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와 한반도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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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와 한반도의 운명

0 개 2,055 한일수

지구본을 거꾸로 들어 5대양 6대주를 바라보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제대로 통찰한 

장보고의 네트워크 비법을 이어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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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다스리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한반도가 일제에 의해 강점되고 광복을 맞은 지 73년이 지났는데도 독도 문제 하나 해결을 못 보고 한-일 간에 서로 자기 섬이라고 우겨 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장보고 해상 왕과 이순신 장군 중 한 분만이라도 현재에 살아 계신다면 감히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들먹이지도 못할 일이었다. 

 

넓이 0.2 km2도 못되는 돌섬으로 사람이 살지도 않는 무인도인 독도를 가지고 일본과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언제 해결이 될 지도 모르는 미해결의 장으로 남아 있다. 지구 면적의 71% 는 바다이고 육지는 29%에 불과하다. 주인 없는 바다는 누가 제해권(制海權)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주인이 될 수 있는 영토이다.   

 

우리나라 해양 경영사에 바다를 무대로 나라의 미래를 개척한 영웅을 말할 때 장보고(張保皐, AD?-846) 대사(Commissioner)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장보고 대사는 지금의 전남 완도(莞島) 출신으로 중국에서 활약했으나, 동포들이 노예로 팔리며 고통 받는 참상에 분을 참지 못하고 귀국했다. 완도 일대에 청해진(淸海鎭)을 개설하고 한국, 중국, 일본 일대의 바다에서 출몰하던 해적을 소탕하는 한편 국경을 초월한 다국적 군사-산업-상업 복합체를 결성해 명실공히 동양 3국의 해상 왕(海上 王)으로 군림했다. 

 

청해진 대사 장보고는 완도를 기지로, 신라 경주의 감포항과 서남해안 일대, 그리고 중국 산동반도와 장쑤성, 절강성, 광동성, 경항대운하와 장안, 일본 하카다, 교토, 오사카, 더 나아가 샴국(타일랜드), 페르시아(아랍), 필리핀을 상대로 활발한 교역을 펼치며 만국의 상인들을 맞이했다. 세계사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한 해양 상업 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장보고가 활동하던 9세기 당시 아세아는 세계의 전부이었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소왕국은 역사의 틀도 갖추기 전이었다.  

 

하버드 대학의 라이샤워(Edwin O. Reischauer) 교수는 장보고 대사를 일컬어 ‘해양 상업 제국의 무역왕(The Trade Prince of Maritime Commercial Empire) 이라고 명명했다. 한·중·일 정사(正史)에 그 전기가 실린 영웅은 오직 장보고 청해진 장군에 그친다. 그러나 왕권의 시기질투음모에 의해 당시 신라 문성왕이 보낸 자객 염장에 의해 어이없이 살해되었다. 민간인 사이에 오늘날에도 회자되는 ‘염장 지른다’라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장보고가 사라진 후 신라의 국운은 쇠퇴 일로로 치달았으며 결국 89년 후에 멸망하고 말았다. 그 후 고려를 거쳐 조선왕조가 태동했지만 건국 200년 만에 임진왜란을 맞아 국권을 잃을 위기에서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활약으로 왜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완전 승리로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이순신 장군의 자살로 추정되는 전사(戰死)로 국운 상승의 기운이 꺾여 지고 말았다. 전쟁에서 대승을 거둔 이순신 장군이 개선을 하게 되더라도 시기심이 많고 용렬한 선조에 의해 제거될 거라는 예측을 했기에 적군 앞 에 몸을 내놓고 피격을 당하도록 유도했다는 추론이다. 그 후 300년이 지나 조선 왕조가 한일합방으로 문을 닫고 한반도는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한반도와 국토 면적이나 인구 규모가 비슷한 영국은 어떠했는가? 현 영국의 왕실은 1066년부터 기원했는데 1588년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때 당시 해양 강국이었던 스페인의 무적 함대를 무찌르고 제해권을 쟁취하게 되었다. 당시까지 만 하더라도 영국은 유럽 대륙의 서안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 위치한 소왕국에 불과했으나 이를 바탕으로 17세기에는 미국과 캐나다 식민지를 개척하고 18세기에는 인도를 식민 지배하였다. 19세기에는 남아프리카, 호주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홍콩에까지 통치 영역을 확대해나가면서 그야말로 지구상에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명나라 정화(和鄭)의 대함대가 태평양과 인도양을 석권하다 돌연 퇴장(1433년 경)한 후 세계 최강국이었던 명이 비워준 바다로 유럽의 해적선들이 마구 밀려왔다. 대항해시대 ‘지리상의 발견’등 역사의 이름들이 이어지고 세상은 유럽 차지가 되었다. 중국이 바다를 잃은 결과는 참혹했다. 우리 또한 그랬다. 

 

영웅의 죽음은 그 본인과 가족의 운명 뿐만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한다. 그래서 그러한 영웅을 보호하고 업적을 기리는 일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절실한 과제이다. 1200전에 이미 동아시아 태평양의 병모가지를 쥐고 흔들어 챙긴 장보고 대사이다. 이는 고대 중국이나 일본 역사에서도 가져보지 못한 기록이다. 장수(將帥)이고 정치가이며 한국사 최초의 기업가였던 장보고는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유용성을 제대로 통찰한 위인이었다. 장보고는 의롭고 포용력이 강하고 통솔력, 용병술까지 겸비하였으며 오늘날 무역 세계에서 갖추어야 할 폭넓은 국제적 식견과 해외 개척 정신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또한 오늘날 세계 경영의 핵심인 네트워크 형성에 발군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구본을 거꾸로 들어 5대양 6대주를 바라보라. 한반도는 대륙과 바다를 연결하여 소통하는 첨단기지에 놓여 있다. 휴전선이 개통되기만 해도 부산에서 런던까지 기차 운행이 가능하며 태평양으로 통하는 전진 기지를 갖고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그리고 5대양 6대주 180여 국가에 740만 우리의 한민족이 둥지를 틀고 있어 장보고의 네트워크 비법을 실천하기만 해도 세계의 경제, 무역, 문화 교류를 선도할 수 있는 한반도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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