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과 계약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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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과 계약사이

0 개 2,003 Jane Jo

나는 페북(FACEBOOK)을 2005년도에 시작했다. 나름 early adopter 였던 셈이다. 페북보다 1999년에 먼저 태어난 대한민국의 싸이월드가 대부분의 네티즌들 사이에 열풍이 불었던 시절에도 미니홈피를 안열어서 왜? 뭣땀시? 하는 식의 친구들의 눈초리를 견뎌야 했었다.  

이유는 하나, 나의 사생활을 내가 모르는 이들이 보고 듣고 웃고 판단하고 충고하며 때로는 시기 질투 때로는 부러움을 가지고 내 인생을 들여다 보는 것이 마땅치 않아서였다.

그랬던 내가 페북을 시작한건 아마도 나의 주거환경이 달라져서였던 거 같다. 그즈음 나는 호주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있었고 본인과 상관이 없어도 온라인상에서 한사람을 ‘살인’도 하고 ‘성인’도 하는 한국의 “군중심리”네티즌 문화와는 많이 다른 곳에 있으면서 자연스레 마음이 유해진 탓도 있었지만 그즈음 인터넷 상에서 비지니스를 하고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하는 것들이 호주에서 “보편화”가 되어가는 추세였기 때문에 나 또한 그 대류에 동참했던 것이다. 

미니스커트를 젤 먼저 입는 선구자는 아니었지만 유행이 되고 나면 내 눈에 익숙해지고 나면 나도 한번? 하고 따라 입어 보는 뭐 그런거 비슷한 거 같다. 그러다 이제는 늘 남들이 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하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 Digital Marketer가 되었다.

한 열달 전쯤부터 페북 커뮤니티 중에 하나인 뉴질랜드 이야기에 정보성 글을 나누려 하니 한국어로 글을 쓴 적이 한 8년쯤 오래되어 어색하지만 3천명이 넘는 팔로워 중에 한국인이 10% 이하였던 내 페친리스트에 한국 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몇몇 분은 오프라인상에서 비지니스를 의논하기도 하고 도 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어느땐 말도 안되는 떼를 쓰시기도 하신다. ㅎㅎ

 

오늘의 주제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단 한번의 Click으로 친구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오늘을 살면서 좀 헷갈리지 말고 지켜갔으면 하는 마음에 끄적끄적 몇자 적어내려가 본다.

흔히들 “약속”과 “계약”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는 흔한 일이고 또 어느 정도 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있거나 가족 관계이거나 특별한 관계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 알아왔거나 하는 경우 이런 혼란을 겪는 경우가 더 많다. 

온라인상에서 부동산 임대에 관하거나 비지니스를 새로 시작하거나 디지털 마케팅에 대해서거나 요리법에 대해서거나 정말 다양한 질문들을 페북 메세지로 해 오신다. ㅎㅎ 내가 올리는 글들이 이런저런 정보들의 짬뽕탕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연락오시는 분들 중에 고민을 털어 놓으시는 분들의 대부분의 경우는 이 약속과 계약 사이의 차이점을 인지 하지 못했거나 인지하였어도 무심히 지나쳐서 생긴 일들이 많다. 그래서 안타깝다.

약속은 대부분 구두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고 서로를 믿는 마음에 제 3자의 개입이나 제약없이 두 당사자간에 결정한 일들이다. 몇 시에 어디서 만나 하고 그 시간에 나가지 않았다고 경찰을 부를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계약의 경우는 다르다. 정해진 법이 있고 그 테두리 안에서 지켜지지 않은 계약은 제3자의 개입을 받는다. 물건을 사려고 계약금을 내고 언제까지 잔금을 치르겠다 계약을 했다면 잔금을 지불하는게 단 1분이라도 늦으면 법적으로 물건주인이 물건을 팔지 않아도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고 그게 계약서 내용이 그렇다면 어디 가서 항의도 할 수가 없다. 이게 “계약”이다.

 


 

한국 사람들 사이에는 관행이나 관례, 즉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 나도 따라야 하거나 해야될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참 많다. 뉴질랜드에서 사는 한국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여긴 뉴질랜드이고 이 나라는 이 나라에 맞는 법이 있고 나중에 법원에 불려가서 “이런거 몰랐어요”, “원래 이렇게 하기로 했었어요”하는 말들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중요한 비지니스이거나 약속일 경우에는 문서화하는 게 백번이면 백번 다 옳다. 나중에 니가 잘했니 내가 잘 했니 이러기로 했었다 아니다 분쟁하고 얼굴 붉히지 말고 가까운 사이일 수록 더 이런 부분을 확실히 하고 이것을 요구하는 것에 기분나쁘거나 섭섭해도 말자. 또 이것을 요구가 어려워서 쭈볏쭈볏 대지도 말자. 상대방이 나를 못믿어서 아니면 내가 상대방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이건 자동차를 몰려면 운전면허증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것과 같은 거야 라고 이해 해 보면 어떨까? 

약속만 가지고 될 것들에도 계약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 내일 엄마 용돈드릴건데 이달엔 이만큼 드릴거야 괜찮지?”“응 그렇게 해드려, 잘 생각했네.” “그럼 자기야 여기 계약서에 싸인해줘...”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꽁트극을 하라는게 아니라 잘 모르겠을 상황이면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계약이 필요한 것이면 계약을 그것도 내용을 잘 살펴봐가며 하라는 권유다. 또한 계약에 따르는 보너스인 ‘기록’도 게을리 하지 말자.

***님, 집주인이 6개월마다 스팀클리닝을 해주기로 했다면 이메일로 정리해서 ‘이렇게 약속해 주셨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하고 메일을 보내십시요. 

***님, 고용인 분이 약속하신 근무 시간과 유급휴가에 대한 부분을 현재 본인이 가지고 계신 고용계약서에 첨부해 줄 것을 요청하세요. 

***님, 구매자가 문자상에 언제까지 잔금을 치르겠다고 하셨고 그에 따라 트레이드미에 올리신 차량광고를 모두 내리신다는 내용의 문자가 있다면 디포짓한 금액에 대한 환불은 ***님의 의중에 달려있습니다. 구매자 분과 상의하세요.

비지니스를 하다보면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요즘같이 온라인이 또 다른 하나의 시,공간으로 공존하는 세상에는 예전에 비해 두배 세 배 더 다양한 사람들을 다양한 루트로 만나고 이야기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세상일수록 약속과 계약사이에서 헷갈리지 말고 잘 가려서 살아야 인생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줄어든다.

구글맵핑만 신청하신 고객님께서 왜 본인 비지니스 이름을 치면 구글 지도에는 나오는데 구글검색에서 제일 먼저 안 나오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셔서 귀가 아픈 코끼리 아줌마 제인 씀. ㅎㅎ 

■NZICON: Jane Jo, thejanejo@gmail.com  *www.nzth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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