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같은 사랑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섬과 같은 사랑

0 개 1,148 송영림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6편​

섬과 같은 사랑 

 

로토루아에서 ‘로토(Roto)’는 마오리어로 ‘호수’이며,‘루아(Rua)’는‘둘’을 의미한다. 이 이름은 호수처럼 넓고 깊은 두 사람의 사랑을 뜻하는 것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그 사랑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늘 건너야만 하는 물이 있기 마련이다. 그 간극의 물을 끈기와 인내, 노력, 믿음, 사랑 등으로 무장한 채 서로에게 건너와야만 비로소 두 사람이 진정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타네카이가 살고 있는 모코이아 섬이 상징하는 것 또한 매우 의미심장하다. 섬은 고립되어 있고 멀리 뚝 떨어져 혼자 서 있다. 

 

남녀 간의 사랑 역시 타인들이 결코 알 수 없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아니고서는 절대 함께하거나 침범할 수 없는, 둘만 공유한 감정이나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 이외에는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타인들은 호수 건너의 섬을 바라보듯 멀리서 뚝 떨어져 그들을 바라보아야만 한다. 자칫 그들의 사랑에 개입했다가는 바라는 것과 반대로 더 끈끈하게 달라붙을 수도 있고, 극단적인 비극을 선택하는 경우까지도 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두고두고 원망을 하거나 개입한 사람과 관계가 멀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은 온전히 본인들의 몫이고 책임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히네모아는 물을 뜨러 온 노예의 바가지를 세 번이나 깬다. 그것은 단순히 투타네카이를 오게 만든 방법으로써 행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 바가지는 자신을 향한 투타네카이의 사랑에 대한 확인과 시험의 상징이기도 하다. 쉽게 깨지는 바가지와 같은 사랑이 아니라면 자신에게 와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호수를 건널 때 히네모아를 괴롭히고 공포에 떨게 만든 차가운 바람과 물은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한 상징 또는 오히려 반대의 의미로도 읽힌다. 차가운 바람은 투타네카이의 표 현하지 않는, 그래서 차가워 보이는, 형제들에게 조차도 말하지 않고 혼자 속으로 간직한 히네모아를 향한 사랑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그의 사랑은 물처럼 깊고, 그의 연주는 바람처럼 날아가 히네모아를 그 깊은 물로 뛰어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뜨거운 바위와 웅덩이는 이들의 열정, 즉 그 누구도 깰 수 없 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견고한 사랑, 웅덩이처럼 뜨겁고 깊은 사랑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렇게 목숨을 내건 히네모아의 용기가 결국 투타네카이와의 사랑의 결실뿐만 아니라 두 부족의 화합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호에 계속>  

 

60705827b70ca61491b55cecb7af89b2_1529230937_4884.jpg
 

하이누웰레 소녀 7편

댓글 0 | 조회 866 | 2019.01.16
자연으로의 회귀요즘 인터넷을 접하며 특히 마음을 힘들고 불편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뉴스들이다. 너무나 비정상적이고 상식이나 이성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서…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6편

댓글 0 | 조회 837 | 2018.12.21
옥수수 어머니모든 것을 창조한 클로스크루베(Kloskurbeh)가 지상에 있을 때 사람들은 아직 있지 않았다. 어느 날 태양이 높이 떠 있을 때 한 아이가 나타나…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5편

댓글 0 | 조회 937 | 2018.12.11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태초의 어머니인 야자나무와 아버지 아메타를 통해 하이누웰레가 태어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특히 ‘검은’ 또는 ‘어두운 밤’…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4편

댓글 0 | 조회 906 | 2018.11.28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을 야만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 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나 인디언 옛이야…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3편

댓글 0 | 조회 909 | 2018.11.16
하이누웰레 소녀소녀의 시신 조각들에서는 당시 아직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 이후 사람들의 주식이 된 식용 구근들이 생겨 났다.하이누웰레의 위는 커다란 단지가 …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2편

댓글 0 | 조회 959 | 2018.10.27
하이누웰레 소녀누누사쿠(Nunusaku) 산에서 내려온 아홉 씨족은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서(西) 세람의 이곳저곳에 머물렀다. 그들 중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1편

댓글 0 | 조회 1,241 | 2018.10.13
여성적인 힘언제부터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부정적인 이슈들 중 하나로 여성 혐오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 논란이 더욱 시끄러… 더보기

아기장수 지킴이

댓글 0 | 조회 1,042 | 2018.09.29
아기장수 이야기 6편나는 아기장수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부당한 힘과 권력 앞에서 날개를 접어 넣고 부엉이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린 아기장수… 더보기

날개

댓글 0 | 조회 953 | 2018.09.16
아기장수 이야기 5편‘날개’하면 새, 천사, 비상(飛翔), 비행기, 꿈, 욕망과 같은 단어들 그리고 이상의 단편소설 제목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 더보기

우뚜리-아기장수 이야기 4편

댓글 0 | 조회 1,212 | 2018.08.25
옛이야기와 치유우뚜리옛날 권력자들이 자기 욕심 차리기에 눈이 멀어 백성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운 때였다. 그러니 뼈 빠지게 일해도 입에 풀칠도 못하는 백성들의 불만… 더보기

장수 바위

댓글 0 | 조회 1,101 | 2018.08.12
아기장수 이야기 3편장수 바위 옛날에 어떤 사람이 아이를 뱄는데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아이 낳을 달이 되었으나 한창 모를 심을 때여서 모 심을 들에 가서 아이를 … 더보기

아기장수 이야기 2편

댓글 0 | 조회 1,086 | 2018.07.28
아기장수 이야기들아기장수 이야기는 광포설화인 만큼 여러 가지의 각편들이 전국에 걸쳐 나타난다. 그러나 큰 줄기는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날… 더보기

좌절된 꿈

댓글 0 | 조회 1,420 | 2018.07.12
아기장수 이야기 1편좌절된 꿈내가 아기장수 이야기를 처음으로 의미심장하게 접한 계기는 아마 최인훈의 희곡을 통해서였던 것 같다. 그리고 2002년 춘천인형극제 공… 더보기

사랑이란

댓글 0 | 조회 1,080 | 2018.06.28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7편사랑을 어려워하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즘 그래도 나는 사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사랑, 물론 나도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더보기
Now

현재 섬과 같은 사랑

댓글 0 | 조회 1,149 | 2018.06.17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6편​​섬과 같은 사랑로토루아에서 ‘로토(Roto)’는 마오리어로 ‘호수’이며,‘루아(Rua)’는‘둘’을 의미한다. 이 이름은 호수처럼 넓고…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5편

댓글 0 | 조회 1,925 | 2018.05.26
섬과 같은 사랑이 옛이야기의 내용은 각편에 따라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의 부족이 서로 싸움을 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집안처럼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원수의 집안으로 설…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4편

댓글 0 | 조회 1,396 | 2018.05.13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해변에 도착한 히네모아는 물보다 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손으로 더듬어 나아갔고 드디어 따뜻한 바위와 뜨거운 웅덩이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 …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3편

댓글 0 | 조회 1,343 | 2018.04.26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젊은 추장 투타네카이는 모코이아 섬에 살고 있었다. 로토루아 주변에는 작은 마을들이 있었는데, 때로 카누들이 모코이아 섬에 찾아와 바깥소식을 … 더보기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2편

댓글 0 | 조회 1,355 | 2018.04.11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연가’라는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연가’가 뉴질랜드의 구전민요라는 것, 더 나아가 그 민요 안의… 더보기

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제는 칠포세대...-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1편

댓글 0 | 조회 5,762 | 2018.03.28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제는 칠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삼포세대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8편

댓글 0 | 조회 1,154 | 2018.03.15
이모네‘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집’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우리 이모네이다. 이모네는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항상 문이 열려 있는 곳처럼…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7편

댓글 0 | 조회 1,383 | 2018.03.01
소작농이 치성하여 유지한 최부자위의 옛이야기는 최부자가 자신의 집에 찾아온 천석꾼을 사랑에 맞아들이기는 했으나 전혀 대접은 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6편

댓글 0 | 조회 1,095 | 2018.02.15
■ 소작농이 치성하여 유지한 최부자한 천석꾼이 자기 재산을 대대로 물려주고 싶어서 구 대째 천석을 유지하고 있는 경주 최부자의 집에 찾아가 자신을 당대에 천석 하…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5편

댓글 0 | 조회 1,363 | 2018.02.01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경주 최부자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또는 ‘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4편

댓글 0 | 조회 1,173 | 2018.01.17
■ 손님위 옛이야기들에서 손님으로 상징되는 것은 번거로운 일, 귀찮은 일, 거부하고 싶은 일, 내키지 않는 일, 불편한 일 등이다. 그리고 손님과의 대면은 낯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