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정신건강, 노회찬과 제이미리 로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치인의 정신건강, 노회찬과 제이미리 로스

0 개 1,099 김임수

한달전 뉴질랜드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이 있었다. 국회의원 제이미리 로스가 중국인 사업가의 정치기부금 수령과정에서 국민당 당수 사이먼 브리짓스의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폭로하며 소위 가미가제식 폭탄을 연일 투척한 것이었다. 국민당은 몇달 전 이미 자체 조사로 조용히 종결했던 로스의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처신과 행동, 그리고 여성의원등과의 불륜등을 폭로하며 그를 역공하게 된다. 한때 브릿지스의 오른팔 역할을 자처했던 제이미리 로스는  두사람 사이의 사적 대화 녹취록을 언론에 전격 공개함으로써 맞불을 놓았다. 뉴스 언론들이 이렇게 좋은 먹잇감을 놓칠 리가 없다.  동료국회의원에 대한 욕설과 인종차별적 대화가 모두 다 까발려져 안그래도 순진한 (?) 뉴질랜드 국민들이 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의 정치행태에 환멸을 느끼며 일종의 열등감마저 가지고 있던 필자에게 이 뉴스는 묘한 흥분을 일으켰다. ‘그래,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야.  세계 1, 2위의 청렴도를 자랑하는 뉴질랜드 정치인도 별 수 없지. 그들이 이슬만 먹고 사는 고귀한 존재만은 아니라는 것이지’ 

 

한편, 양쪽의 난타전 와중에 로스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뉴질랜드에서는 Mental Health Act 2007법에 의거하여 해당 의료팀이 환자 자신과 공익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환자를 강제입원 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뉴질랜드 국회에서는 여, 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의 정신건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는 정치하는 사람들은 남 앞에 나서서 말하기 좋아하며 무리속에서 자기가 꼭 대장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얼굴이 두꺼운 정치인들이라고 해서 그들이 모두 소위 강철멘탈의 소유자일 수는 없다. 사실, 세상에 강철멘탈이라는 것은 없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나약함을 적절히 위장하는데 능한 사람들일 뿐이다. 

 

30대 초반의 약관 로스의원의 순탄치만은 않았던 성장배경이 주목을 끈다. 그는 자신을 양육할 수 있는 정신적 상태가 아니였던 부모 곁을 떠나 조부모의 품에서 성장을 했다고 한다. 16세에 고등학교를 일찍 떠난 후 18세에 지역의회 카운슬 의원에 당선되고 20대 후반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승승장구 정치 신데렐라의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과의 공생보다는 정글 게임속 승리만을 추구하는 냉혹한 야심가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이 스캔들을 접하면서 몇달전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의 노회찬의원이 생각났다. 평소 청렴하고 소박한 서민 정치인의 이미지를 쌓아왔던 그이기에 그의 자살 소식은 더욱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돈과 관련하여 결벽에 가까운 자기검열의 기준이 무너지는 자괴감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한 사람만에게라도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고 도움을 청했다면 비극은 막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우리 인간은 늘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실수와 잘못이 자기 자신이라는 그릇된 믿음으로 빠지기 쉽다.  실수와 잘못은 우리가 행하는 무수히 많은 행동중에 부정적 원의를 통해서 결과로써 드러난 것일 뿐이다.  그러니, 실수안에서 머무르며 그것을 꼽씹으며 자기부정의 늪에 빠질 필요가 없다.  실수를 자기화 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 위험한 일이다.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져 자기 부정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우리는 자살의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죽고 싶을 정도로 자기 자신이 미워지고,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 잠시 숨을 고르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라. 바로 옆에 도움의 손길이 있을 것이다. 

 

분명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다. Tomorrow will be better.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드라마 ‘SKY캐슬’를 보며 H원장님을 기리다

댓글 0 | 조회 1,396 | 2019.02.26
코믹 입시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선보이며 숱한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절찬리에 막을 내렸다. 다소 극단적인 방향으로 과장되게 상황묘사를 했지만 현… 더보기

새해 가족이 모두 모였는데 행복하지 않아요!!!

댓글 0 | 조회 1,703 | 2019.01.30
2019년 새해가 활짝 열렸습니다. 독자여러분, 성탄과 새해 연휴기간동안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셨는지요? 아무쪼록, 올 한해도 건강하고 평안하시기를 기원… 더보기

뉴질랜드, 중국, 일본에서 자란 세명의 한국 젊은이들

댓글 0 | 조회 2,062 | 2018.12.21
2018년이 저물어갑니다. 독자여러분, 한해동안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과의 사연들을 잘 정리하고, 또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쳤던 기쁨, 슬픔, 노여움, 아쉬움 등의 … 더보기

현재 정치인의 정신건강, 노회찬과 제이미리 로스

댓글 0 | 조회 1,100 | 2018.11.28
한달전 뉴질랜드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이 있었다. 국회의원 제이미리 로스가 중국인 사업가의 정치기부금 수령과정에서 국민당 당수 사이먼 브리짓스의 위법행위가… 더보기

대화할 때 시선처리 딜레마

댓글 0 | 조회 3,237 | 2018.10.25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주 느끼는 바이지만, 엘레베이터나 공공장소에서 낯선 사람과 대면하였을때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뉴질랜드에서 하듯이 … 더보기

카톡에 웃고, 카톡에 울고

댓글 0 | 조회 2,346 | 2018.09.25
회의를 마치고 모바일폰을 확인하니 한국의 어머님으로부터 카톡 전화가 와 있었다. 백일이 지난 증손자의 동영상도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팔순을 훌쩍 넘기신 아버님과 … 더보기

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댓글 0 | 조회 1,654 | 2018.08.22
‘제 주변에는 왜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 옆에 있으면 주눅이 들고 초라한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요!!’독자분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 더보기

월드컵축제의 어두운 이면,“스포츠도박”

댓글 0 | 조회 1,396 | 2018.07.26
2018 FIFA 월드컵이 한달여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주 막을 내렸다. 결승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꺾고 20년만에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아시아 대… 더보기

50대 아재 방탄소년단에게서 배우다

댓글 0 | 조회 1,998 | 2018.06.14
지난 4월 한인의 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참가자 그룹이 있었다. 뉴질랜드 젊은이들로 구성된 K-Pop 동아리였다. 리더 격으로 보이는 백인 여학생과 잠깐 대화를 … 더보기

자녀들의 딜레마, 한국식? 뉴질랜드식?

댓글 0 | 조회 2,863 | 2018.05.25
우연히 대학생 딸의 문신을 본 후 충격을 받고 한달 넘게 딸과 대화를 끊고 있다는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의 책상에서 콘돔을 발견한 후 아이를 야단쳤더니 돌아오는 … 더보기

이민생활, 아이들도 어른만큼 힘들다

댓글 0 | 조회 3,016 | 2018.05.09
얼마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1.5세대 젊은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낸 그들의 이민정착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더보기

개떡같은 영어에서 찰떡같은 영어로

댓글 0 | 조회 2,664 | 2018.04.24
키위 앞에서 말문이 막힐 때 얼굴이 붉어지며 식은 땀이 나시는가? 그렇다면 여러분의 신진 대사 활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은 상당한 육체적, … 더보기

영어가 문제인가, 태도가 문제인가

댓글 0 | 조회 2,400 | 2018.03.27
‘뉴질랜드에 오래 살고 있으니 영어는 이제 자유자재로 구사하겠네?’ 고국의 친구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질문은 마치 ‘인생을 오… 더보기

한국인 키위, 치매에 대한 인식 차이

댓글 0 | 조회 2,038 | 2018.02.28
토요일 아침, 자동차 2대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황. 먼저 출발하기로 한 차가 틱 틱 소리를 내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아이고!! 또 배터리 방전이다.어제 퇴… 더보기

65세에 회고하는 이민생활 25년

댓글 0 | 조회 6,133 | 2018.02.13
지난 1년간 뉴질랜드를 떠나서 한국에서 생활하던 A선배가 돌아왔다. 맞벌이하는 아들, 며느리 가족 곁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손주 돌보러) … 더보기

생긴대로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1,373 | 2018.01.31
휴가기간중 가족들과 함께 영화 ‘The greatest showman’을 관람했다. 전설적인 엔터테이너 P.T. Barnum이 만든 Barnum & Bai… 더보기

2017년 거리로 나온 사람들

댓글 0 | 조회 1,353 | 2017.12.20
아시안패밀리서비스 심리상담실 (5)‘다사다난’했다는 한마디 말로 표현하기에는 정말로 턱없이 부족한 2017년 한해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천지개벽의 격변을 겪었습니다… 더보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댓글 0 | 조회 1,913 | 2017.11.22
10년전인가 이렇게 요상한 제목의 한국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한국판 서부활극 오락영화였는데 세 주인공을 각각 이렇게 묘사한 것이었다. 또, 우스개 소리로 이런 … 더보기

분노 감정 조절-오감에 충실하자

댓글 0 | 조회 1,500 | 2017.10.26
이번 회에는 ‘화’나 ‘불안’등의 감정들에 대응하는 실제적인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늘, 말씀드리지만, 감정을 잘 돌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 더보기

‘화’바이러스를 퇴치하자

댓글 0 | 조회 1,434 | 2017.09.27
‘화’나 ‘분노’감정에 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식중의 하나가 ‘화를 참으면 병에 걸리므로 이를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라는 것이다. 맞는 얘기이다… 더보기

‘화’, ‘분노’ 모두 감정먹기(?) 나름이야!!!

댓글 0 | 조회 1,639 | 2017.08.22
혹시, 여러분 마음 한 가운데 큰 호랑이 한마리가 들어 있지는 않은가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조금이라도 틈새가 보이면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며 곧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