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사건 재판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소액 사건 재판소

0 개 1,615 Shean Shim

■ Disputes Tribunal 


저는 여기 살면서 키위하고 분쟁이 있었을 시 져 본 적이 없다고 지난 번 칼럼에서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완패한 적이 한번 있었습니다. 저와 관련된 일이 아니고 제 딸과 관련된 일입니다. 감독은 저였고 주연은 딸이었기 때문에 제가 진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Form 7(고3)에 다니는 제 딸(당시 17세)이 어느 날 차량 접촉사고를 당했습니다. 제 딸이 후진을 하는데 키위가 달려 들어 받은 것입니다. 상대방도 Form7에 있는 키위 남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나자 키위 학생이 다가와서 ‘I will pay the cost’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제 딸은 그냥 전화번호하고 차량 넘버만 적어 놨답니다. 

 

그 날 사고 현장에 가봤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제 딸 잘못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기가 차량 수리를 해 준다고 했으니 뭔가 이상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과속을 하다가 우리 차를 들이 받았으니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날 오후에 그 친구가 얘기한대로 cost를 알려 주기 위해서 제 딸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 친구 아버지가 돌연 전화를 잡더니 우리 잘못이라고 우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딸 기 죽이고 싶지 않아서 제가 전화기를 잡았습니다.

 

‘느그 아들이 pay한다고 했는데 니가 뭐 안다고 그러느냐?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더니 그 쪽에서 화를 벌쩍 내길래, 저도 화를 내면서 대판 한바탕 했습니다. 그렇다면 서로 잘못이 없다고 우기는데 누구에게 판단을 맡겨야 하는가? 여기서는 보험회사가 합니다.

 

그런데 저의 경험으로는 이전에 보험회사가 별로 도움이 안 된 적이 있어서 바로 Dispute Tribunal(소액사건 재판소)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길 승산이 있는가? 승산이 별로 없는 것이 내 머리 속을 지배했지만 그래도 20%만 상대방 과실을 받아내면 이기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다음 사항에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아니고는 언제 뉴질랜드 법정에 가 볼 것이며 이 나라 법적 소송제도에 접할 수 있겠는가? 이 나라에서 살려면 안 좋은 일도 있을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차원에서, 어릴 때 경험 할수록 좋은 것이다. 그리고 보험으로 바로 처리하면 사건이 쉽게 끝나니까 재판으로 유도해서 복잡하게 만들면, 나중에 사고가 나면 골치가 아프니까 항시 운전에 조심해야 한다는 교육적 효과를 저는 머리 속에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제 딸은 장장 20 페이지에 달하는, 법원에 제출할 소장과 사진, 도로교통 수칙(Road code)까지 첨부하여 법원에 심판을 청구하는 서류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COUNTER-CLAIM이 날라 왔습니다. 상대방 (실은 즈그 아버지) 였습니다.  손상된 부분은 앞 범퍼 찌그러진 것으로 한 300불이면 수리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즈그 아버지가 청구한 금액은 ‘때는 이 때다’하고, 심지어 사고와는 상관 없는 뒷 범퍼까지 수리를 포함한 5000불 이상이었습니다 (즈그 아버지 직업을 보니까 Torbay에서 회계사 하는데, 이런 사람은 직업 윤리를 가져야 하는데 이런 일로 땡(?) 잡았다 생각하고 덤 테기 씌우는데? - 허 참! 이런 키위 조심하기 바랍니다)

 

사고 후 두 달 여 만에 열린 hearing에서 심판관은 우리의 손을 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완전 패배였습니다. 후진하다가 들여 받힌 것은 차의 속도와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보험으로 처리했습니다만 씁쓸했습니다.

 

여기에서 교통 사고가 났을 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보험, 인적사항과 함께 잘못했다는 싸인을 받아 놓으시기 바랍니다. 

 

■ Shean Shim:schooldoctor@hotmail.com 


28c60011dbc743c2ba82e55d0284a004_1536707378_3389.jpg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