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그로브 로얄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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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하이그로브 로얄 가든

0 개 1,718 조병철

Highgrove Royal Gardens 

 

영국 남서쪽에 있는 텟버리 지방에 하이그로브 로얄 가든이 있다. 봄철 노란색 메도우 꽃이 만개하는 초지로 오래된 전원 풍경이다. 목장에서는 검은소 앵거스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어 풍요로와 보인다. 정원사들이 가꾸어 논 가든은 전통 영국 정원을 엿보기에 안성마춤이다. 이 저택의 터전은 아주 넓직해서 400ha에 달한다. 영국의 ‘웨일스 공’ (Prince of wales) 찰스 가족이 거처하는 저택이 자리한 곳이다. 필자가 이곳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에는 사연이 있다. 뉴질랜드 해밀톤 가든에서 영국 정원의 축소형을 접하게 되었다. 거기서 영국 정원을 대하여 좀 더 알아보고 싶었으며, 그리고 집 주인이 유기농 실천에 열심이라는 얘기를 들어 왔다. 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하여 이 작업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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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터전에는 18세기 후반 신고전양식의 (Georgian neo-classical) 건물이 들어 섰으며, 한 번의 재건축을 거쳐 1980년 현 주인 가족의 주거지가 된다. 지체 높은 ‘웨일스 공’의 새 보금자리 마련을 위한 여러 가지 얘기가 난무했지만 주인은 터전에 자라고 있는 나무가 탑스럽워 주택을 그대로 유지토록 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빈약한 정원을 보강해서 꾸미게 된다. 여기에 자연과 순응코자하는 집주인의 선택이 돋보인다. 농장 운영과 새로 조성하는 시골 정원은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한편 현대인의 친환경 정신을 실현하는데 주력한다. 정원의 설계에서부터 집주인의 입김이 가해지면서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이제 새 주인을 만난지도 언 40여년을 바라보게 되면서 새로운 낙원을 이룬다. 

 

앞에서 밝힌대로 이 대지에는 커다란 가족 농장을 포함하고 있다. 젖소와 비육우는 친환경적인 여건에서 사육된다. 가축들은 겨울에 축사로 옮겨져 건초로 사육되는 반면에 여름철에는 초지에서 방목이 이루어 진다. 자연히 초지에는 온갖 목초가 자라게 되며 해마다 필요한 목초는 종자를 받아서 다시 파종을 함으로써 초지의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농장 울타리는 나무로 엮어 만든 목책이 대부분이다. 몇년에 한번씩 무성하게 자란 나무를 잘라서 가지를 엮는다. 예전의 한국에서 과수원의 아카시아 울타리를 연상시킨다. 또한 현대적인 농기계 콤바인 트랙터를 사용하지만 아직까지 전통적인 마차로 농장 일을 하기도 한다. 물론 젖소에서 생산된 우유는 유기농 인증을 받아 인근 상가에서 팔리게 데, 이 농장의 주된 수입원이 되고 있다. 

 

과수원과 키친가든으로 지칭되는 텃밭에서는 집안에서 소비하게 되는 각종 과일과 채소가 제철에 생산된다. 과원에서는 아주 오래된 사과 품종을 아직도 수확하고 있다. 텃밭에는 비트ㆍ당근ㆍ양파ㆍ브로콜리ㆍ완두콩ㆍ시금치 같은 샐러드에 쓰이는 채소가 풍성하다. 여기서도 이용하고 남는 물량은 주변 상가로 보내져 적정 가격으로 지역사회와 나누게 된다. 텃밭 관리는 토양의 부담을 줄이도록 7년 주기로 윤작을 실천한다. 한 블럭에서는 해마다 다른 작물이 재배 되며 한 바퀴를 돌아 오는 데 일곱번째 작기가 소요 된다는 얘기다. 우리 여건과는 사뭇 다른 유럽 상류사회의 여유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한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유기질 퇴비를 거름으로 사용한다. 농장에서 발생된는 각종 유기물을 네 번에 걸친 숙성과정을 걸치면서 완숙 된 퇴비는 다음해 봄에 밭으로 나간다. 필자가 어린시절 고향에서 만들었던 퇴비장이 생각난다. 이렇게 전통 방식의 농장 운영을 준수하지만 현대식 농법을 실천하기도 한다. 일반 시중에서 천적을 구입해서 해충을 방제한다. 하지만 어떤 해충의 애벌레는 아직도 손으로 잡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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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는 여러 종류의 참새ㆍ까마귀ㆍ꿩같은 텃새들로 아주 다양하다. 게다가 여우ㆍ뱀ㆍ고슴도치 같은 야생동물도 한 식구로 남아있다. 이들은 나름 대로 분주하게 농장에서 살고 있지만 그들만의 역할이 주어져 있다. 지나친 해충의 발생을 억제시켜 생태계의 안정을 도모한다. 농장을 지원하는 한 프로젝트로 올빼미 방사사업이 추진되었다. 야생들쥐의 밀도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지만 멸종 위기의 올빼미를 복원하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영국에서 멸종 위험에 처한 토종 맹금류를 방사해서 정착케 함으로써 자연 생태의 보존 필요성을 강조 했다. 또한 겨울철에는 참새같은 야생조류를 보호하기 위한 구호 식량이 지급된다. 이런 작업에는 집주인도 직접 참여 한다. 이 터전을 균형잡힌 낙원으로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음으로는 주택에서 발생하게 되는 하수물 처리를 위한 정화 시스템에 눈길이 쏠린다. 모든 하수물은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여기에서 자라는 풀들에 의해서 일차적으로 정화 작업이 이루어진다. 다음 단계로 이곳을 통과한 물은 버드나무 숲을 거치면서 다시 한번 정화작업이 이루어진 후에 저습지로 흘러간다. 여기서 빗물과 섞여 수생식물이 자라는 배양액으로 변하게 된다. 이 저습지는 잠자리 유충ㆍ개구리 알 같은 야생동물의 번식처로 그들의 터전이 된다. 이렇게 농장 안에서는 스스로 생물의 다양성을 보강시킨다. 이로 인해 터전의 오염요소를 배제 시키며 지속 가능한 농장 운영의 기본 틀을 마련한다. 

 

끝으로 새로운 주인이 심혈을 기울인 가든 조성이다. 자연 환경을 배려한 전통 방식으로 개발했다. 정원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수벽 칸막이와 그들의 선택하는 정원수 다듬기, 그리고 추가로 도입된 일부 조형물로 이곳이 영국스타일 정원임을 느끼게 한다. 보다 넓은 면적은 튜립 구군을 심었으며 아이리스 같은 야생화의 조화로 이루며 생태 정원을 꾸민다. 철따라 바뀌게 되는 꽃들의 색감과 나무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벌레들의 울음소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헤드 가든어 뎁스의 설명이다. 이 곳 정원이 들려주는 자연 소리 오케스트라의 향연이 될 것이다. 이 정원은 계절별로 일반인의 신청에 따라 그들에게 개방된다. 또한 집주인이 주기적으로 주선하는 자선 음악회를 통하여 모금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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