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듀오, 커피와 와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판타스틱 듀오, 커피와 와인

0 개 1,971 피터 황

ee74951184972ad24dff0524fbce4534_1547613234_6044.JPG
 

요즘 카페에서는 커피와 함께 와인이, 와인바에서는 와인과 함께 커피가 메뉴 판 리스트에 적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소믈리에나 바리스타들이 실제로 와인이나 커피 모두를 취급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자들이 커피의 향미에 눈을 뜨면서 와인처럼 커피를 가려 마시기 시작한 데 있다. 

 

먼저 맛과 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와인과 커피는 공통점이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기려는 사람들 때문에 이들 두 음료는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생산지의 기후와 토양은 물론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는 와인과 커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맛과 향의 배합이 가능하다. 그러니 와인과 커피 애호가들이 자신에게 맞는 맛과 향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히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아하다, 복잡하다, 풍부하다, 달콤하다’ 등 테이스팅을 하면서 맛과 향을 표현하는 어휘도 무척이나 유사하다. 질 좋은 와인에서 느끼는 풍미를 커피에서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품질을 평가하는 언어에서도 커피는 와인의 것을 많이 가져온 것도 사실이며 커피가 비록 개발도상국가에서 재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와인과 같은 감정체계를 개발하지 못해왔지만 시간과 장소에 대한 감각을 동일하게 전달하는 훌륭한 음료다. 

 

빈티지에 따라 원두 커피의 품질이 다른 것도 와인과 닮은꼴이다. 와인이 산지를 분류하듯이 커피도 마찬가지다. 과테말라, 니카라과 같은 나라들은 법으로 커피 산지를 구분하고 있으며 콜롬비아는 86개 지역으로 산지를 나눈다. 포도가 전 세계에 수많은 품종이 있듯이 커피도 병충해에 강하고 향미가 뛰어난 품종을 개발하면서 점차 다양한 커피들이 등장하고 있다. 

 

훌륭한 와인은 지리, 토양, 기후와 날씨 패턴을 포함하는 그 지역의 특성을 전달하는 능력으로 가치가 매겨진다. 와인의 명칭은 이같은 차이를 확인하고 보호하며 품질의 기준을 제공한다. 이와 같이 커피도 최근에는 마케팅을 위해 테루아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가 지역적 특징을 가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형식적인 호칭(appellation)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점차적으로 특별한 지역이나 농장을 기록하는 것이 증가하고 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생산국가별로 커피를 인식하고 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와인은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라 불리는 고품질의 포도로부터 온다. 예를 들어 피노누아(Pinot Noir)나 샤도네이(Chardonnay)라 불리는 품종들이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에 잘 견디는 비티스 라브루스카(Vitis labrusca)나 비티스 리파리아(Vitis riparia)와 같은 품종과 변종들로 분화한다. 커피도 유사한데 크게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구분된다. 아라비카는 스페셜티급 커피의 주요 원료가 되고 로부스타는 맛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주로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비티스 비니페라의 테두리 안에서 수백종의 포도 품종들이 상업 용 와인양조를 위해 재배되듯이 아라비카 종에도 부르봉(Bourbon), 티피카(Typica), 값비싼 게이샤(Geisha) 등 다양한 품종들이 있다. 

 

넓은 수확지역에서 분리된 예외적인 커피콩인 마이크로 랏(micro-lots)의 증가는 우수한 커피콩의 재배지역을 확인하게 해 주는데, 이는 와인에서 싱글 빈야드(single-vineyard)의 개념과 유사하다. 와인 상인들이 우수한 포도밭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유지하려 하듯이 동일한 개념이 커피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와인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커피의 질은 농장의 관습에서 출발한다. 오랫동안 채집자들은 단순히 수확한 커피콩의 무게로 돈을 받았다. 오랜 기간동안 질보다 양이 우선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열매가 익은 것을 확인하고 분류하고 가공하는 방법과 병충해나 물 관리법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농부들의 능력과 수입이 향상됐다. 수입이 많아지니 커피산지에서도 품질 좋은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와 더불어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만들어져 커피의 외관, 질감, 깔끔함 등을 평가해 80점 이상 점수를 받은 커피를 스페셜티 커피로 규정해 품질 제고를 유도하고 있다. 

 

와인이 유대 기독교의 유럽문화에 기반을 둔 음료라면 커피는 이슬람 세계의 특징적인 음료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는 문명 어디에서나 와인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아랍이 정복한 곳에서는 예외없이 커피가 발견된다. 커피와 와인은 극명하게 다른 두 문화를 대변하는 음료였지만 인간의 역사가 흐르면서 유럽문명과 아랍문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근대문명의 원동력이 되었다. 한 잔의 커피와 와인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풍요롭게 한다. 불화와 갈등을 해소시키는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따뜻한 커피와 향기로운 와인의 자리에 진실한 사랑이 더해질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07 | 4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80 | 5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71 | 6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76 | 6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1 | 6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492 | 6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0 | 6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5 | 6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5 | 6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54 | 7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06 | 7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07 | 7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148 | 7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99 | 7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3 | 7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6 | 7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03 | 7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2 | 9일전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76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6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09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4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3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5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