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날개

0 개 974 송영림

아기장수 이야기 5편

‘날개’하면 새, 천사, 비상(飛翔), 비행기, 꿈, 욕망과 같은 단어들 그리고 이상의 단편소설 제목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나의 어머니와 Y라는 친구가 생각난다.  

 

어머니는 내가 어린 시절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아마도 가정 내에서 육아와 집안 살림으로부터 도망쳐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어른이 된 후 어머니의 그 바람을 많은 결혼한 여성들에게서 발견하고 그것이 ‘선녀와 나무꾼’에서 선녀의 날개옷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창시절 내 짝꿍이었던 Y는 참 착하고 조용하며 작고 여린 소녀였는데 태어날 때부터 한쪽 발목이 꺾여 있어 걷는 데 약간의 장애가 있던 친구였다. 당시 나는 Y를 생각하며 ‘찢어진 날개를 가진 나비’라는 글을 썼었고, 그 친구가 항상 잘 되고 잘 살기를 바랐었다. 당시 내가 쓴 글의 내용이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나비가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극복한 이후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Y와 연락이 끊긴 지 20여 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가끔씩 그 친구가 생각난다. 그리고 그 천사 같았던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란다. 

 

날개는 두 가지의 의미를 상징한다. 하나는 비상이나 꿈과 같은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의미와 다른 하나는 이루어지기 힘든 이상, 허황된 욕망, 헛된 꿈과 같은 어쩌면 바라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부정의 의미가 그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비상을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체로 비상에 대한 꿈은 어린 시절에 품는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꿈을 접게 된다. 사는데 바빠서, 먹고 살아야 하므로, 힘이 없어서, 그냥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육아나 살림살이에 지쳐서, 가족을 책임져야 하므로 등등 다양한 이유와 핑계 때문에 자신의 꿈과 날개를 겨드랑이 깊숙이 넣어 버리거나 아예 꺾어버리기도 한다. 또는 자신에게 날개가 있었다는 것조차 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반대로 스스로 날개를 접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압력에 의해 날개가 꺾이는 경험을 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혹은 날개가 꺾이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봐야 하거나 또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누군가의 날개를 꺾어버린 적도 있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겨드랑이 안의 꺼끌거리는 날개를 내보이거나 펼쳐보지도 못한 채 숨겨야만 했을 수도 있고, 펼치거나 잠시 비상을 해본 후 어쩔 수 없이 날개를 꺾어야만 했을 수도 있고, 또는 비상을 하다가 추락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기장수 이야기의 핵심은 아기장수가 뜻을 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날개를 달고 있는 이야기, 날개가 없는 이야기, 부모가 죽이는 이야기, 국가에서 죽이는 이야기도 있고 특이하게 아기가 여자인 각편도 하나 있다. 하지만 그 여러 가지 각편의 가장 중심에는 아기가 상징하는 것처럼 채 자라지도 못한 꿈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 버린다는 것이다.

 

아기란 갓 태어난, 미처 성숙하지 않았고 아직 혼자서는 독립을 이룰 수 없으며 성장을 위하여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다. 그런데 주변의 어른들은 국가 권력의 부당한 힘과 두려움 앞에서 비겁하게 아기를 죽이고 만다. 그 비겁함이 결국 나라와 자신들의 미래를 망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근시안적 판단으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약하고 힘없는 소심한 민중들이 자기에게 미칠 화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었다. 

 

사실 이러한 일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사회적 편견이나 선입견, 고정관념, 기성관념 또는 주변의 눈치나 갑의 횡포, 국가 권력 앞에서 아직 자라지도 않은 생각의 싹을 잘라야 한다거나 죽여야만 하는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7119d405f85245ea0c3a3bbbfc27bb7f_1537051147_004.jpg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203 | 2일전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 더보기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238 | 3일전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오늘은 뉴질랜드에서의 가스 에너지 사용 및 관련 안전 지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뉴질랜드는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더보기

멀어도 멀지 않은 길

댓글 0 | 조회 103 | 3일전
스페인에서 온 연인의 범어사 템플스테이그런 길이 있다.분명 긴 시간을 내야만 도착지에 이를 수 있는 길인데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다려지는 길.길에 오르기 시… 더보기

종자

댓글 0 | 조회 94 | 3일전
시인 최 재호울음 그친 하늘이 다시 내게로 온다짓눌렸던 평온을 쓰다듬어희망의 늦잠을 깨우며거리엔 청소 끝난 하수를 흘려 보내듯그 눈물로 긴 여정 끝의 내 더러운 … 더보기

알고 나면 속 시원한 학생비자

댓글 0 | 조회 386 | 3일전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시작하고자 하면, 그에 걸 맞는 비자상태를 득한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 접하게 되는 순간, 소위 … 더보기

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443 | 3일전
2024년 5월17일(금요일)은 핑크셔츠데이(Pink Shirt Day) 입니다. 핑크셔츠데이는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근절하고자 만든 날입니다. 뉴질랜드… 더보기

잔인한 5월

댓글 0 | 조회 418 | 3일전
‘그니까요 쌤~ 제가 자~알 알아 들었다니까요~ 잔소리는 이제 그마~~안~~’누가 선생이고 누가 학생인지 헷갈릴 정도로 Y의 목소리는 평온했습니다. 이미 이렇게 … 더보기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재하는 식사와 생활 습관

댓글 0 | 조회 827 | 4일전
1.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습관들유익균은 주로 섬유질을 좋아한다. 유익균은 섬유질을 분해하여 다른 좋은 물질들을 만드는 일을 한다. 충분한 섬유질을 먹지 않으… 더보기

두 죽음의 방식: 홍세화와 서경식

댓글 0 | 조회 499 | 4일전
▲ 왼쪽부터 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고 서경식 일본 도쿄경제대 명예교수. 한겨레 자료사진지난 4월20일 오후에는 2023년 12월18일 세상을 뜬 재일 디아스포… 더보기

우리 명상은 철저한 내공

댓글 0 | 조회 137 | 4일전
명상에는 크게 외공(外功)과 내공(內功)이 있습니다. 외공이란 기운을 밖으로 발산해서 무술을 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하는 것으로서 기공(氣功)은 거의 다 외공입니… 더보기

쓰레기통을 내어 놓다가

댓글 0 | 조회 906 | 4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양이 발걸음도 들리려는 밤쓰레기통 내어 놓다가밤하늘이 고와그대로 먼 길 떠나한 사흘쯤 걸어얼기설기 사립문발끝걸음 들어서면토방에 놓인 신발 … 더보기

지출 내역 절약하기

댓글 0 | 조회 380 | 4일전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특정 비용 또는 ‘지출’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큰 규모의 가족 사업이건 소규모 신생 기업이건 비용, 경상비 및 공급업체 청구서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댓글 0 | 조회 148 | 4일전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잔병치레를 하며, 힘이 없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며, 매우 신경질적인 아이를 말한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튼튼하지만 물렁물렁한 … 더보기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412 | 7일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맨발걷기에 좋은 계절인 4-5월을 맞아 전국 …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84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323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629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45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42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48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209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85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47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43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205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