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들어온 새 한마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집 안에 들어온 새 한마리

0 개 1,806 강명화

요즘 나는 출근하기 전 뒷문을 살짝 열어놓고 출근을 한다. 렌트한 새집 에는 고양이 문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나의 대충 챙겨 먹은 아 침보다도 고양이들의 밥을 더 정성스레 챙긴다.  

 

타고난 충성심의 고양이 집사가 아닐 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원해서 하는 일들이다. 그리고 오후에 퇴근해 집에 오면 대부분은 고양이 접시가 비어있다. 고양이들은 나를 반기듯 뛰어오지만 사실은 밥 달라는 소리인 걸 나는 너무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아이들을 아주 아낀다. 

 

오늘은 퇴근해 집에 와서 고양이들 밥을 챙겨 주고, 나도 저녁을 챙겨 먹 었다. 평소 좀 별난 새끼 고양이가 오늘 따라 ‘후다다닥 후다다닥’요란 하게 온 집안을 뛰어 다녔지만, 요녀석은 워낙 그런 아이라 오늘은 또 뭘 가지고 저렇게 뛰어노나 한순간 생각하고는 그러려니 했다. 

 

저녁을 다 먹고, 씻으려고 욕실로 들어섰다가 나는 정말 혼비백산하고야 말았다. 뭔가 조용해야 할 집안에서 ‘푸더덕’거리며 날아다니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뛰쳐 나왔다. 너무 놀라서 다른 방으로 뛰어나왔다. 하필,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평소라면 주인 아저씨께 도움을 청할텐데 주인 부부는 여행 중이시다. 늘 이런 식이다. 주인 부부가 집만 비우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만다. 그리고 나를 따라 욕실로 들어온 새끼고양이는 뭔지도 모르는 날아다니는 생명체를 잡겠다며 온 집안을 달리고 있었다. 저 아이가 잡으려고 뛰어다니던게 저거였구나 싶었다. 뛰어다니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에서 사냥 본능이 이글거리는게 보였다. 

 

우선 나는 새끼 고양이를 접근하지 못하게 격리를 시키고 날아다니는 생명체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하자 싶었다. 욕실 구석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듯한 참새 한마리가 보였다. 크기로 봐서 새끼인 모양이었다. 아주 작고 가녀린 녀석이 지친듯 꼼짝 못하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푸더덕거리며 주위서 날아다니는 것만으로 나를 두려움에 떨게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작은 새는 어떻게 만져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작아서 건드리면 부러뜨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싶었다. 새끼 고양이가 뛰어다니던게 저 새를 쫓은 거였다면 이 새는 족히 몇 시간은 쫓기고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지친 새를 구해줘야 하는데, 나 말곤 사람도 없는 집에서 다른 방도가 없어 보였다. 

 

나는 용기를 내서 주위에 있던 천을 들고 무서워서 구석에 움츠리고 있던 새끼 새를 감싸 안았다. 달아나보겠다고 퍼덕거리면 내가 더 놀랠 거 같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새는 많이 지친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새끼 새를 데리고 고양이가 보지 않게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바깥 공기를 맡으니 조금 살아나는 듯 고개를 두리번 거리는게 보였다. 그리고 살았다 싶었던지 내가 손을 벌리자 조금 머뭇거리더니 숲으로 날아갔다.

 

새를 날려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방으로 돌아오니 새끼 고양이는 그때까지도 새를 찾느라 분주했다. 갑자기 새가 보이지 않자 세상 잃은 듯 마구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는 고양이를 보고 있자니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새를 못 잡게 교육 중이지만, 더 똑똑히 가르쳐야겠다고 생각 하면서.. 그렇게 작은 새를 날려 보내고 나는 혼자 생각했다. 오늘 내가 집안으로 들어온 작은 생명 하나를 구했다. 

 

그리고 그 생명을 구했다는 생각이 들자, 일을 마치고 피곤했던 몸이 살짝 풀리는듯 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세상에 작은 생명하나 구하고도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거였다. ‘더 많은 생명들을 구하진 못하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 거였는데, 아니 이미 아는 것이었는데 실감한 적이 없었다. 

 

이제야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에 살짝 반성도 든다. 이 작은 사건으로 참 큰 걸 깨닫는다.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다른 생명들에 도움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에 생각이 닿았고, 나는 그 작은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207303d79dd1dda0bec3fb1e27d808b5_1531260315_148.jpg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295 | 4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92 | 4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02 | 5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29 | 5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90 | 5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498 | 5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395 | 11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47 | 11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4 | 11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62 | 1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37 | 1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47 | 1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2 | 1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7 | 1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0 | 1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8 | 1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09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86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48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0 | 9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19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9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9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3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5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