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 2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情 2

0 개 1,036 수선재

학창시절에 절친한 친구 녀석이 “인생은 고해의 바다” 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작은 일들로 배꼽을 잡고, 연신 깔깔거렸는데 다복한 가정에서 반에서 늘 유쾌하고 유머가 넘치는 녀석이 그런 말을 하면 친구들은 웬 쌩뚱맞은 소리쯤으로 들었지요.

 

한참 후에 그 친구는 생일날 방에서 목을 매 자살을 했습니다. 산에다 뿌려주었어요. 너무 놀라 당시에는 눈물도 콧물도 안 나더군요.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그것들이 다가오는 것일까요? 흘려 들었던 그 말이 가끔 살면서 힘든 일 없이 살아온 나에게도 또 이렇게 가끔 이 녀석들이 뛰노는 것을 바라보며 세상 다 산 노인네처럼 떠오르곤 합니다.

 

c89e0b7d9de4dc7b0d9dfcf258f54ed4_1555970419_7427.jpg
 

‘고해의 바다’

 

아빠가 100년 전부터 하느님과 살게 됐다는 천진난만이 학기초 늘 주머니에 한 손을 집어넣어 아이들 앞에서 손을 빼라고 강요 했더니 슬며시 뺀 손에 다섯 손가락이 없어 충격과 함께 너무나 미안했던 일...... 

 

종종 냄새 나는 화장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며 몇 시간이고 숨어 있던 아이 가출을 밥 먹듯이 했던 녀석을 찾아 온 동네를 뒤지고 다녔던 기억 

새엄마가 변을 못 가린다며 불로 항문을 지져 병원에 입원했던 아이......  

가난으로 영양이 부족해서 시력이 손상되었던 아이......  

아빠가 프라이팬으로 손을 지져 격리시켜 두기 위해 전학을 갔던 녀석...... 

미혼모였던 엄마의 술국을 끓여준다고 가끔 학교에 늦던 아이...... 

갓 태어난 동생을 봐줄 사람이 없어 결석을 밥 먹듯이 했던 아이 놀림 당하던 혼혈인 외국인 근로자의 아이...... 

(겉으론 다정했지만) 데리고 있었던 것이 번거롭게만 느껴졌던 정신지체아 아이...... 

또 이들의 엄마, 아빠 할머니......

 

물론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던 아이들도 많았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기회를 가졌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누구를 안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배경을 알기 전에는, 그 환경 속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친해지기 전에는, 독심술을 터득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겠더군요. 또 안다고 해서 어쩌겠는가? 바꿀 수 있을까? 나는 옳다고 할 수 있을까?

 

갑자기 짜증이 많아졌거나, 다툼이 많아진 아이를 한참 구박하다 조용히 불러다 놓으면 한참 뒤에 사실은...... 헤어진 엄마가 보고 싶었다고 엉엉 울어버리는 아이를...... 형에게 비교당하는 것을 원망해 삐뚤어진 행동을 한다는 것도...... 가끔 (처녀시절엔) 저를 좋아해서, 반의 누군가를 짝사랑해 그러는 것도......^^* 자신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사춘기 속의 아이들

 

사실은......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귀찮다, 힘들다’ 때론 ‘전혀 알고 싶지 않다’ 였습니다. ‘왜 내게 이런 아이들이 주어졌을까?’ 라는 푸념을 많이 늘어놓았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저에게 이 알 수 없는 삶은 ‘두려움’ 이었습니다.

 

늘 운명이 나를 어찌할까 두렵고, 온통 ‘좁은 나’ 에게만 집중이 되어 있었거든요. 작은 녀석들이지만 사람 앞에 서는 게 두렵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두렵고 영영 사랑을 하지 못할까 두렵고, 배신당할까 두렵고,

 

어느 날 갑자기 불구가 될까 두렵고, 남들만큼 못살까 두렵고......

심지어는 귀신은 있을까? 

 

불을 켜두며 늘 잠을 청하기가 두려웠어요.

죽어 한줌의 재가 되는 것이,

그 다음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 없어 두려웠고요.

겉으론 다정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실실 웃고 있었지만......

내가 너무 못나 밉고, 자신이 없었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나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그릇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내가 누구에게 진심으로 관심이란 것을 가질 수 있었겠어요?  

 

20대 후반에 우연히(아니 귀한 인연으로) 진정 나를 만나는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어딘가에서 오는 반짝이는 기운을 느끼고, 말씀을 들으며, 깊은 호흡을 통해 언젠가부터 처음으로 내 자신을 떠올려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별의별 것들이 떠오르면서...... 처음으로 제게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내가 귀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많은 만남, 특히 교직을 통해 만났던 이들의 ‘눈망울’이 떠올랐어요.. 부모님의 존재를 빌어 나를 이 세상 밖으로 보내주신 그분의 뜻을 한참 동안 저버렸던 것 같아 엉엉 눈물이 났습니다. 이렇게 귀한 생을 주신 것은 그분이 주신 그 사랑을 나누며 살라는 뜻이 있었을 텐데요......

 

최근에는 누군가를 진정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빠른 길은 바로 ‘사랑’ 이라는 것도 조금씩 깨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자식을 하나하나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듯이 진심으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텐데요. 그 사랑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도요.

 

한두 사람을 붙들고 있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나눌수록 내 안에서 넘쳐나는 그 대상이 없는 사랑의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그 웬수같은 녀석들에게서 까지 자주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또한 죽음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생의 시작이라는 것을 이 짧은 생애 동안 우리는 ‘경험’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나뿐 아니라 만물은, 지구는, 이 우주는 모두 그분의 뜻에 의해 저마다 ‘진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직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를 사랑하고, 인정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나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나에게로의 끝없는 길 중에 초입의 어떤 지점에 있겠지요. 그런데 같은 이 길에서 사라진 것이 있답니다.

 

그것은 ‘두려움’이에요. 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를 몰라 표류했던 두려움 말이죠.

 

그리고 대신 그것에 대한 ‘앎’이 생겼어요. 앎이 생기니 제 삶의 ‘목적’도 분명해졌습니다.

 

받은 그 情을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오늘도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길을 동행할 많은 이들을 만나며, 함께 이렇게 가르치고 배우며...... 그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요.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을 크고, 작은, 기쁘고도, 슬픈 ‘기쁨’ 들로 맞이하면서 말이에요.

 

2024년 1월 영주비자 신청 변경 사항

댓글 0 | 조회 1,716 | 2024.02.28
영구영주권은 (Permanent Resident Visa) 일반적으로 영주권이 (Resident Visa) 부여된 후의 다음 단계입니다. 주된 차이점은 영구영주권… 더보기

의지를 주도하라

댓글 0 | 조회 205 | 2024.02.28
밀린 잡무를 힙겹게 마무리하고 겨우 한숨을 돌리고 나니.. 배가 고팠습니다. 시계를 내려다보니 점심시간은 이미 한참전에 지났고 오히려 저녁먹을 시간이 더 가까운 … 더보기

침 고인다! 돌고 도는 다정다감한 맛

댓글 0 | 조회 315 | 2024.02.28
전국비구니회관 사찰음식 강좌에서주호 스님과 함께 만드는 여름 사찰음식 이야기스님을 아는 이들은 곧 자취를 감출 끝물 가죽나무순이라든가 귀한 야생 산초열매 같은 것… 더보기

우리집 물에서 녹물이 나와요!

댓글 0 | 조회 531 | 2024.02.27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오클랜드에서 플러머로 일하면서, 날마다 새로운 일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집주인 분들이 가장 당황하며 급하게 저… 더보기

잃었던 정서(情緖)를 마주하던 날

댓글 0 | 조회 420 | 2024.02.27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의 하루 . . .또 한 날 선물로 받은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어영부영 보내기엔 불안하고 괜스레 죄스럽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몇자 쓰… 더보기

인맥 관리 ‘노하우’ 5가지 오해

댓글 0 | 조회 563 | 2024.02.27
“인사나 이권을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 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무현 당선자의 일성이다. 나는 이 말을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할 때 직접 들었… 더보기

자기 전 꼭 해야하는 스트레칭 (숙면 보장, 피로 회복)

댓글 0 | 조회 689 | 2024.02.27
바쁘게 일하고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바로 충분히 휴식하고 재충전하는 것임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운동하는 것 만큼 수면의 … 더보기

시험 준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5가지 팁

댓글 0 | 조회 284 | 2024.02.27
시험은 학생들 사이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마련입니다. 시험이 다가오면, 긴장의 분위기가 느껴지고, 시험에서 나올 문제들에 대한 소문이 돌며, 필기노트의 … 더보기

요즘은 비자 심사에 얼마나 걸려요?

댓글 0 | 조회 1,058 | 2024.02.27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타국적 소지자로서뉴질랜드에 체류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예외 없이 Visa(이하, 비자)가 필요합니다. 비자는 크게 딱 2가지로 영주권 비자… 더보기

아버지의 빛

댓글 0 | 조회 546 | 2024.02.27
시인 신 달자​1아버지를 땅에 묻었다하늘이던 아버지가 땅이 되었다땅은 나의 아버지하산하는 길에발이 오그라 들었다신발을 신고 땅을 밟는 일발톱저리게 황망하다자갈에 … 더보기

흉식호흡, 복식호흡, 단전호흡

댓글 0 | 조회 305 | 2024.02.27
흉식호흡 : 가슴으로 숨 쉬는 호흡이다. 늑골이 움직이므로 늑골호흡이라고도 부르는데, 늑골의 개폐운동에 따른 기압의 차이로 공기가 드나든다. 흉곽과 어깨를 들썩이… 더보기

폐암(肺癌)

댓글 0 | 조회 551 | 2024.02.23
서구적 외모로 한국의 ‘그레고리 펙’으로 불렸던 영화배우 南宮遠(본명 洪京日) 씨가 지난 2월 5일 오후 4시께 송파구 서울 아산병원에서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더보기

한국, 세계에서 가장 개인주의적 사회?

댓글 0 | 조회 1,564 | 2024.02.14
저는 직업상 식민지 시대 사회주의적 독립 운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의 투사들에 대한 자료를 읽다 보면 이 분들이 정말 “초인”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더보기

변기에서 물이 계속 흘러요

댓글 0 | 조회 1,081 | 2024.02.14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잠자리에 들어 주변이 고요할 때, 갑자기 들려오는 똑똑똑 소리는 깊은 잠을 방해하는 동시에, 아까운 물과 돈을 하수구로 … 더보기

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금 계획

댓글 0 | 조회 899 | 2024.02.14
세금 계획은 비즈니스 재정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법적으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시 말해, 미리 계획을 세워 세금을 지불해야 할… 더보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댓글 0 | 조회 550 | 2024.02.14
아침에 요란한 노크소리가 났다. 대충 짐작했듯이 소포들이 와 있었다. 국내에서 온 소포도 있었고, 한국에서 온 소포도 있었다. 한국에서 온 소포는 내가 기대하는 … 더보기

빈 시간에

댓글 0 | 조회 369 | 2024.02.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들으며아름다움이 넘쳐나슬픔 되어 옵니다쇼생크감옥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이중창을 들으며나도 자유한 존재가 되고파혹시 내게 … 더보기

리커넥트 2024 정신건강 프로젝트 소개

댓글 0 | 조회 397 | 2024.02.14
리커넥트 사회단체란?Reconnect는 무관심에 도전하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비영리 자선 단체입니다. 2016년에 설립되었고 사회적인 이슈인… 더보기

자신을 위한 용서

댓글 0 | 조회 275 | 2024.02.14
요즘 SNS를 통해 보여지는 개개인이나 가정들은 늘 행복하고 부족함없고 삶을 즐기고 풍요롭고 사랑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더 풍족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정… 더보기

헛 수고? 첫 수고!

댓글 0 | 조회 221 | 2024.02.14
자.. 이제 마지막... 이거 하나만 더하면....휴우.. 조심 조심.. 이제... 완성... 완성이다!! 완성이다!! 드디어 해냈다!!‘리샤르 플로’씨는 가늘게… 더보기

허벅지가 날씬하고 유연해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318 | 2024.02.14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졌거나 골반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 선천적으로 하체가 상체보다 좀더 발달한 체형 등 다양한 이유로 하체 비만을 걱정하고 고민하시는… 더보기

핵심만 파고드는 파트너쉽 영주권 가이드

댓글 0 | 조회 1,129 | 2024.02.13
애초에 영주권을 목적으로 교제를 한 것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사랑하고 영원을 약속한 사이에서 파트너쉽을 통한 영주권 신청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 더보기

사건의 지평선 그 너머

댓글 0 | 조회 368 | 2024.02.13
충주 석종사 참선 템플스테이‘5분만 바라봐’산다는 것과 초월한다는 것어쩌면 우리 삶의 곳곳에 놓인 블랙홀들과경계 언저리에서 아슬아슬 살아가는 삶그러나 언제고 꼭 … 더보기

사랑은 싸우는 것

댓글 0 | 조회 438 | 2024.02.13
시인 안 도현내가 이 밤에 강물처럼 몸을 뒤척이는 것은그대도 괴로워 잠을 못 이루고 있다는 뜻이겠지요창 밖에는 윙윙 바람이 울고이 세상 어디에선가나와 같이 후회하…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455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