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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정, 싱글맘가정, 빈곤가정을 생각합니다

김임수 0 564 2019.05.29 10:17

5월 가정의 달, 독자여러분 가족들과 함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신지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몰려있는 5월에 ‘가정의 달’ 만큼 어울리는 이름도 없을 것 같습니다.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5월 둘째주는 Mother’s Day가 있어 5월은 가족간 사랑을 나누기에 좋은 시기임에 틀림없습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한인가정은 이민으로 인하여 갑작스러운 변화를 경험합니다. 언어의 제약은 삶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선, 한국에서 당연하게 누려왔던 많은 것들을 얻기 위해서 철저히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때로는 경제적 압박으로 가족 구성원의 삶이 위협을 받기도 합니다.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 급격히 변화되어 혼란의 시기를 겪기도 합니다. 

 

저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삶의 터전 뉴질랜드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한인가정을 생각합니다. 굳이 세 가정을 특정하여 말씀드리는 것은 그분들이 대다수 가정과는 조금은 다른 삶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짧은 글을 통해 우리 주변 이웃들의 다양한 삶을 함께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저의 둘째 아들은 지적장애인입니다. 아들을 기르면서 저희 가족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에 뉴질랜드 사회복지사가 저희에게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어떤 부부가 로마행 비행기 티켓을 사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찬란한 고대 로마의 문화유산을 볼 마음에 잔뜩 기대가 부풀었는데, 비행기가 도착하여 내렸더니 이탈리아가 아니고 네덜란드였습니다. 두 부부는 얼마나 실망하고 당황했겠습니까? 그러나, 네덜란드에는 이탈리아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과 튤립,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가족은 뉴질랜드의 특수학교와 사회복지기관 병원, 그리고 한인 장애인 공동체 성베드로학교에서 따뜻한 사랑과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장애가족 여러분, 여러분 삶의 여정이 자녀의 장애로 방향이 바뀔수는 있겠지만 이 변화가 가족들간의 사랑을 더욱 깊게 해 줄것이라고 믿습니다.

 

홀어머니밑에서 자란 제 친구는 학창시절 학교에서 실시하는 생활환경조사가 무척 싫었답니다. 아버님이 안계시다는 것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알리는 것이 너무나 창피했다는 것이지요. 뉴질랜드에서는 싱글맘, 싱글대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자녀 양육의 행복함과 고충을 함께 나눌 파트너가 없다는 것은 정말로 힘들 것 같습니다.  특히, 자녀가 사춘기가 접어들어 예민해 지는 시기에 자신 혼자서 이를 감당하는 일은 더 더욱 힘들겠지요. 그러므로 여러분이 이번 어머니 날에 자녀로부터 받은 선물은 그 어떤 금은 보화보다도 값진 것입니다. 여러분이 두갑절로 베푸신 사랑과 헌신이 자녀들의 마음에 고스란히 녹아 스며들어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여러분은 생계임금 (living wage)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최저임금 (minimum wage)은 익숙하실텐테 생계임금은 생소하실 수도 있습니다. 뉴질랜드 일각에서는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을 받아도 빈곤을 벗어나기 힘들므로, 최소한 생계유지가 가능한 생계임금으로 급여를 지급하자는 캠페인이 일고 있습니다. 저는 빈곤이 온전히 개인의 책임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인 모순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뉴질랜드 사회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사회전체가 제어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생존권을 당당히 주장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입니다.

 

세 가정뿐 아니라 어느 가정이라도 자신들만의 삶의 고단함이 있을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웃들에게 서로 서로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는 현재 가정의 모습과 가족구성원에 대한 역할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가정안에서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정안에서 우리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가정에게 사랑과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5월 가정의 달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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