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왕자 1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개구리왕자 1편

0 개 879 송영림

Me too 그리고 With you

 

원래 이번에 내가 다루고자 했던 이야기는 다른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반 이상 원고를 써 둔 상태이기도 하다. ‘개구리왕자’는 사실 다음 번에 다룰 이야기로 떠오르는 생각의 조각들만 수첩에 끄적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3b493627a0c0357c6d450ba3bc241e93_1548907127_2347.jpg
 

그러던 중 세계적으로 점점 더 뜨거워지는 Me too 운동과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백 그리고 With you까지, 인터넷에서 이들을 바라보며 자꾸만 뭔가가 마음을 후려치는 것이 느껴졌다. 

 

마침 짧은 에세이를 쓰며 잠시 이 주제를 다룰 수 있었고 그래서 잠잠해지나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갑자기 나와 주변에서 겪은 수많은 일들이 화마처럼 마음을 덮치기 시작했고, 결국 이렇게 이 이야기를 먼저 다루는 것이 마음의 불길을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 평소 차분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 편인데, 혹 내 격앙된 목소리가 이 글에 드러나면 어쩌나 하는…. 하지만 그럴 때 정말 좋은 것이 바로 옛이야기가 아니던가? 

 

옛이야기라는 바람직한 진리를 통해 불편함을 덜어내며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그리고 상처 입은 여성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와 이슈화 되거나 공론화 되어 그렇지, 여자로 태어난 이상 성희롱, 성추행, 심하게는 성폭력 등을 피해갈 수 있었던 사람은 아마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건 여자의 삶에서 어쩌면 일상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렇게 흔한 일로 얻게 된 상처는 여자의 일생을 뒤바꿀 정도로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죽하면 이제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친구들과 하는 이야기들 중에 늙어서 좋은 게 하나 있다면 그러한 일들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고 있어 다행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 든 여자에게는, 이제 더 이상 젊지 않고 예쁘지 않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또 다른 굴레가 폭력처럼 덧씌워지며 상처를 남기곤 한다. 

 

하지만 그건 좀 낫다. 그 경우엔 그래도 높은 자존감과 원숙함으로 그 어리석고 표면적인 이들을 무시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딸을 키우는 엄마의 삶이란 또 다른, 어쩌면 더 큰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게 한다. 

 

그러니 입 다물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자식이 없는 나도 딸과 같은 조카가 둘이나 있고, 몸도 맘도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아들 같은 조카가 있다 보니 결코 남의 일은 아니다. 그리고 사실 이제 모두 다 상생하며 함께 잘 살고 싶다. 

 

이제는 부모 세대의 밀집된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짓밟으며 경쟁하고, 인간성이 말살되어도 돈만 많으면 된다는 황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좀 더 정신적으로 안정적이고 고양된 삶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남녀 간의 거리와 그것을 좁히고자 또는 알고자 하는 책과 연구들은 이미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변의 남녀들은 늘 서로의 문제를 풀 수가 없어 갈등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영원히 만나지 못할 철로처럼 평행선을 달리고 있을 뿐이다. 

 

‘개구리왕자’는 여자에게 사랑 또는 남자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어떤 여자에게도 처음부터 한 남자가 왕자로 보이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물론 첫눈에 반해 사랑을 이루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 환상 이후의 관계 맺음과 지속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어쩌면 환상으로 끝나버릴 확률이 더 클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 주입된 남성 중심의 성에 대한 인식이 여성을 이해하는 쪽으로 조금씩 옮겨갈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사랑이란

댓글 0 | 조회 1,087 | 2018.06.28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7편사랑을 어려워하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즘 그래도 나는 사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사랑, 물론 나도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더보기

개구리왕자 2편

댓글 0 | 조회 1,053 | 2019.02.13
개구리 왕자옛날 사람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이루어지던 시절 한 왕에게 아름다운 딸들이 여럿 있었다. 그 중에 막내딸은 유독 아름다워서 해조차도 막내공주에게 빛… 더보기

아기장수 지킴이

댓글 0 | 조회 1,050 | 2018.09.29
아기장수 이야기 6편나는 아기장수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부당한 힘과 권력 앞에서 날개를 접어 넣고 부엉이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린 아기장수… 더보기

멍청이와 왕자들 1편

댓글 0 | 조회 1,035 | 2019.06.12
큰언니는 하늘이 낸다?이번에 다룰 켈트족 옛이야기 ‘멍청이와 왕자들’은 처음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제목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번역상의 제목일 테지 싶어… 더보기

멍청이와 왕자들 2편

댓글 0 | 조회 1,023 | 2019.06.26
큰언니는 하늘이 낸다?맏딸이 대표하는 여성성, 즉 여성적 리더십은 큰 힘을 발휘한다. 이 시대는 이제 더 이상 물리적인 힘이나 권위적이며 차갑고 경직된 남성성을 … 더보기

■ 내 운명과 삶의 주인

댓글 0 | 조회 1,008 | 2017.11.08
옛이야기와 치유-불행한 공주 10편 이 이야기는 굶어 죽을 팔자였던 사람이 좋은 상으로 바뀐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서 소년이 한 행동 중에 몇 가지 좋은 팔자로… 더보기

개구리왕자 3편

댓글 0 | 조회 1,005 | 2019.02.27
개구리에서 왕자가 되기까지의 중요한 시간들개구리와 왕자는 모두 여성이 보는 한 사람의 남성을 상징한다. 사실 여자가 낯선 남자를 사랑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 더보기

불행한 공주 4편

댓글 0 | 조회 997 | 2017.08.09
■ 운명의 실뭉치운명(運命)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의 일체를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해져 있는 앞으로의 존망이나 생사에 관한 처지’ 정… 더보기

멍청이와 왕자들 9편

댓글 0 | 조회 994 | 2019.10.09
맏딸 그런데 나는?나는 어느 날 나이 사십도 훨씬 넘어서 내가 왜 그렇게 나 스스로에게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 내가 얼마나 복이 많으며 행복한 사람인지에 대해 …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3편

댓글 0 | 조회 992 | 2021.02.24
지빠귀부리 왕(독일)한 왕에게 매우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그러나 공주는 너무도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해서 찾아오는 구혼자들에게 모두 퇴짜를 놓았고, 그들의 약점을…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2편

댓글 0 | 조회 979 | 2021.02.10
바다뱀(미국)조상들이 살던 시절 독수리의 집이라고 불리는 마을에 아름다운 족장의 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는데 옷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묻은 조… 더보기

푸른 수염 4편

댓글 0 | 조회 974 | 2020.09.08
피 흘리는 방남성은 경제적 능력, 여성은 젊음과 미모! 예나 지금이나 일반적으로 이성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조건이다. 사랑의 결실에 대한 정답은 늘 순…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2편

댓글 0 | 조회 970 | 2018.10.27
하이누웰레 소녀누누사쿠(Nunusaku) 산에서 내려온 아홉 씨족은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서(西) 세람의 이곳저곳에 머물렀다. 그들 중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더보기

손 없는 처녀 이야기 4편

댓글 0 | 조회 967 | 2019.12.11
'손'이 말하는 것‘손 없는 처녀’ 이야기는 위에 소개한 두 이야기뿐 아니라 전 유럽과 동양권, 중앙아프리카, 북미, 라틴 아메리카 등 전 세계에 걸쳐 전해진다.… 더보기

날개

댓글 0 | 조회 963 | 2018.09.16
아기장수 이야기 5편‘날개’하면 새, 천사, 비상(飛翔), 비행기, 꿈, 욕망과 같은 단어들 그리고 이상의 단편소설 제목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 더보기

불행한 공주 7편

댓글 0 | 조회 958 | 2017.09.27
■ 내 운명과 삶의 주인얼마 전 안무가이며 예술감독인 한 지인의 작품을 보았다. 그와는 약 칠 년 정도 알고 지냈고 그가 작업한 무용, 연극, 거리극 등 여러 가… 더보기

멍청이와 왕자들 5편

댓글 0 | 조회 954 | 2019.08.14
맏딸 콤플렉스와 자기 통합‘멍청이와 왕자들’은 가족 내 맏딸의 역할과 그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는 맏딸을 중심으로 자녀와 부모, 부부, … 더보기

개구리왕자 5편

댓글 0 | 조회 953 | 2019.03.27
양서류 개구리들에게 포유류 개구리들과 비교하는 것에 대하여 사죄하며나에게는 A라는 친구가 있다. 누구보다 바르고 성실하며 선량하고 어떻게든 밝게 살아보려고 애쓰는…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5편

댓글 0 | 조회 947 | 2018.12.11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태초의 어머니인 야자나무와 아버지 아메타를 통해 하이누웰레가 태어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특히 ‘검은’ 또는 ‘어두운 밤’… 더보기

개구리왕자 8편

댓글 0 | 조회 928 | 2019.05.15
도대체 왜?나는 또 남성들의 비아그라처럼 여성을 위한 ‘해피 드럭(Happy drug)’ 인 ‘애디(addyi)’ 라는 약이 있다는 기사도 접하게 되었다. 기사의… 더보기

멍청이와 왕자들 8편

댓글 0 | 조회 927 | 2019.09.25
맏딸 그런데 나는?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맏아들은 장남 노릇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집안을 잇는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특…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3편

댓글 0 | 조회 920 | 2018.11.16
하이누웰레 소녀소녀의 시신 조각들에서는 당시 아직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 이후 사람들의 주식이 된 식용 구근들이 생겨 났다.하이누웰레의 위는 커다란 단지가 …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4편

댓글 0 | 조회 919 | 2018.11.28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을 야만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 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나 인디언 옛이야…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7편

댓글 0 | 조회 882 | 2019.01.16
자연으로의 회귀요즘 인터넷을 접하며 특히 마음을 힘들고 불편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뉴스들이다. 너무나 비정상적이고 상식이나 이성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서… 더보기
Now

현재 개구리왕자 1편

댓글 0 | 조회 880 | 2019.01.31
Me too 그리고 With you원래 이번에 내가 다루고자 했던 이야기는 다른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반 이상 원고를 써 둔 상태이기도 하다. ‘개구리왕자’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