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셋의 야릇한 동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그들 셋의 야릇한 동거

0 개 975 이윤수

사랑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와 이성적인 비키(레베카 홀)가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떠난다. 그 곳에서 매력적인 화가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나는 두 친구. 끈적끈적한 눈빛과 달콤한 목소리로 유혹하는 그를 강하게 거부하는 비키와 달리 크리스티나는 넘어가고 만다. 

 

허나 조금 지나서 까칠하게 대하던 비키마저 안토니오와 몸을 섞지만, 예정된 결혼을 위해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홀로 남은 크리스티나와 안토니오가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던 어느날, 갑자기 등장하는 안토니오의 전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 없이는 못살겠다고 떼를 쓰는 그녀를 두고서, 크리스티나는 어쩌지 못한다. 

 

그녀의 불같은 성질과 한 차례 자살소동을 벌였다는 소식을 들은 터다. 결국 한 남성을 둘러싸고 전처와 현재 애인이 동거하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벌어지는데… (중략)

 

종종 타이틀명과 번안 제목이 아주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영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비키와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가다>(Vicky Cristina Barcelona)가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바뀌어졌으니 말이다. 

 

ee74951184972ad24dff0524fbce4534_1547597147_1168.jpg
 

번안 제목을 풀어보면, 내 남자 애인의 아내도 좋아한다니, 결국 양성애자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그러한 장면이 등장한다. 크리스티나가 마리아와 레즈비언 행위를 벌이는 장면이 잠깐 등장하고, 심지어 안토니오와 함께 셋이서 농도 짙은 애무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면이 있다고 해서, 이 영화의 주요 코드가 동성애나 양성애는 아니다. 바로 남녀 간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안에서 사랑과 갈등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추하거나 난잡한 느낌이 들지 않는 <내남자의 아내도 좋아>. 이러한 배경에는 등장인물이 겪는 갈등과 사랑이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 만큼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애정 전선은 안토니오를 축으로 하여 크리스티나, 비키, 마리아, 세 명의 여성이 연결된다.

 

우선 안토니오는 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아주 편한 사고방식을 지닌 바람둥이다. 그는 오는 여자 막지 않는 소위 다다익선을 추구하고 있다. 영화 초반에 크리스티나와 비키에게 느끼한 목소리로 셋이 함께 사랑을 나누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는 대목이야말로 그의 여성편력이 어떠한 지를 잘 설명한다.

 

그는 크리스티나와 밀애를 속삭이면서 한편으로 약혼자가 있는 비키에게 결혼하지 말고 자신과의 사랑을 키워나가자고 설득한다. 더욱이 전처인 마리아가 자살소동을 벌이자, 그녀를 과감히 내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우유부단함도 드러낸다. 그는 ‘좋은 게 좋은 식’이라고 행동하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들에게 상처만 입힌다. 

 

여성들은 그의 곁에 오래 남아 있을 수가 없다. 어느 땐가 자신도 크나 큰 상처를 입을 걸 예상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그는 동정할 가치조차 없다. 어차피 그는 새로운 미지의 여성을 다시금 찾아 나설테니 말이다.

 

크리스티나는 로맨스라면 두려움을 모르는 열정적인 여성이다. 거기에다가 육감적인 몸매까지 지녔으니, 그녀의 야릇한 눈길 한 번에 남성들을 혹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단언컨대 크리스티나는 거의 모든 남성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생각해보라. 천진난만한 외모와 대비되는 육감적인 몸매, 거기에다가 조건 따지지 않고 열정적인 사랑만 추구하는 그녀를 어느 누가 싫어하겠는가. 허나 이러한 여성은 다소 부담스럽다. 아마도 결혼이 아닌 연애 상대에 국한한다면, 영화 속 어느 여성보다 매력적인 스타일임엔 틀림없다. 그녀는 이전에 사랑에 실패했고 현재도 실패했고 내일도 불확실하다.

 

다음으로 불같은 성질을 지닌 마리아는 최근에 종영한 TV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여주인공 같은 느낌이 든다. 남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가도 한번 수틀리면 남편을 향해 육두문자와 함께 총질을 해댈 수 있는 광기의 여성. 

 

(물론 한국사회는 총기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아마 이 영화의 속편이 만들어진다 해도, 마리아는 새로운 사랑을 추구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안토니오와 지지고 볶고 다시금 사랑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마리아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즈와 안토니오역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실제 연인 사이라는 것. <하몽하몽>(1992)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재회했다는 점도 감회가 새롭지만,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비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이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하며 그러한 조건에 맞는 남성과 약혼도 했다. 그러나 교과서 같은 생활에 갑자기 안토니오가 끼어들어, 무척이나 흔들린다. 이성적이며 현실주의자였지만, 여태껏 못 느꼈던 섹스와 연애의 달콤함에 가슴 설레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그녀는 제자리를 찾아 나선다. 안토니오와의 관계가 순간의 열정일 뿐 지속적인 사랑은 결코 될 수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영화의 결말은 아주 독특하다. 얽히고설킨 애정 전선의 마무리가 비키를 제외하곤 출발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다소 밋밋하고 뭔가 빠진 느낌. 허나 오히려 이러한 결말이 실제 인생의 한 면을 엿보는 것 같다. 인생은 영화 속 클라이맥스와는 달리 좀처럼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세상사는 정답도 없지 않은가. 

 

이 영화에서 비극으로 끝난 등장인물은 없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했고 그 결과를 당당히 받아들였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졌다고 해도 그리 잘못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우즈벡 겉핥기

댓글 0 | 조회 484 | 2023.10.10
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으려 일부러 알아보지 않고 왔다. 저녁에 공항에 내려 숙소로 오는데 상당히 놀랐다. 운전이 왜 이러지? 시내의 도로는 우… 더보기

재산 관계법(PRA) 과 다수의 파트너의 관계성

댓글 0 | 조회 657 | 2023.10.10
법원의 역할은 국회의 입법을 특정 사례에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며, 필요한 경우 입법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나 이때 공백 채우기가 국회의 입법 역할을… 더보기

Study tips: 성공적인 학습 일정 만들기

댓글 0 | 조회 442 | 2023.10.10
“너무 바빠서 깜빡했다”라는 이유로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잊어버린 경우가 자주 있습니까?아니면 공부하려고 앉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나요?만약 이런 문제… 더보기

인간의 본래 기능을 다 찾으려면

댓글 0 | 조회 383 | 2023.10.10
외경과 연결이 안 되었다고 해서 당장 죽거나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간이 원래 가졌던 기능을 다 찾으려면 외경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다들 이… 더보기

‘박쥐 여인’의 경고

댓글 0 | 조회 1,141 | 2023.10.07
통계청(統計廳, Statistics Korea)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022명으로 처음 1,000명을 … 더보기

귀에서 물이나 고름이 나오나요?

댓글 0 | 조회 1,267 | 2023.09.27
중이염은 크게 화농성과 삼출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은 병의 진행기간으로 보아 다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여기에서 설명할 화농성 중이염은 쉽게 말해… 더보기

그대, 지극히 적은 소수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489 | 2023.09.27
이제 2023년의 3번째 텀이 끝나고 연말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4번째 텀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은 크게 두가지의 부류로 나뉘게… 더보기

직원과 계약직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댓글 0 | 조회 1,227 | 2023.09.27
직원과 계약직을 둘다 고용하시는 중이신가요? 그들은 다르게 급여를 받고 세금이 부과됩니다.당사자가 무엇이라고 부르던, 그 설명은 결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의… 더보기

​제7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 수상소감 - 메도무라 슌

댓글 0 | 조회 388 | 2023.09.27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게 수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정위원을 비롯한 문학상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소설이… 더보기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하여 도움이 되는 3가지 학습 전략

댓글 0 | 조회 464 | 2023.09.27
여러분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공부를 하고 나서 그 공부한 내용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 더보기

잘록한 허리 만들어주는 3가지 운동

댓글 0 | 조회 565 | 2023.09.27
먹는 걸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때론 넘치는 식욕이 조절이 안될 때가 있는데요, 특히 저녁은 조금 일찍 먹거나 적게 먹어야지 다짐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늦게 먹거나… 더보기

명쾌하게 이해되는 VISITOR비자

댓글 0 | 조회 1,131 | 2023.09.27
뉴질랜드 국적자가 한국에 입국하고자 하면 사전에 비자를 신청해서 받아야만 할까요? 반대로, 한국 국적자가 뉴질랜드에 입국하고자 한다면 비자가 필요할까요? 일반적으… 더보기

‘청어’ 신선한 열정, 멋지다

댓글 0 | 조회 570 | 2023.09.27
봄이 문 앞에서 서성대며 보챈다. 어서 반갑게 맞이해 달라고 . . .오늘아침 단장님 굿모닝 톡에도 봄소식이 묻어왔다. 고목에 새 순이 돋아나니 우리도 힘내자는 …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321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총총히 돌아서 갔다그들은 모두 낯선 … 더보기

움직이는 봄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댓글 0 | 조회 409 | 2023.09.26
초록이 아닌 연두, 빨강이 아닌 분홍. 봄의 빛깔은 절정에 머문 것이 아니라 부단히 움직이는 과정의 빛이다.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공주이고 특히 그 중심에… 더보기

우주기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댓글 0 | 조회 434 | 2023.09.26
얼마 전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남반구의 오존층이 많이 파괴되어 천기 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더군요. 산소가 결핍되어 몸도 많이 나른하고요. 산소량이 부족한데… 더보기

강제 정년 퇴직

댓글 0 | 조회 1,548 | 2023.09.26
정년은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늦어도 60세 이상이면 정년퇴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는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 더보기

플러밍 - 뉴질랜드 비데 설치 규정 알아보기

댓글 0 | 조회 1,230 | 2023.09.26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교포분들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편리한 비데(핸드 스프레이 포함)를 자신의 집에 설치하고 싶어합니다. 워낙 뉴질랜드 비데 가격이 높기도 하… 더보기

잃어버린 채 살고 있습니다

댓글 0 | 조회 924 | 2023.09.2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나는 비 오는 날에 골라서 쓰고 나갈 여러 개의 우산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러나 비 맞은 아들을 닦아주는 어머니의 손길을 잃었습니다.나는 저녁… 더보기

우울증과 자살

댓글 0 | 조회 1,222 | 2023.09.22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이후 무기력(無氣力)과 우울감(憂鬱感)이 전염병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7천명… 더보기

이상적인 고등학교 성적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1,430 | 2023.09.20
▲ 자료 R고등학교 프레젠테이션뉴질랜드 일부 고등학교들이 새로이 바뀌는 new NCEA 프로그램을 대신하여 11학년 과정을 대체하는 학교 자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 더보기

정신건강 인식 주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댓글 0 | 조회 549 | 2023.09.18
정신건강 인식 주간은 뉴질랜드인들이 자신의 웰빙을 증진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마다 시행되는 캠페인이다. 1993년 많은 사람들이 정… 더보기

지기, 천기, 우주기

댓글 0 | 조회 547 | 2023.09.13
기운은 맑고 탁함에 따라 정기와 탁기로 나눈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디서 오는 기운이냐에 따라서는 지기(地氣), 천기(天氣), 우주기(宇宙氣)로 나눌 수 있습니다.지… 더보기

우리는 왜 이토록 오만해졌을까

댓글 0 | 조회 1,111 | 2023.09.13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되 교만함이 없다’(貧而無諂, 富而無驕).‘논어’에서 제시된 이상적 인격의 형태다. 사실, 유교를 포함한 세계 모든 종교의 경전에… 더보기

아침 얼굴 붓기와 뱃살 제거에 딱! 15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803 | 2023.09.13
자기전 야식이나 과식을 하고 자면 아침에 얼굴도 땡땡 붓고 배도 평소보다도 더 볼록 나오는 것 같죠?가장 좋은 건 저녁을 일찍 마치고 가볍게 산책하고 숙면을 취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