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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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0 개 1,034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김 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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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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