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재 방탄소년단에게서 배우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50대 아재 방탄소년단에게서 배우다

0 개 1,983 김임수

지난 4월 한인의 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참가자 그룹이 있었다. 뉴질랜드 젊은이들로 구성된 K-Pop 동아리였다. 리더 격으로 보이는 백인 여학생과 잠깐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가장 좋아하는 K-Pop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녀는 주저 없이 BTS(방탄소년단)라고 대답했다. 자신은 그들의 가사말을 통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자랑까지 덧붙였다. 무슨 보이스카웃 이름도 아닌 것이 글로벌한 시대에 이렇게 촌스러운(?) 이름이라니…. 

 

한달여가 지난 후 그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한국 가요사의 혁명적 사건이라는 호들갑스러운 해설 기사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음악이야 세계 공통어이니까 그렇다 치 지만 한국어 가사에 어떻게 공감할 것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방탄소년단의 팬그룹 아미(Army)들이 자기 나라 말로 가사를 번역하여 SNS에 공유를 한다고 하니 대단한 팬덤이 아닐 수 없다. 

 

평소에 아이돌그룹에 큰 관심은 없지만,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나의 편력은 나름 뿌리가 깊다. 코흘리개 시절 삼촌 손에 이끌려 하춘화, 바니걸스 쇼 (당시에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사회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 이 분이 대한민국 국보 코미 디언 이주일 선생이었음을 한참 후에 알게 되었다)에 입문하여,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국민가왕 조용필선생을 거쳐 90년 대 초반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아이들’까지 제법 시대의 트렌드를 쫓아갔다고 자부한다.

 

그렇지만,  나의 사춘기 감성을 가득 채워준 것은 역시 서구의 팝 음악이었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별이 빛나는 밤에’의 라디오 디제이가 들려주는 영어노래를 뜻도 모른 채 한글로 적어 친구들과 함께 부르곤 했다. 아마도, 가난과 독재의 암울한 시대에 미국(영국)의 팝 음악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일종의 도피처요, 해방구가 아니었나 싶다. 

 

한국의 70-80년대에는 독재정권과 노동 인권탄압에 온 몸을 던지며 투쟁해 온 젊은이들 사이에 사회 변혁에 대한 열망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렇게 엄혹한 시대에도 미래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히 존재했었는데, 이것은 10년 넘게 지속된연 경제성장률 10%의 단군이래 최대 호황이 기여한 바가 크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청년실업률 10%를 넘나드는 냉혹한 현실속에서 자신의 기본 생존권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그들에게 자기만의 세계에 매몰되지 말고, 세상의 부조리와 모순에 맞서 싸우라고 독려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무책임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방탄소년단 노래의 가사를 살펴보니,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  좌절, 상처 그리고 사회에 대한 냉소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 아픔을 넘어 따뜻한 위로의 메세지를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빌보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LOVE YOURSELF 轉 Tear’앨범에 수록된 Magic Shop이라는 노래의 가사가 나의 눈길을 끈다. 

 

내가 나인 게 싫은 날 영영 사라지고 싶은 날 

문을 하나 만들자 너의 맘 속에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 곳이 기다릴 거야 

믿어도 괜찮아 널 위로해줄 magic shop


너의 모든 해답은 니가 찾아낸 이 곳에 

너의 은하수에 너의 마음 속에


넌 찾아낼 거야 네 안에 있는 galaxy

 

이 곡에 영어로 쓴 댓글 하나를 읽으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아무런 힘도 없이 무기력에 빠져 지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 노래를 듣고 저도 내 안에 있는 은하수를 찾을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감사해요!’

 

절망의 늪에서 자포자기로 허우적거릴 때 내 안의 아름다운 은하수를 찾을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이것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Game Changer 방탄소년단 메세지의 힘이 아닐까. 사람과 함께 부대끼고, 아파하며, 공감 하는 방식. 이것이 뉴질랜드에 사는 50대 아재가 배우고 싶은 것이다.

 

9f1f3cd3480343c2a84eea6f786d6825_1528959058_7908.jpg
 

‘화’, ‘분노’ 모두 감정먹기(?) 나름이야!!!

댓글 0 | 조회 1,632 | 2017.08.22
혹시, 여러분 마음 한 가운데 큰 호랑이 한마리가 들어 있지는 않은가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조금이라도 틈새가 보이면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며 곧 … 더보기

‘화’바이러스를 퇴치하자

댓글 0 | 조회 1,428 | 2017.09.27
‘화’나 ‘분노’감정에 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식중의 하나가 ‘화를 참으면 병에 걸리므로 이를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라는 것이다. 맞는 얘기이다… 더보기

분노 감정 조절-오감에 충실하자

댓글 0 | 조회 1,492 | 2017.10.26
이번 회에는 ‘화’나 ‘불안’등의 감정들에 대응하는 실제적인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늘, 말씀드리지만, 감정을 잘 돌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 더보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댓글 0 | 조회 1,908 | 2017.11.22
10년전인가 이렇게 요상한 제목의 한국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한국판 서부활극 오락영화였는데 세 주인공을 각각 이렇게 묘사한 것이었다. 또, 우스개 소리로 이런 … 더보기

2017년 거리로 나온 사람들

댓글 0 | 조회 1,349 | 2017.12.20
아시안패밀리서비스 심리상담실 (5)‘다사다난’했다는 한마디 말로 표현하기에는 정말로 턱없이 부족한 2017년 한해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천지개벽의 격변을 겪었습니다… 더보기

생긴대로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1,366 | 2018.01.31
휴가기간중 가족들과 함께 영화 ‘The greatest showman’을 관람했다. 전설적인 엔터테이너 P.T. Barnum이 만든 Barnum & Bai… 더보기

65세에 회고하는 이민생활 25년

댓글 0 | 조회 6,129 | 2018.02.13
지난 1년간 뉴질랜드를 떠나서 한국에서 생활하던 A선배가 돌아왔다. 맞벌이하는 아들, 며느리 가족 곁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손주 돌보러) … 더보기

한국인 키위, 치매에 대한 인식 차이

댓글 0 | 조회 2,027 | 2018.02.28
토요일 아침, 자동차 2대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황. 먼저 출발하기로 한 차가 틱 틱 소리를 내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아이고!! 또 배터리 방전이다.어제 퇴… 더보기

영어가 문제인가, 태도가 문제인가

댓글 0 | 조회 2,394 | 2018.03.27
‘뉴질랜드에 오래 살고 있으니 영어는 이제 자유자재로 구사하겠네?’ 고국의 친구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질문은 마치 ‘인생을 오… 더보기

개떡같은 영어에서 찰떡같은 영어로

댓글 0 | 조회 2,656 | 2018.04.24
키위 앞에서 말문이 막힐 때 얼굴이 붉어지며 식은 땀이 나시는가? 그렇다면 여러분의 신진 대사 활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은 상당한 육체적, … 더보기

이민생활, 아이들도 어른만큼 힘들다

댓글 0 | 조회 3,010 | 2018.05.09
얼마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1.5세대 젊은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낸 그들의 이민정착기(?)를 듣고 적잖이 놀랐다… 더보기

자녀들의 딜레마, 한국식? 뉴질랜드식?

댓글 0 | 조회 2,852 | 2018.05.25
우연히 대학생 딸의 문신을 본 후 충격을 받고 한달 넘게 딸과 대화를 끊고 있다는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의 책상에서 콘돔을 발견한 후 아이를 야단쳤더니 돌아오는 … 더보기
Now

현재 50대 아재 방탄소년단에게서 배우다

댓글 0 | 조회 1,984 | 2018.06.14
지난 4월 한인의 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참가자 그룹이 있었다. 뉴질랜드 젊은이들로 구성된 K-Pop 동아리였다. 리더 격으로 보이는 백인 여학생과 잠깐 대화를 … 더보기

월드컵축제의 어두운 이면,“스포츠도박”

댓글 0 | 조회 1,388 | 2018.07.26
2018 FIFA 월드컵이 한달여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주 막을 내렸다. 결승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꺾고 20년만에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아시아 대… 더보기

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댓글 0 | 조회 1,643 | 2018.08.22
‘제 주변에는 왜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 옆에 있으면 주눅이 들고 초라한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요!!’독자분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 더보기

카톡에 웃고, 카톡에 울고

댓글 0 | 조회 2,339 | 2018.09.25
회의를 마치고 모바일폰을 확인하니 한국의 어머님으로부터 카톡 전화가 와 있었다. 백일이 지난 증손자의 동영상도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팔순을 훌쩍 넘기신 아버님과 … 더보기

대화할 때 시선처리 딜레마

댓글 0 | 조회 3,228 | 2018.10.25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주 느끼는 바이지만, 엘레베이터나 공공장소에서 낯선 사람과 대면하였을때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뉴질랜드에서 하듯이 … 더보기

정치인의 정신건강, 노회찬과 제이미리 로스

댓글 0 | 조회 1,089 | 2018.11.28
한달전 뉴질랜드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건이 있었다. 국회의원 제이미리 로스가 중국인 사업가의 정치기부금 수령과정에서 국민당 당수 사이먼 브리짓스의 위법행위가… 더보기

뉴질랜드, 중국, 일본에서 자란 세명의 한국 젊은이들

댓글 0 | 조회 2,051 | 2018.12.21
2018년이 저물어갑니다. 독자여러분, 한해동안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과의 사연들을 잘 정리하고, 또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쳤던 기쁨, 슬픔, 노여움, 아쉬움 등의 … 더보기

새해 가족이 모두 모였는데 행복하지 않아요!!!

댓글 0 | 조회 1,690 | 2019.01.30
2019년 새해가 활짝 열렸습니다. 독자여러분, 성탄과 새해 연휴기간동안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셨는지요? 아무쪼록, 올 한해도 건강하고 평안하시기를 기원… 더보기

드라마 ‘SKY캐슬’를 보며 H원장님을 기리다

댓글 0 | 조회 1,382 | 2019.02.26
코믹 입시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선보이며 숱한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절찬리에 막을 내렸다. 다소 극단적인 방향으로 과장되게 상황묘사를 했지만 현… 더보기

이민와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댓글 0 | 조회 2,173 | 2019.03.26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정치인 한분이 대통령 선거유세중에 사용했던 구호가 한동안 유행했던 적이 있다. ‘국민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필자에게 살림… 더보기

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3,676 | 2019.04.24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니다. (New Zealand is racist as f***)”. 영화 토르(Thor)를 연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질랜… 더보기

장애가정, 싱글맘가정, 빈곤가정을 생각합니다

댓글 0 | 조회 1,616 | 2019.05.29
5월 가정의 달, 독자여러분 가족들과 함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신지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몰려있는 5월에 ‘가정의 달’ 만큼 어울리는 … 더보기

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댓글 0 | 조회 2,165 | 2019.06.25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 칸느영화제 최고대상을 수상해서가 아니어도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한국방문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관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