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0 개 2,159 김임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 칸느영화제 최고대상을 수상해서가 아니어도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한국방문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관람을 했다.  결국 두번을 관람했으니 나름대로 팬심을 발휘한 셈이다. 

 

c0c3e2971fb91622e46787e7224028e2_1561439047_7695.jpg
 

봉감독이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불편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밝혔지만, 철저히 그의 의도대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개 슬픈 영화, 잔인한 영화, 생각 많이 하게 되는 영화 등 감정소모가 많은 영화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진다. 굳이 돈 들여 시간내서 보는데 불편한 영화를 볼 이유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이 영화. 정말 훌륭하다.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세세한 스토리라인을 설명드리지는 않겠다. 다만, 영화 전반에 흐르는 가난한 자와 부자를 가르는 두 가지 구분인 ‘냄새’. 그리고 사람사이의 경계를 가르는 보이지 않는 ‘선’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다문화사회인 뉴질랜드에 사는 이민자로서 이 두가지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많았기 때문이다.

 

냄새는 인종별로 문화별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젊었을 때 경험했다.  필자가 미군부대에서 군생활 할때 미군들로부터 ‘김치냄새’난다고 놀림을 받았을 때 ‘너희들에게는 젖은 닭냄새’ 난다고 맞받아쳤던 기억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철없는 20대들의 유치한 다툼이었다. 

 

인종 특유의 체취 뿐만 아니라 우리들은 먹는 음식과 사는 방식 등의 문화적 차이에 따라 특유의 냄새를 가지게 된다. 한국인들은 몸에서 나는 냄새가 그리 강하지 않아 향수가 널리 사용되지 않지만, 백인들과 흑인들은 땀과 함께 발산되는 특유의 체취가 강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이 향수 (Deodorant)를 사용한다.  이것을 타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민자인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주류문화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조심하는 것이 음식의 냄새가 아닐까 한다. 혹여나 집에서 조리하는 김치냄새, 된장냄새, 청국장 냄새가 밖으로 새 나갈까봐 걱정을 하기도 하고, 직장에서도 음식 냄새때문에 따로 조용한 곳에서 먹기도 한다.  이런 고민은 다른 인종에게도 비슷한 것 같다. 인도인들이 카레 음식을 조리할때 주방에서 하지 않고 게라지의 통풍 잘 되는 곳에 하는 것을 보았다. 나중에 집을 팔때 인도 음식의 강한 향내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이라고 했다.

 

냄새를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힘들다. 나의 삶의 체취가 그대로 베어 나오기 때문이다.  내 자신의 건강과 타인을 위한 배려로 청결함을 유지한다면 나에게서 나는 냄새에 그리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까짓것 김치냄새, 된장냄새가 난들 어떠랴. 그게 나인데. 

 

영화에서는 냄새와 더불어 또한 가난한 자와 부자를 나누는 보이지 않는‘선’이 자주 언급된다. 가난한 자들이 부자의 삶의 영역에 선을 넘어 침범하는 장면이 계속 등장한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관계에서 선을 잘 유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 한국인들이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은 다소 공격적이며 전면적이다. 선을 넘어야 친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술을 거나하게 마시면서 서로의 속내를 다 보여주고 난 후에, 또 집안의 숟가락이 몇개인지 알 정도로 서로를 알아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다보니 친구가 되면 맹렬히 사랑하고, 서로 헤어질 때는 철저히 원수가 된다. 한집 건너면 다 아는 좁은 이민사회에서는 더욱 더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 같다. 

 

나의 영역과 상대의 영역을 존중하며 선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아닐까.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진정한 우정이기 때문이다. 

 

굳이 상대방의 영역에 무리해서 들어가서 그의 모든 것을 다 알고 내 것을 다 보여 주어야만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말자. 선을 유지하면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65세에 회고하는 이민생활 25년

댓글 0 | 조회 6,123 | 2018.02.13
지난 1년간 뉴질랜드를 떠나서 한국에서 생활하던 A선배가 돌아왔다. 맞벌이하는 아들, 며느리 가족 곁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손주 돌보러) … 더보기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66%가 도박자

댓글 0 | 조회 3,885 | 2020.07.15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는 보건 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NGO이며 중독과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양인들을 돕는 기관입니다. 이 번에 코로나 바이러스라… 더보기

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3,671 | 2019.04.24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니다. (New Zealand is racist as f***)”. 영화 토르(Thor)를 연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질랜… 더보기

대화할 때 시선처리 딜레마

댓글 0 | 조회 3,224 | 2018.10.25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주 느끼는 바이지만, 엘레베이터나 공공장소에서 낯선 사람과 대면하였을때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뉴질랜드에서 하듯이 … 더보기

이민생활, 아이들도 어른만큼 힘들다

댓글 0 | 조회 3,007 | 2018.05.09
얼마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1.5세대 젊은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낸 그들의 이민정착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더보기

자녀들의 딜레마, 한국식? 뉴질랜드식?

댓글 0 | 조회 2,847 | 2018.05.25
우연히 대학생 딸의 문신을 본 후 충격을 받고 한달 넘게 딸과 대화를 끊고 있다는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의 책상에서 콘돔을 발견한 후 아이를 야단쳤더니 돌아오는 … 더보기

백신주사를 맞읍시다

댓글 0 | 조회 2,746 | 2022.09.20
코비드 백신과 독감 백신을 맞읍시다.

개떡같은 영어에서 찰떡같은 영어로

댓글 0 | 조회 2,651 | 2018.04.24
키위 앞에서 말문이 막힐 때 얼굴이 붉어지며 식은 땀이 나시는가? 그렇다면 여러분의 신진 대사 활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은 상당한 육체적, … 더보기

자기 연민에 빠지는 부모

댓글 0 | 조회 2,611 | 2020.12.23
과거나 지금이나 부모노릇이 힘든 건 사실이고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누가 그 부모 노릇을 잘 했냐 그렇지 못했냐를 판단할 수 없는 … 더보기

코로나바이러스 불안과 공포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537 | 2020.03.24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 인류가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바이러스의 위험은 가상의 것이 아닌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의 위협이다.뉴스를 통해서 흰색 방호복을 입고… 더보기

다른 인종에 비해 9.5배 높은 동양인들의 문제 도박

댓글 0 | 조회 2,531 | 2020.08.25
도박의 해를 알리는 주간은 일년에 한번 전통적으로 9월 1일을 도박을 안하는 날로 지정하여서 이 날은 지역사회가 모여 도박의 해를 토의하고 방지하는 방법들을 알리… 더보기

델타 변이와 락다운에 대한 설문조사가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2,488 | 2021.10.13
갑작스럽게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뉴질랜드에 착륙하고 지역 감염자가 생기면서 락다운이 되었고,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우리의 삶을 또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많은… 더보기

소리 지르는 부모, 소리 지르는 자녀

댓글 0 | 조회 2,409 | 2020.11.24
과거에도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자녀들이 있었겠고 요즘 중 2병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로 사춘기 즈음에 겪는 자녀들의 행동이나 말들을 병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게다가 … 더보기

영어가 문제인가, 태도가 문제인가

댓글 0 | 조회 2,390 | 2018.03.27
‘뉴질랜드에 오래 살고 있으니 영어는 이제 자유자재로 구사하겠네?’ 고국의 친구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질문은 마치 ‘인생을 오… 더보기

카톡에 웃고, 카톡에 울고

댓글 0 | 조회 2,337 | 2018.09.25
회의를 마치고 모바일폰을 확인하니 한국의 어머님으로부터 카톡 전화가 와 있었다. 백일이 지난 증손자의 동영상도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팔순을 훌쩍 넘기신 아버님과 … 더보기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 중 우울증상이 가장 높은 한국인

댓글 0 | 조회 2,308 | 2021.08.10
지난 6월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에서 발표한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정신건강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거주하는 동양인들의 44% 가량이 우울증상을 겪고 … 더보기

이민와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댓글 0 | 조회 2,171 | 2019.03.26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정치인 한분이 대통령 선거유세중에 사용했던 구호가 한동안 유행했던 적이 있다. ‘국민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필자에게 살림… 더보기
Now

현재 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댓글 0 | 조회 2,160 | 2019.06.25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 칸느영화제 최고대상을 수상해서가 아니어도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한국방문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관람… 더보기

노년을 외롭지 않게 준비해요

댓글 0 | 조회 2,144 | 2022.09.13
노스쇼어 병원에 입원을 하면 아시안 헬스서비스에서 사회복지사분들이 방문하여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지 살펴보러 옵니다. 몇 해전 어머니께서 입원하셨을… 더보기

증가하는 동양인들의 중독

댓글 0 | 조회 2,142 | 2023.05.10
2020년 NZ drug foundation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41%의 성인이 가족이나 친구들이 가진 알코올 문제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29%는 가족이… 더보기

핑크 셔츠 데이(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2,069 | 2023.05.18
핑크 셔츠 데이(Pink Shirt Day)는 매년 5월 둘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행사로, 괴롭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친절, 공감 및 함께 포용하자라는 취지로 … 더보기

싸가지없는 젊은이들 vs 경우없는 어른들

댓글 0 | 조회 2,059 | 2019.11.27
제목부터 속어를 사용해서 송구하다. 다소 자극적인 용어 선택이지만 세대간의 갈등을 부각하기 위해 이러한 제목을 붙인 것은 아님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다만, … 더보기

뉴질랜드, 중국, 일본에서 자란 세명의 한국 젊은이들

댓글 0 | 조회 2,044 | 2018.12.21
2018년이 저물어갑니다. 독자여러분, 한해동안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과의 사연들을 잘 정리하고, 또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쳤던 기쁨, 슬픔, 노여움, 아쉬움 등의 … 더보기

한국인 키위, 치매에 대한 인식 차이

댓글 0 | 조회 2,021 | 2018.02.28
토요일 아침, 자동차 2대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황. 먼저 출발하기로 한 차가 틱 틱 소리를 내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아이고!! 또 배터리 방전이다.어제 퇴… 더보기

공황장애

댓글 0 | 조회 2,010 | 2020.05.27
첫번 째 - 공황장애전쟁이나 국가 재난 수준의 엄청난 위력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뜻하지 않게 우리의 일상을 토네이도 수준으로 휩쓸면서 평상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