에게 기대하고 요구하기보다는,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토대위에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들에게도 한마디 당부의 말을 하고 싶다.  

 

당신들의 부모세대는 한국사회 고도경제성장의 질곡을 온몸으로 버티며 분투해온 사람들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경험을 한 세대는 흔치 않다. 가난과 독재, 전쟁 공포, 살인적인 경쟁을 뚫고 생존해 온 그들이 감당해 온 압박감과 상실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종종 그들이 ‘경우없는 말과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들이 이해와 위로가 필요하듯이 그들도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누가 먼저라 할 것없이 다가가서 서로에게 말을 건네자. 대화가 풀지 못할 미움은 없다.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17b2a436133674fc0e35f4404e8ce7b5_1574819975_2458.jpg
 

2021년 새해 정신건강을 위한 한 걸음

댓글 0 | 조회 1,761 | 2021.02.09
새해를 맞이하면서 늘 그렇듯이 건강을 위한 식단과 운동을 준비하고 계획하며 건강한 삶을 위한 다짐을 합니다. 이런 시기에 정신건강을 위한 나름대로의 기술을 가져보… 더보기

자기 연민에 빠지는 부모

댓글 0 | 조회 2,649 | 2020.12.23
과거나 지금이나 부모노릇이 힘든 건 사실이고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누가 그 부모 노릇을 잘 했냐 그렇지 못했냐를 판단할 수 없는 … 더보기

십대 청소년들의 깊은 슬픔 그리고 극단적 선택

댓글 0 | 조회 1,929 | 2020.12.08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많은데 한국도 그 중 하나이고 그래서 인지 가족안에서도 건강하게 죽음에 대해 깊게 얘기를 나눈다거나 심지어 오랜 기… 더보기

소리 지르는 부모, 소리 지르는 자녀

댓글 0 | 조회 2,438 | 2020.11.24
과거에도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자녀들이 있었겠고 요즘 중 2병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로 사춘기 즈음에 겪는 자녀들의 행동이나 말들을 병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게다가 … 더보기

중독과 치료

댓글 0 | 조회 1,638 | 2020.11.11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 4대 중독을 제외하고 스마트폰 중독, 쇼핑중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과 게임 중독 등 시대와 생활환경이 변화하면서 중… 더보기

정신 건강과 아시안 헬프라인

댓글 0 | 조회 1,529 | 2020.10.29
여러가지 정신 건강과 동양인들의 대응 방법들에 대한 조사는 뉴질랜드나 다른 해외 국가들에서 이민자들의 어려움들을 연구하고 이해하려는 차원에서 관련된 영역에서 일하… 더보기

부정적인 감정을 생각으로 바꾼다?

댓글 0 | 조회 1,308 | 2020.09.23
우울감, 슬픔, 화, 실망감, 좌절감 등의 감정들이 나를 감싸면서 왜 나에게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절망적일 때 나만 이렇게 힘든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면 그리고… 더보기

분노의 대물림-가정 폭력의 가해자

댓글 0 | 조회 1,791 | 2020.09.09
2007년 Journal of Family Violence 에 ‘가정 폭력 범죄자의 특성 : 아동기 폭력 노출과의 연관성’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새로운 가정 … 더보기

다른 인종에 비해 9.5배 높은 동양인들의 문제 도박

댓글 0 | 조회 2,545 | 2020.08.25
도박의 해를 알리는 주간은 일년에 한번 전통적으로 9월 1일을 도박을 안하는 날로 지정하여서 이 날은 지역사회가 모여 도박의 해를 토의하고 방지하는 방법들을 알리… 더보기

투표와 이민자로써의 혜택

댓글 0 | 조회 1,793 | 2020.08.11
처음 뉴질랜드에 정착하고 나면 선거에도 관심을 가지고 살짝 긴장되는 마음으로 투표소로 향하기도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나하고는 별개의 일처럼 느껴지면서 오랫… 더보기

가정 폭력 시리즈-피해자가 대처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1,442 | 2020.07.29
지난 번 칼럼에서는 피해자가 스스로가 피해자로 인지하는 것의 중요성과 가정 폭력발생시 대처할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번 칼럼에서는 경찰에 당장 전화할 정도는 아… 더보기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66%가 도박자

댓글 0 | 조회 3,902 | 2020.07.15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는 보건 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NGO이며 중독과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양인들을 돕는 기관입니다. 이 번에 코로나 바이러스라… 더보기

가정 폭력 시리즈 - 분노의 피해자 1

댓글 0 | 조회 1,379 | 2020.06.24
많은 분들이 뉴스를 보며 알 듯이 코로나와 Lock down전후 쌓여가는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한정 된 공간에서의 가족간의 긴밀한 접촉으로 인해 가정폭… 더보기

우울감과 수면의 상관관계

댓글 0 | 조회 1,939 | 2020.06.10
지난 칼럼에서는 공황장애에 대한 증상과 전문적인 상담이나 약물 복용 외에도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우울증이나 불면증에도 같은 방법들이 … 더보기

공황장애

댓글 0 | 조회 2,036 | 2020.05.27
첫번 째 - 공황장애전쟁이나 국가 재난 수준의 엄청난 위력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뜻하지 않게 우리의 일상을 토네이도 수준으로 휩쓸면서 평상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스… 더보기

코로나바이러스 불안과 공포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556 | 2020.03.24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 인류가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바이러스의 위험은 가상의 것이 아닌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의 위협이다.뉴스를 통해서 흰색 방호복을 입고… 더보기

'Tall Poppy Syndrome’ 과 ‘튀지말고 중간만 가라’

댓글 0 | 조회 1,144 | 2020.02.26
2019년 올해의 뉴질랜드 체육인 (NZ sportsman of the year 2019)으로 선정된 종합격투기 (UFC) 미들급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 (Isr… 더보기

2020년 행복을 위한 10가지 행동지침들

댓글 0 | 조회 1,771 | 2020.01.29
올해만큼 연말 연초를 심란하게 보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호주의 재앙적 산불로 인한 인명과 동물의 피해. 뉴질랜드 화이트아일랜드 화산폭발로 인한 인명피해, 교착… 더보기
Now

현재 싸가지없는 젊은이들 vs 경우없는 어른들

댓글 0 | 조회 2,078 | 2019.11.27
제목부터 속어를 사용해서 송구하다. 다소 자극적인 용어 선택이지만 세대간의 갈등을 부각하기 위해 이러한 제목을 붙인 것은 아님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다만, … 더보기

자살문제, 이제는 함께 나서야 합니다

댓글 0 | 조회 1,510 | 2019.10.22
지난 10일 오클랜드대학교에서는 ‘한국인들을 위한 자살방지 도움자료’ 발표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정신건강분야에 종사하는 아시안들과 와이테마타보건위… 더보기

조장관의 딸, 나대표의 아들

댓글 0 | 조회 1,441 | 2019.09.24
한국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들도 현재 나라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은 논란의 중심에 선 이 두명의 젊은이들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그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더보기

바야흐로 유투브 (YouTube) 전성시대이다

댓글 0 | 조회 1,537 | 2019.08.27
이민생활을 하는 이곳 뉴질랜드에서의 사정은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젊은이들의 유투브 동영상 시청시간이 TV시청시간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그리고, 최근… 더보기

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댓글 0 | 조회 2,177 | 2019.06.25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 칸느영화제 최고대상을 수상해서가 아니어도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한국방문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관람… 더보기

장애가정, 싱글맘가정, 빈곤가정을 생각합니다

댓글 0 | 조회 1,632 | 2019.05.29
5월 가정의 달, 독자여러분 가족들과 함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신지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몰려있는 5월에 ‘가정의 달’ 만큼 어울리는 … 더보기

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3,689 | 2019.04.24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니다. (New Zealand is racist as f***)”. 영화 토르(Thor)를 연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질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