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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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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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에 올 때는 직업을 바꿔보겠다고 생각했다. 학원과 교육 방송 등에서 15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국의 중요 출판사들과 손을 잡고 수능 영어 참고서들을 16권이나 쓰면서, 가르치는 일과 영어 문제집을 쓰는 것에 지쳤었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일을 해 보리라는 생각으로 이민 길에 올랐다. 그러나 좋은 환경의 이 곳에서 몇 년이 지나자 가르치는 일에 대해 어느덧 충분히 재충전되었고 '마치 새로운 일을 하듯이' 또다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영어 가르치기'와 뉴질랜드에서의 '영어 가르치기'의 차이점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는 습득한 영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각종 영어 시험이나, 영어를 사용하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경우에 국한된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 모두에게 영어 공부는 어쩌면 막연한 대상을 향해가는 지루한 과정이 되기가 쉽다. 때때로 영어 공부를 그 자체를 위한 공부라는 느낌도 들게 되기도 한다. 반면에 뉴질랜드에서의 영어 공부는 한국에서 배우는 영어 교육의 바탕 위에 한 단계 더 나아가 영화나 신문을 보거나 문학 작품을 읽고 분석해서 우리의 삶 속에 비추어 보는 과정이 수업내용과 시험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모처럼 영어다운 영어, 즉 살아 있는 영어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든다. 물론 자유롭게 문학작품을 읽고 분석하고 보다 훌륭한 영어 문장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현 하기 위한 '고급 영어 능력'의 습득 훈련을 시키는 과정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NCEA나 Cambridge등에서 나오는 문학작품에 대한 에세이쓰기는, 문학작품을 읽고 분석해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교훈(lesson)이나, 주제(theme), 인물 성격의 변화과정, 갈등, 갈등의 해소과정 등을 이해하고 이러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언어 기법들(language techniques)이 사용되었는가 등을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글을 쓰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국어와 논술공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습득한 영어 실력을 사용하여 다양한 인생을 간접 경험하고 분석해 본다는 것은 얼마나 흥미 진진한 일인가? 이러한 학습 과정을 철 저히 따라가는 학생들은 영어 실력 향상과 더불어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지혜를 얻게 된다.

  George Owell의 'Animal Farm'을 읽을 때, Lenin, Stalin 그리고 Trotsky등의 삶과 활동을 연결시켜 작품을 분석해 나가는 과정은 학생들에게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러시아 혁명사와 권력의 속성에 대한 이해를 갖게 해 준다.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학창시절에 읽었던 작품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동일한 작품을 읽으며 젊은 시절 느꼈던 의미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갖고 분석해 보는 것은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나에게 준다. 밤 새워 책을 읽고 공부하던 대학시절로 돌아간 느낌까지 들 때도 있다.

  NCEA의 'Short written text' 부분의 시험에 대비해 읽는 작품들 중에는 뉴질랜드 출신의 여류작가인 Katherine Mansfield의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띤다. 뉴질랜드 북 섬 Wellington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35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한 그녀는 한국사람들도 많이 읽어본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 중 'The Garden Party(원유회)', 'The Doll's House(인형의 집)', 'A Cup of Tea(차 한 잔)' 등은 한국의 학생들도 많이 읽고 있고 뉴질랜드의 학교들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단편소설들이다. 뉴질랜드의 정서를 많이 담고 있는 이 작품들에서 그녀는 '빈부의 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은 일상적인 사건들을 통해 전달해 준다. 'The Garden Party'에서 Katherine Mansfield는 상류사회의 한 여자아이를 통해서 죽음 앞에서는 빈부의 차이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과 상류사회의 가식적인 삶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 단편소설에서는 뉴질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인, 길 건너편의 sea view가 있는 쪽의 사치스러울 정도로 부유해 보이는 집들과 그 건너편 쪽의 헐어져 가는 집들이 서로 마주보며 계속되는 암갈색의 거리들도 그려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A Cup of Tea'에서는 상류사회의 한 부인을 통해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한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자선의 행위가 하나의 유희처럼 행해질 수도 있음과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들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런 작품들을 읽고 작가가 전달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 글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타내 주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쓰인 상징(symbol)들은 무엇인지, 주인공들은 어떤 종류의 사람들인지 등을 파악하고 에세이를 쓰는 NCEA, Cambridge등의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탄탄한 영어 능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며, 두 번째로는 많은 글 을 읽고 지식의 폭을 넓혀 놓음으로써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 놓아야 한다. 열심히 영어 실력을 늘리고, 많은 글을 읽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표현할 능력을 키워 나간다면 뉴질랜드에서의 영어공부 과정은 한국에서 영어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매력적인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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