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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문제 풀이는 이렇게

0 개 1,435 김준

2019년이 겨우 두달여 남은 오늘. 사무실 의자에 넋놓고 앉아서 엊그제 선물받은 커피를 갈아 홀짝거리며 농땡이를 치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다 지나갔네...’ 달력의 숫자가 아닌 시험까지 남은 날수로 일년을 소분하는 저로서는 당분간 여유있게 커피를 즐길 날이 없을거라는 긴장감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캠브리지 과정의 학생들은 이미 연말 시험을 치르기 시작했고, 몇 주 후면 NCEA와 IB 과정 학생들의 시험이 시작될 것이며 11월과 12월 SAT 과목시험을 치를 학생들이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니, 그들을 다독이며 최후의 순간까지 보조를 맞추어야 할 제 입장에서 마음이 결코 가벼울 수는 없는것이 당연하겠습니다. 

 

한 해의 공부를 마무리 짓는, 그리고 내년의 학업을 준비하는 신호탄이 될 external 시험을 코 앞에 바라보는 요즈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무래도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시험준비의 ABC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듣게 되는데요.. 오늘은 시험준비의 시작이자 마무리인 기출문제 풀이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뉴질랜드의 현행 3대 교육 과정에 대한 시험준비 자료들을 살펴볼 때, 공식 시험의 기출문제가 아닌 출판사나 사교육기관이 작성한 시험대비문제는 거의 전무하다 할 수 있습니다. NCEA의 경우 약간의 참고서들이 자체문제를 수록하고 몇몇 학교에서 자체 시험지를 제작하기도 하지만 그 문제들의 수준을 생각해볼때 연습문제 일수는 있어도 시험대비문제로는 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공식 시험의 기출문제는 사실상 유일무이한 ‘제대로 된’시험준비 자료일수 밖에 없고 그래서인지 기출문제를 어떻게 풀어보느냐에 따라 시험의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이렇게 말씀하시는 학부모님들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우리애가 혼자서 열심히 공부를 해요.. 그래서 뭐 몇 년치 기출문제를 풀어 봤는데 대부분 A정도 (혹은 Excellence)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아유. 학생이 정말 성실하고 공부에 열정이 있는가봅니다. 혼자서 그렇게 준비해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요. 좋으시겠어요. 저도 학부모인데 부럽네요.’

 

그런데요.. 말씀은 이렇게 해 드리지만 혹시나 그 학생이 기출문제풀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말씀은 차마 하지 못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학부모님들은 자녀의 말을 더 신뢰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자칫 입바른 소리 했다가는 원망을 듣는 일이 다반사라서 말이지요. ㅎㅎ 

 

방법적인 문제야 어찌되었건 학생들이 스스로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합니다. 그런데 기출문제풀이를 통한 시험준비의 올바른 방법을 적용한다면 더욱 유익할 것임이 당연하겠지요. 그 바람직한 방법론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우리의 자녀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부적절한 자기평가의 사례를 몇가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제를 알아야 해답을 고민할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사례 1. 실수한 거 고려하면 (맞았다고 치면) 85% 정도 되요.

 

기출문제를 풀어가며 시험준비를 할 때 가장 많이 들어본 나름 타당한 자기변호 입니다. 그러니까 학생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원래는 이 정도 문제를 못 맞출만한 실력은 아닌데 문제를 잘 못 읽어서, 혹은 다른 비슷한 내용하고 공식이 헷갈려서 틀린겁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시험을 치를때는 절대로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테니 이 문제는 맞았다고 치는 것이 합당할것 같습니다.’라는 의미로 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학생은 운동선수가 이미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한가지 동작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이유가 무언지 모르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실수를 연습하고 있는’자신을 그렇게 쉽게 용납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지식이 모자라면 공부해서 보충하면 되지만 실수로 점수를 날리는 버릇은 왠만해서는 고쳐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수로 날리는 점수 또한 회복될 수 없음이 당연합니다. 실수라는 것은 오랜 시간 쌓여온 학생 스스로의 습관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연습할 때의 실수가 실전에서도 똑같이 되풀이 될 확률이 99.9%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고질적인 습관을 고치기엔 이미 늦어버린 이 시점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그나마 피해를 줄일수 있을까요? 

 

첫째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가급적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둘째로, 스스로의 점수를 미리 예견해 보고 싶다면 실수로 잃어버릴 점수를 %로 환산해 미리 감점요소로 감안해야 합니다. 만약 80%를 목표하는 학생이 평균 10%의 실수비율이 있다면 실력이 부족해 발생하는 감점여유는 10% 밖에 안 된다는 뜻이 되므로 시험준비는 90%를 목표로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90% 받을 만큼 준비해도 실수 때문에 10%를 더 날릴 테니까 말이지요. 

 

사례 2. 채점해보니 제 답안에 excellence를 줄 수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에게는 너그럽고 타인에게는 혹독한 법입니다. 학생들이 이렇게 애매한 자기평가를 말하는 경우는 주로 긴 문장의 답을 요구하는 NCEA 시험지를 풀고나서 인데요.. 평가기준이 상대적으로 모호 하다 보니 과학과목의 경우 숫자로 답이 나오는 절반 정도의 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반은 (대부분 Merit이나 Excellence 문제들) 사실상 채점자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마킹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답을 쓴 사람도 정답에 대한 확신이 없고 답을 채점하는 사람도 오답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어찌보면 답을 쓰기가 매우 모호하다 할수 있고 또 달리보면 답안작성의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다고 말할수도 있겠습니다. 

 

시스템이 가진 한계야 어찌되었던 학생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정답에 가까운 답을 적어야 하는데요.. 이렇게 애매한 평가 기준을 만족시키는 정답, 혹은 정답에 가까운 답안을 작성하려면 학생들은 답 쓰는 훈련을 단단히 하지 않으면 안될것임이 자명합니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그 중요한 훈련을 대충대충 스리슬쩍 끝내버리고는 맙니다. 왜냐하면 자기 스스로에게 너무 너그럽기 때문이지요. 키워드를 빼 먹어도 괜찮고 문법이 틀려도 괜찮고... 어느정도 뜻만 통하면 자신의 답안에 Full Mark를 주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자신이 풀어낸 기출문제를 스스로 채점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똑똑히 말하고 싶습니다. 학생은 스스로에게는 ‘자신’ 이지만 채점자에게는 ‘타인’ 이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답안지를 바라볼 때에야 정확하고 객관적인 채점이 가능할 것입니다. 

 

사례 3. Syllabus(교과과정)에 없는 문제가 나와서 틀렸어요. 

 

간혹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Syllabus를 보며 스스로의 지식 정도를 재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한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지만 syllabus는 한 마디로 교과과정 요약일 뿐 시험에 출제가 될 법한 부분이나 필수 중요사항에 대해 다루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생각하듯 시험이라는 것은 아주 쉬운 문제를 제외하고는 개념과 개념 사이의 관계나 적절한 응용을 묻는 것이지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나 공식 자체를 묻지는 않는 것이고, 그렇다보니 syllabus나 text book 만으로 공부한 학생들에겐 상급 응용문제들이 ‘시험에 출제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문제를 풀때마다 뭔가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 자꾸 출몰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기출문제 풀이를 시작하길 권합니다. 컴퓨터 모니터로 바라보고 있지 말고 종이에 프린트해서 과목별 년도별로 파일링을 해 가며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손과 머리가 학습내용을 동시에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점수가 계속 저조한 챕터들은 어찌해서든 만회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서 실행에 옮겨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Syllabus나 text book만 들고 있는 학생들이 있지요. 시험에 임박해서도 Syllabus만 들여다보고 있는 학생들은 많은 경우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너무 심하거나 아니면 문제를 풀었는데 틀리게 되는 경우를 지극히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정도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학생들은 우선 가벼운 마음으로 문제를 읽어보기만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자신이 공부한 내용이 어떠한 문제로 연결되는지는 확인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기억합시다. 어떠한 개인적인 성향, 심리적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시험의 준비는 문제풀이가 가장 기초가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학생들이 흔히 저지르는 자기평가의 실수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기출문제를 풀어가는 실제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해야할 일은 기출문제지를 확보하는 일이겠지요. 우선 NCEA 학생들은 NZQA 웹 페이지에서 지난 2012년부터의 모든 페이퍼들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의 페이퍼들이 몇 년전부터 서버에서 빠져버렸습니다. 그 당시의 문제들도 좋은 문제들이 많았는데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다운로드에 관련해서는 두 가지 팁이 있는데요. 

 

하나는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학년별로 약간 다르지만 지난 Syllabus 문제도 풀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시험보기 2주 정도 전부터는 사이트 접속이 매우 어렵고 상황에 따라 잠시 다운되기도 하며 아예 사이트 오픈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기출문제의 메뉴가 오픈이 안되는 일도 가끔 있으니 지금부터 미리미리 파일을 다운받아 놓을 일입니다. 책상 위에 랩탑을 펼쳐놓고 사이트에서 직접 읽어가며 눈으로만 훑는 공부는 그 방법에도 문제가 있지만 아예 공부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또한 2010년부터 12년에 걸쳐 Syllabus가 바뀌었는데 말이 변화를 준 것이지 실제로 External paper는 그다지 변동이 없습니다. 변경 이전의 문제들은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사이트에서 사라졌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각급 학교들의 사이트에서 어느정도 다운받을수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다양한 기출문제의 확보가 성적향상의 첫단추라는 생각으로 몇 시간 투자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캠브리지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대부분 기출문제를 검색해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더! 우리가 보는 CIE 문제는 영국에서 출제가 되는데 정작 영국에서는 극히 일부의 학교를 제외하고는 CIE과정을 공부하지 않습니다. 대신 영국내 캠브리지 과정을 위한 AQA, Edexcell, OCR등의 과정을 공부하고 있지요. 그래서 당연히 CIE문제도 이들 영국내 과정의 분위기를 답습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는 2년정도 터울을 주고 페이퍼가 거의 동일하게 출제된 경우도 있으니 기출문제를 준비하면서 꼭 영국 내 과정의 기출문제 풀이도 병행하기를 바랍니다. 

 

IB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기출문제 확보에 대해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마도 공부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이미 모든 과목에 걸쳐 Question Bank 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을텐데요. 현재 버전 4까지 출시가 된 Question bank는 그 동안의 기출문제들을 챕터별로 재 편집하여 구성한 아주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원래 개발된 의도가 각급 IB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시험지를 편리하게 구성하도록 돕는 것이었던 만큼 다양한 옵션이 제공되어 학생 개인별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시험지를 만들어 풀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기억할 것은 가장 최근 Question Bank는 온라인 버전으로만 접근이 가능하고 학교 선생님들에게만 비밀번호가 제공되므로 바로 전 버전 (version 3) 까지만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이후의 문제들은 시험지별로 따로따로 다운받아야 하는데요. 최근에는 기출문제지만을 모아서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많이 있으니 조금만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문제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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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주 최근의 문제지, 예를들어 2019년 May 와 같은 페이퍼를 구하려 한다면 여기 저기 사이트들을 둘러보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IBO에서 운영하는 Follett 사이트에서 구매 하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스트레스도 덜할 듯 합니다. 현재는 가격이 상당히 올라서 한해 한 과목당 60불을 넘어가므로 친구들과 함께 구해서 서로 쉐어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출문제 페이퍼를 준비했다면 이제 푸는 일만 남았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출문제 풀고 나서 자기 점수 매겨놓고는 스스로 뿌듯해 하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일도 없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기출문제를 푸는 이유입니다. 학생들은 답을 맞추기 위해 예전 문제를 푸는것이 아닙니다. 질문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훈련을 하고 문제풀이에 요구되는 스킬을 훈련하며 동시에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출문제 풀이의 목적을 제대로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첫째. 큰 그림속에서 문제의 위치를 파악 합니다. 

 

저는 수업 도중 이 화두에 대한 설명을 할 때마다 꼭 게임을 비유로 들어 이야기 하곤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전체 화면의 한 구석에 조그만 ‘맵’을 항상 띄워놓고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내 전우는 어디에 있는지를 계속 확인해야만 하는데요. 이와 같이 시험이라는 ‘게임’을 풀어나가기 위해 task를 분석할 때는 가장 먼저 이 문제가 어떤 챕터에 해당되는지, 어떤 컨셉에 대한 문제인지를 먼저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에 맞는 풀이 방법이나 중요 컨셉을 자동적으로 꺼내 놓을수 있는 것이지요. 당장은 어렵게 들리겠지만 몇 번 시도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임을 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평소 공부할 때 마인드맵 등등의 노트법을 활용한다면 문제의 위치 파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풀고 나서 채점한 후 Tab 붙이고 약한 부분을 보강합니다. 

 

저는 다른 선생님들과는 좀 다르게 오답노트 만들기 같은 뭔가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추가 작업을 권하지 않습니다.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기출문제를 풀고 나서 마킹한 후 그대로 파일링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오답이 있다면 반드시 정답뿐 아니라 자신이 틀린 이유도 찾아 내야 하며 그 내용을 머리 속에 각인 시킨 후 시험지에도 메모해 놓아야 하겠지요. 때로는 오답의 이유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탭을 붙여 파일링 할 수도 있는데요. 

 

예를들어 문제를 자세히 읽지 않아 틀린 문제에만 빨간색 탭을 붙여 정리해 놓는다면 파일을 열지 않고도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몇가지의 색을 어느 구분에 맞추어 사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많은 문제를 다시 리뷰해야 하는지, 혹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틀리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셋째. Topical question solving을 활용합시다.

 

간혹 학생들이 자신은 아직 기출문제를 풀 정도의 실력이 아니므로 일단은 전 과정을 요약해 놓은 책으로 공부를 한 후에, 혹은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고 난 연후에 문제를 풀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험문제 중에서 요약집 (Study guide)에 등장할 정도로 뻔한 내용을 질문하는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보는것이 타당할 겁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만드는 노트라는 것이 실상은 자기위안 이상의 역할을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누누히 이야기 했으니 더 이상 말하는 것도 손가락만 아플 뿐이구요.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년간 뭐를 배웠는지 도통 알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평소 학습량이 적어서 얼마 남지 않은 준비기간이 당황스러운 학생들이 있다면 각 챕터별로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페이퍼를 구해 풀어보길 권합니다. 기본적인 내용만 숙지한 후 계속 되풀이해서 문제를 접하다보면 해당 챕터에 대한 이해와 문제경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한챕터 한챕터 정리하면서 전체 큰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시험준비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일사분기를 여름휴가 대신 연말시험에 집중하며 살아온 시간이 이제 몇년 더하면 20년이 되는데도 아직 가슴 두근거리는 긴장감은 쉬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시간에 맞추어 살다보니 저 또한 매년 external 시험을 치르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할까요.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마지막 시험을 준비하며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마음에 품었던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 낼수 있기를, 힘들지만 보람있는 한해의 마무리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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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댓글 0 | 조회 669 | 2022.11.22
가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께서 아직 사리분별이 서툰 젊은이들을 ‘철부지’라 지칭하실 때가 있습니다.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줄 모르고 멈춰야 할 때 멈출 줄을 몰… 더보기

만점받는 시험준비 (2)

댓글 0 | 조회 724 | 2022.11.09
지난호에 이어 이제부터는 기출문제를 풀어가는 실제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우선 해야할 일은 기출문제지를 확보하는 일이겠지요.가장 먼저, NCEA… 더보기

만점받는 시험준비(1)

댓글 0 | 조회 781 | 2022.10.26
2022년이 겨우 두달여 남은 오늘. 사무실 의자에 넋놓고 앉아서 엊그제 선물받은 커피를 갈아 홀짝거리며 농땡이를 치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다 지나갔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