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腎臟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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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腎臟病)

0 개 2,261 박명윤


 

“내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다” 우리나라 톱스타 최은희(崔銀姬)씨가 남긴 말이다. 최은희는 17세 때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하였으며, 6ㆍ25 전쟁통에 납북됐다 탈출하였다. 그리고 1978년 북한 김정일 지시로 북한 공작원에게 홍콩에서 납치되었다가 1986년에 탈북한 후 미국으로 망명을 갔다가 1999년 귀국했다. 92년 동안 드라마 같은 삶을 살다가 지난 4월 16일 병원에 신장투석(腎臟透析)을 받으러 갔다가 사망했다.

 

신장(kidney)은 모양이 강낭콩을 닮았고, 색깔이 적갈색으로 팥과 같다고 해서 우리는 흔히 ‘콩팥’이라고 부른다. 콩팥은 아래쪽 배의 등 쪽에 쌍으로 위치하며, 오른쪽 콩팥은 간(肝)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왼쪽은 횡격막 아래 비장(脾臟)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간의 위치로 인하여 오른쪽 콩팥은 왼쪽 콩팥에 비해 아래쪽에 위치한다. 

신장의 크기는 어른 주먹만 하고 길이는 약 10-14cm, 폭은 5-6cm, 두께는 2.5-3cm 정도이며, 무게는 120-190g이다. 소변을 만들어내는 콩팥의 구조와 기능의 기본 단위는 네프론(nephron)이며, 사구체(絲球體, 토리)와 이를 싸고 있는 보우만주머니(Bowman capsule), 요세관(Renal tubule)으로 구성된다. 토리(glomerulus)를 통과한 여과액은 요세관에서 재흡수 및 분비작용을 거치고 소변이 만들어진다. 좌우 신장에는 각각 110만-160만 개의 네프론이 있다.  

우리 몸의 비뇨기계(泌尿器系)는 체내의 배설물인 소변을 만드는 신장(腎臟)과 소변을 보관하는 방광(膀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변은 신장에서 요관, 방광, 요도를 거쳐 배출된다. 신장의 기능을 1)대사(代謝)산물 및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배설 기능, 2)체내 수분(水分)량과 전해질, 산성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생체 항상성 유지 기능, 3)혈압 유지, 빈혈 교정, 칼슘과 인 대사에 중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하고 활성화시키는 내분비 기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콩팥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혈액 속 각종 노폐물을 걸러내서 피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되면서 노폐물이 혈액 속에 쌓이게 되는데, 이 혈액이 신장을 지나면서 깨끗하게 걸러지고 노폐물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러한 여과(濾過) 작용은 콩팥 안의 작은 실핏줄 뭉치인 사구체에서 이루어진다. 

 

신장에는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의 약 20%가 항상 흐르고 있다. 이를 위해 좌ㆍ우 신장에는 대동맥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2개의 신동맥(腎動脈)이 연결돼 있다. 심장에서 신동맥을 타고 들어온 피는 신장의 사구체에서 분당 120cc 정도씩 여과되어 불필요한 물질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정상인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배설되는 소변량은 하루 평균 1500-2000cc로 사구체 여과액의 약 1%밖에 안된다. 사구체 여과액의 99%는 체내에 다시 흡수된다. 

 

신장병(nephropathy, kidney disease)이 있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증상에는 (1)배뇨이상 증상(통증, 빈뇨 등), (2)소변량의 변화(지나치게 많거나 적을 경우), (3)소변 성분의 변화(혈뇨, 흑탄뇨, 거품이 심한 소변), (4)늑골 척추 영역, 옆구리 혹은 치골 상부의 통증, (5)눈두덩, 얼굴, 다리 등이 붓는 증세, (6)고혈압, (7)요독증 혹은 신장 질환을 일으키는 전신성 질환의 증상 등이 있다. 

신장은 간(肝)과 함께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기능을 상실하여도 일정 수준으로 진행될 때까지는 자각 증상이 없다. 신장에 병이 있다는 것은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다. 즉 신장병 질환군에는 신염성 증후군, 신증후군, 무증상성 요이상, 급성신부전, 만성신부전, 요로 감염, 요로 폐쇄, 신세뇨관 결손, 고혈압, 신결석 등이다.  

 

만성신장병은 신장(콩팥)의 손상으로 정상적인 기능이 감소한 상태로 다음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신장병이라고 한다. (1)소변 검사에서 단백뇨나 혈뇨가 보인다. (2)혈액검사에서 신장 기능의 감소가 있다. (3)신장초음파 등 방사선 검사에서 신장 이상소견이 있다. 만성신장병은 1기에서 5기로 나누며, 5기로 진행된 경우 투석이 필요하다. 

 

말기 신장질환(end stage renal disease, ESRD)은 신장이식(移植)이나 투석(透析)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질환이 된다. 신장이식이 가장 바람직한 치료 방법이지만, 이식할 수 있는 신장의 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신장 투석(dialysis)으로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최근에 막을 내린 KBS-TV 일일연속극‘미워도 사랑해’에서 주인공 남녀가 신장이식으로 생명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투석환자는 유럽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질환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말기 신부전 환자 증가율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1986년 2,534명에서 2017년 93,884명으로 30년 새 약 40배가 증가했다. 이에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00명 중 3명은 만성신장병을 앓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투석을 받는 환자가 절반을 넘어 심각한 상태이다. 

 

혈액투석(hemodialysis)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시행되는 대체요법의 하나로 인공 신장기를 이용하여 혈액 속 노폐물 제거, 신체 내 전해질 균형 유지, 과잉 수분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복막투석(peritoneal dialysis)은 신장 기능이 없는 신부전 환자에게서 몸 안의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뱃속으로 통하는 관을 삽입하여 투석액을 교환하는 시술이다. 

 

혈액투석(血液透析)의 원리는 반투과성막(투석막)을 경계로 그 양측에 환자의 혈액과 일정한 성분으로 조성된 투석액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통과시키면서 혈액내의 노폐물을 농도 차이에 의해 제거하고, 일정한 압력을 가하여 과다한 수분을 제거하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혈액투석은 동정맥루나 동정맥 혈관 이식편에 바늘을 찔러 나온 혈액을 투석막을 통하여 요독(尿毒)과 수분을 제거하고 다시 동정맥루나 동정맥 혈관 이식편을 통하여 몸 안으로 들여보내는 과정을 보통 1회 4시간, 주 3회 시행한다. 

 

혈액 투석은 요독 물질의 제거 수준에서 보면 정상 신기능의 10-15%만을 대치할 수 있으므로 투약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과 식생활의 조절일 필요하다. 식이요법(食餌療法)의 원칙은 열량은 충분히 섭취하고,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보다는 요소 질소를 적게 생성하는 동물성 단백질을 적정량 섭취하도록 한다. 수분, 염분, 칼륨, 인 등의 섭취를 제한하여야 한다. 

 

복막투석(腹膜透析)은 환자의 복강(腹腔, 뱃속)에 부드러운 관을 삽입하고 깨끗한 투석액을 주입한다. 투석액이 뱃속에 수시간(대개 2시간 내지 8시간) 머무르는 동안에 몸속의 노폐물과 수분은 복강의 투석액 쪽으로 빠져나간다. 그리하여 뱃속의 투석액이 노폐물로 충분히 포화되면 이제는 다시 투석액을 관을 통해 배 밖으로 비우고, 새로운 투석액을 뱃속으로 주입한다. 투석액 교환 과정을 매일 정기적으로 반복함으로써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한다. 

 

투석 도관을 복강에 삽입하는 수술은 입원하여 국소 마취 또는 전신 마취 하에 시행하며, 수술 후 2주 정도가 경과하여 완전히 아물게 되면 복막 투석을 시작한다. 투석액을 교환할 때는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착용한 후 청결한 방에 들어가 창문을 닫고 앉은 자세에서 몸에 연결된 도관과 투석액의 라인을 연결한다. 먼저 뱃속의 투석액을 비우고 새로운 투석액을 주입하며, 하루 3-5회 처방에 따라 수행한다. 

 

투석도관이 들어가는 출구 부위를 매일 소독하여야 한다. 투석액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균이 투석액을 통해 복강으로 침입하는 경우 복막염(腹膜炎)이 발생할 수 있다. 약 2리터의 투석액이 뱃속에 주입되므로 복압(腹壓)이 올라가서 배가 답답하거나 탈장(脫腸)이 발생할 수도 있다. 투석액에는 높은 농도의 포도당이 함유되어 있어 포도당이 몸속으로 흡수되면 혈당(血糖)을 높이고 입맛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복막투석은 환자가 투석 방법을 교육 받은 후 가정, 직장 등에서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이므로 독립성은 보장되는 반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자율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투석액 교환, 출구 관리, 체중 조절, 감염 예방을 위한 관리 등을 해야 한다. 

 

신장은 신기능이 80% 이상 손상된 후에야 자각증세가 나타나고 급속히 만성신부전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평소 정기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만 빠짐없이 받아도 신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는 정기 진단이 필수이며, 바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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