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점심시간

0 개 1,922 조병철

2f4d94de9c768a2c7990be41ae49a1e0_1570588842_1378.jpg
 

오클랜드에 있는 대학의 국제 영어교실에는 여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찾아 온 학생들로 법석인다. 중국 한국 일본에서 온 동양인이 주를 이루지만 스웨덴 루마니아 같은 유럽에서, 남미 브라질에서 또한 인도 출신도 빠질 수 없다. 스피킹 시간에는 삼삼오오 서로 섞여 그룹별로 아주 활발하게 자기의 발음을 뽐내려 한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면 모두들 뿔뿔이 헤어져 다시 모이게 된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제는 출신 나라별로 테이블을 가르면서 다시 그룹이 형성된다. 중국 친구들은 그들 나름대로 중국 스타일의 도시락으로, 유럽에서 온 학생들은 키위 스타일의 메뉴로, 한국 출신들에게는 김밥에 미소 수프가 인기 메뉴다. 이런 점심 모임에는 자기들의 정보교환이 주를 이루기도 하지만 점심 먹거리에 대한 공감대를 나눌 수 있어 편안하다. 모두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함께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점심 한끼라도 자기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찾기 마련이다. 

 

네덜란드 에데-바겐닝엔에 있는 유리온실 전문 교육기관의 점심시간이다. 스페인 바르셀루나에서 한 무리의 연수생들이 온실재배에 대한 실습중이다. 아직은 학생 신분으로 모두 검소하게 자신들의 도시락으로 점심을 챙겨왔다. 물론 샌드위치용 빵이야 현지 마트에서 구입했겠지만 올리브 기름과 치즈는 고향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자기들의 고향산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이기에 챙겨 왔단다. 내가 보기에는 올리브 기름은 이탈리아나 그리스 제품이 더 나아 보이고; 치즈는 여기 네덜란드 산도 좋지 않냐고 말하자 그들은 아니란다. 자기 나라 사랑의 표현으로 생각되지만 자신들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가상스럽게 느껴졌다. 이때 필자는 호텔에서 싸준 샌드위치 도시락 점심이었다. 이것 만으로는 아무래도 허전해서 온실에서 따온 빨간 파프리카를 고추장을 찍어 씹어본다. 그래 조금은 위안이 되었던 기억이다. 

 

이런 점심시간의 형태에는 그들이 추구하는 메뉴를 읽을 수 있게 한다. 유럽같은 서양인에게는 치즈와 올르브유, 한국인에게는 김치와 고추장 같은 장류가 찾게되는 의미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나라마다 재료는 달라도 그들마다 즐겨 찾는 전통의 발효식품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들 식품에는 공통의 원료와 함께 쉽게 달라 붙는 균주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식품을 주기적으로 섭취함으로써 그들의 장기속에서는 이들이 번성하게 된다. 여러분도 잘 아는 바와같이 우리의 장기 속에는 셀수없을 정도로 많은 균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유산균으로 표현해 왔었으나 이제는 Probiotics로 말해진다. 현대 의학에서도 강조하는 것과 같이 이들 장내 균들의 우리 몸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균들이 균형을 유지할 때 우리 몸의 건강이 담보 된다는 설명이다. 그리하여 이들 균들이 잘 번식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씨간장’ 이란 말이 있다. 새색시가 시집을 갈때 친정의 간장을 한 단지 챙겨간다. 이 간장은 새로운 장을 담글 때 균주로 활용하면서 새살림을 꾸려 나가는 얘기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대를 이어가는 몸속의 균주 관리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가져왔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 이런 균주관리에 대하여 어떠한 노력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가? 예전에는 해외출장에 김치를 챙겨가고, 여유가 있을 경우는 고추장과 된장도 빼놓지 않았다. 이제 한식의 세계화로 표현되는 한국음식의 산업화 노력으로 해외에서도 수월하게 우리 식단을 접할 수 있게 되리라 여겨진다. 이와 더불어 유명 식품회사의 한국식품이 남극기지를 포함하는 세계의 오지까지 공급망을 늘리고 있다니 아주 고무적인 일로 느껴진다. 

 

필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영어 능력평가 시험인 LATT를 여러번 치러야 했다. 이 시험의 인터뷰 시간에 원어민 시험관의 질문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당신은 어머니가 준비한 밥상과 와이프가 마련한 식탁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좋아 하는가?’ 질문에 대한 의도를 명쾌하게 파악치 못한 채로 더듬거리며 대답을 했다. 아무래도 어머님이 준비해준 밥상이 나에게는 더 편안했었고,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아직은 어머님 손맛이 더 정겹다’ 라고 답은 했었다. 혹시 내가 이 질문에 대하여 잘못된 답을 하지나 않았나하는 걱정을 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져 아주 늦게까지 그 어머님의 손맛을 그리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게다. 그리고 그 다음세대의 자식들은 신혼초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새로운 어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지게 되고 말이다. 여기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우리가 음식문화로 표현하는 식습관은 무척이나 보수적이라 생각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식생활은 바꾸기가 무척 힘이든다. 서양채소를 비롯한 식품들이 영양가가 높다 손 치더라도 우리가 적응해 내는 데는 오랜시간 필요하게 된다. 우리의 뇌를 포함한 몸이 그렇게 진화해 온 것이다. 

 

그렇다. 요즈음 어머니는 일상생활에 무척이나 바쁘다. 또한 자식들 옆에서 함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상당수의 수퍼맘은 자식의 점심 도시락을 챙겨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리하여 많은 식구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준비하는 단체 급식에 의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는 대형몰의 푸드코트에서 날마다 점심 사냥을 해야한다. 우리에게 손쉽고 영양가가 풍부한 햄버거를 고르든, 간단하게 요기를 떼우기 위해 월남국수집을 찾던지, 아니면 우리가 갈망하면서 헤매어 새로운 맛집을 발견해 내든지. 그도 아니면 세프가 아닌 내손으로 직접 점심을 마련하든지 간에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런 선택으로 우리의 입맛을 달래고 포만감을 얻어야 한다. 또한 그로 인해 우리의 속이 편안해야 한다. 여러분은 오늘 점심시간 어떤 음식을 사냥하려드는지요? 

우즈벡 겉핥기

댓글 0 | 조회 505 | 2023.10.10
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으려 일부러 알아보지 않고 왔다. 저녁에 공항에 내려 숙소로 오는데 상당히 놀랐다. 운전이 왜 이러지? 시내의 도로는 우… 더보기

재산 관계법(PRA) 과 다수의 파트너의 관계성

댓글 0 | 조회 670 | 2023.10.10
법원의 역할은 국회의 입법을 특정 사례에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며, 필요한 경우 입법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나 이때 공백 채우기가 국회의 입법 역할을… 더보기

Study tips: 성공적인 학습 일정 만들기

댓글 0 | 조회 457 | 2023.10.10
“너무 바빠서 깜빡했다”라는 이유로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잊어버린 경우가 자주 있습니까?아니면 공부하려고 앉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나요?만약 이런 문제… 더보기

인간의 본래 기능을 다 찾으려면

댓글 0 | 조회 400 | 2023.10.10
외경과 연결이 안 되었다고 해서 당장 죽거나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간이 원래 가졌던 기능을 다 찾으려면 외경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다들 이… 더보기

‘박쥐 여인’의 경고

댓글 0 | 조회 1,160 | 2023.10.07
통계청(統計廳, Statistics Korea)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022명으로 처음 1,000명을 … 더보기

귀에서 물이나 고름이 나오나요?

댓글 0 | 조회 1,282 | 2023.09.27
중이염은 크게 화농성과 삼출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은 병의 진행기간으로 보아 다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여기에서 설명할 화농성 중이염은 쉽게 말해… 더보기

그대, 지극히 적은 소수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508 | 2023.09.27
이제 2023년의 3번째 텀이 끝나고 연말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4번째 텀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은 크게 두가지의 부류로 나뉘게… 더보기

직원과 계약직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댓글 0 | 조회 1,239 | 2023.09.27
직원과 계약직을 둘다 고용하시는 중이신가요? 그들은 다르게 급여를 받고 세금이 부과됩니다.당사자가 무엇이라고 부르던, 그 설명은 결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의… 더보기

​제7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 수상소감 - 메도무라 슌

댓글 0 | 조회 401 | 2023.09.27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게 수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정위원을 비롯한 문학상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소설이… 더보기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하여 도움이 되는 3가지 학습 전략

댓글 0 | 조회 484 | 2023.09.27
여러분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공부를 하고 나서 그 공부한 내용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 더보기

잘록한 허리 만들어주는 3가지 운동

댓글 0 | 조회 578 | 2023.09.27
먹는 걸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때론 넘치는 식욕이 조절이 안될 때가 있는데요, 특히 저녁은 조금 일찍 먹거나 적게 먹어야지 다짐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늦게 먹거나… 더보기

명쾌하게 이해되는 VISITOR비자

댓글 0 | 조회 1,175 | 2023.09.27
뉴질랜드 국적자가 한국에 입국하고자 하면 사전에 비자를 신청해서 받아야만 할까요? 반대로, 한국 국적자가 뉴질랜드에 입국하고자 한다면 비자가 필요할까요? 일반적으… 더보기

‘청어’ 신선한 열정, 멋지다

댓글 0 | 조회 591 | 2023.09.27
봄이 문 앞에서 서성대며 보챈다. 어서 반갑게 맞이해 달라고 . . .오늘아침 단장님 굿모닝 톡에도 봄소식이 묻어왔다. 고목에 새 순이 돋아나니 우리도 힘내자는 …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341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총총히 돌아서 갔다그들은 모두 낯선 … 더보기

움직이는 봄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댓글 0 | 조회 422 | 2023.09.26
초록이 아닌 연두, 빨강이 아닌 분홍. 봄의 빛깔은 절정에 머문 것이 아니라 부단히 움직이는 과정의 빛이다.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공주이고 특히 그 중심에… 더보기

우주기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댓글 0 | 조회 448 | 2023.09.26
얼마 전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남반구의 오존층이 많이 파괴되어 천기 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더군요. 산소가 결핍되어 몸도 많이 나른하고요. 산소량이 부족한데… 더보기

강제 정년 퇴직

댓글 0 | 조회 1,575 | 2023.09.26
정년은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늦어도 60세 이상이면 정년퇴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는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 더보기

플러밍 - 뉴질랜드 비데 설치 규정 알아보기

댓글 0 | 조회 1,255 | 2023.09.26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교포분들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편리한 비데(핸드 스프레이 포함)를 자신의 집에 설치하고 싶어합니다. 워낙 뉴질랜드 비데 가격이 높기도 하… 더보기

잃어버린 채 살고 있습니다

댓글 0 | 조회 935 | 2023.09.2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나는 비 오는 날에 골라서 쓰고 나갈 여러 개의 우산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러나 비 맞은 아들을 닦아주는 어머니의 손길을 잃었습니다.나는 저녁… 더보기

우울증과 자살

댓글 0 | 조회 1,238 | 2023.09.22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이후 무기력(無氣力)과 우울감(憂鬱感)이 전염병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7천명… 더보기

이상적인 고등학교 성적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1,444 | 2023.09.20
▲ 자료 R고등학교 프레젠테이션뉴질랜드 일부 고등학교들이 새로이 바뀌는 new NCEA 프로그램을 대신하여 11학년 과정을 대체하는 학교 자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 더보기

정신건강 인식 주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댓글 0 | 조회 562 | 2023.09.18
정신건강 인식 주간은 뉴질랜드인들이 자신의 웰빙을 증진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마다 시행되는 캠페인이다. 1993년 많은 사람들이 정… 더보기

지기, 천기, 우주기

댓글 0 | 조회 568 | 2023.09.13
기운은 맑고 탁함에 따라 정기와 탁기로 나눈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디서 오는 기운이냐에 따라서는 지기(地氣), 천기(天氣), 우주기(宇宙氣)로 나눌 수 있습니다.지… 더보기

우리는 왜 이토록 오만해졌을까

댓글 0 | 조회 1,129 | 2023.09.13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되 교만함이 없다’(貧而無諂, 富而無驕).‘논어’에서 제시된 이상적 인격의 형태다. 사실, 유교를 포함한 세계 모든 종교의 경전에… 더보기

아침 얼굴 붓기와 뱃살 제거에 딱! 15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816 | 2023.09.13
자기전 야식이나 과식을 하고 자면 아침에 얼굴도 땡땡 붓고 배도 평소보다도 더 볼록 나오는 것 같죠?가장 좋은 건 저녁을 일찍 마치고 가볍게 산책하고 숙면을 취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