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8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8편

0 개 1,154 송영림

이모네  

 

‘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집’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우리 이모네이다. 이모네는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항상 문이 열려 있는 곳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길은 언제나 진솔하다. 

 

이모네가 물질적으로 풍요롭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베푸는 나머지 가끔은 그 집의 살림살이가 괜찮은지 걱정이 될 정도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서 그 살림살이가 유지되는가 보다 할 때도 있고. 

 

어쨌든 이모와 이모부 두 사람은 대할 때마다 참 인정이 많고 편안하며 대문뿐만 아니라 마음의 문도 늘 활짝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오는 사람마다 음식 대접뿐 아니라 갈 때는 바리바리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는 법이 없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반대를 하거나 마음이 달라도 그럴 수 없을 텐데 그 부부는 둘 다 어쩌면 그렇게 인정스러울까 싶다. 

 

그런데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들의 진정성과 편안함이다. 이모는 늘 오가는 사람들의 좋은 얘기, 싫은 얘기들을 다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본인보다 더 기뻐하고 마음 아파하며 정말 온전하고 완벽히 내 편이 되어준다. 그래서 이모네를 생각하면 한편으론 너무 감사하고 보답하고 싶고 때로는 콧날이 시리게 감동적인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어딘가 좋지 않을 때 그 어떤 약이나 병원보다도 나를 치유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건 아마도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모네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느낌이라 생각된다. 내게 그런 이모네가 있어 늘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내가 이모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손님이 상징하는 하기 싫거나, 귀찮은 일들, 어렵거나 힘든 일들을 이모가 즐기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이론은 늘 그래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데 우리 이모는 그것을 아주 잘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모는 결코 앞에 나서지 않는다. 선두에 서거나 주인공이 되거나 말을 많이 하거나 목소리조차 높이는 법 없이 늘 사람들의 뒤에서 조용히 들어주고 지켜주고 일으켜주고 챙겨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이미 우리 맘속에서 이모는 그 어떤 인물보다도 주인공이 되어 있음을 나는 아주 잘 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모한테 참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정작 이모가 아플 때는 우리에게 티 내지 않아서 알 수 없고, 결국 이모를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걸 깨닫게 될 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우리 이모네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집보다도 진정한 부잣집이다.

 

나에게는 이런 이모네가 있어 정말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한데, 길을 가다 보면 종종 식당이나 술집 등 ‘이모네’ 를 간판에 넣은 집들을 볼 수 있다. 세상 이모네들이 모두 다 우리 이모네 같지는 않을 텐데 이모네란 대체로 그런 따뜻하고 정감 있는 곳인 모양이다. 

 

나도 한 사람의 이모로서 우리 이모네와 같은 집을 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옆에서 이미 글렀어,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6b7e944d4b3cc1b96097de0f21280533_1521057437_5155.jpg
 

하이누웰레 소녀 7편

댓글 0 | 조회 867 | 2019.01.16
자연으로의 회귀요즘 인터넷을 접하며 특히 마음을 힘들고 불편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뉴스들이다. 너무나 비정상적이고 상식이나 이성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서…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6편

댓글 0 | 조회 837 | 2018.12.21
옥수수 어머니모든 것을 창조한 클로스크루베(Kloskurbeh)가 지상에 있을 때 사람들은 아직 있지 않았다. 어느 날 태양이 높이 떠 있을 때 한 아이가 나타나…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5편

댓글 0 | 조회 937 | 2018.12.11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태초의 어머니인 야자나무와 아버지 아메타를 통해 하이누웰레가 태어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특히 ‘검은’ 또는 ‘어두운 밤’…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4편

댓글 0 | 조회 907 | 2018.11.28
자연과 여성성 그리고 사랑과 희생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을 야만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 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나 인디언 옛이야…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3편

댓글 0 | 조회 909 | 2018.11.16
하이누웰레 소녀소녀의 시신 조각들에서는 당시 아직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 이후 사람들의 주식이 된 식용 구근들이 생겨 났다.하이누웰레의 위는 커다란 단지가 …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2편

댓글 0 | 조회 960 | 2018.10.27
하이누웰레 소녀누누사쿠(Nunusaku) 산에서 내려온 아홉 씨족은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서(西) 세람의 이곳저곳에 머물렀다. 그들 중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1편

댓글 0 | 조회 1,243 | 2018.10.13
여성적인 힘언제부터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부정적인 이슈들 중 하나로 여성 혐오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 논란이 더욱 시끄러… 더보기

아기장수 지킴이

댓글 0 | 조회 1,043 | 2018.09.29
아기장수 이야기 6편나는 아기장수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부당한 힘과 권력 앞에서 날개를 접어 넣고 부엉이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린 아기장수… 더보기

날개

댓글 0 | 조회 954 | 2018.09.16
아기장수 이야기 5편‘날개’하면 새, 천사, 비상(飛翔), 비행기, 꿈, 욕망과 같은 단어들 그리고 이상의 단편소설 제목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 더보기

우뚜리-아기장수 이야기 4편

댓글 0 | 조회 1,213 | 2018.08.25
옛이야기와 치유우뚜리옛날 권력자들이 자기 욕심 차리기에 눈이 멀어 백성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운 때였다. 그러니 뼈 빠지게 일해도 입에 풀칠도 못하는 백성들의 불만… 더보기

장수 바위

댓글 0 | 조회 1,102 | 2018.08.12
아기장수 이야기 3편장수 바위 옛날에 어떤 사람이 아이를 뱄는데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아이 낳을 달이 되었으나 한창 모를 심을 때여서 모 심을 들에 가서 아이를 … 더보기

아기장수 이야기 2편

댓글 0 | 조회 1,087 | 2018.07.28
아기장수 이야기들아기장수 이야기는 광포설화인 만큼 여러 가지의 각편들이 전국에 걸쳐 나타난다. 그러나 큰 줄기는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날… 더보기

좌절된 꿈

댓글 0 | 조회 1,423 | 2018.07.12
아기장수 이야기 1편좌절된 꿈내가 아기장수 이야기를 처음으로 의미심장하게 접한 계기는 아마 최인훈의 희곡을 통해서였던 것 같다. 그리고 2002년 춘천인형극제 공… 더보기

사랑이란

댓글 0 | 조회 1,080 | 2018.06.28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7편사랑을 어려워하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즘 그래도 나는 사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사랑, 물론 나도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더보기

섬과 같은 사랑

댓글 0 | 조회 1,149 | 2018.06.17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6편​​섬과 같은 사랑로토루아에서 ‘로토(Roto)’는 마오리어로 ‘호수’이며,‘루아(Rua)’는‘둘’을 의미한다. 이 이름은 호수처럼 넓고…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5편

댓글 0 | 조회 1,928 | 2018.05.26
섬과 같은 사랑이 옛이야기의 내용은 각편에 따라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의 부족이 서로 싸움을 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집안처럼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원수의 집안으로 설…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4편

댓글 0 | 조회 1,397 | 2018.05.13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해변에 도착한 히네모아는 물보다 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손으로 더듬어 나아갔고 드디어 따뜻한 바위와 뜨거운 웅덩이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 … 더보기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3편

댓글 0 | 조회 1,344 | 2018.04.26
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젊은 추장 투타네카이는 모코이아 섬에 살고 있었다. 로토루아 주변에는 작은 마을들이 있었는데, 때로 카누들이 모코이아 섬에 찾아와 바깥소식을 … 더보기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2편

댓글 0 | 조회 1,355 | 2018.04.11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연가’라는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연가’가 뉴질랜드의 구전민요라는 것, 더 나아가 그 민요 안의… 더보기

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제는 칠포세대...-히네모아와 투타네카이 1편

댓글 0 | 조회 5,763 | 2018.03.28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제는 칠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삼포세대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 더보기
Now

현재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8편

댓글 0 | 조회 1,155 | 2018.03.15
이모네‘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집’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우리 이모네이다. 이모네는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항상 문이 열려 있는 곳처럼…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7편

댓글 0 | 조회 1,384 | 2018.03.01
소작농이 치성하여 유지한 최부자위의 옛이야기는 최부자가 자신의 집에 찾아온 천석꾼을 사랑에 맞아들이기는 했으나 전혀 대접은 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6편

댓글 0 | 조회 1,095 | 2018.02.15
■ 소작농이 치성하여 유지한 최부자한 천석꾼이 자기 재산을 대대로 물려주고 싶어서 구 대째 천석을 유지하고 있는 경주 최부자의 집에 찾아가 자신을 당대에 천석 하…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5편

댓글 0 | 조회 1,364 | 2018.02.01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경주 최부자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또는 ‘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4편

댓글 0 | 조회 1,173 | 2018.01.17
■ 손님위 옛이야기들에서 손님으로 상징되는 것은 번거로운 일, 귀찮은 일, 거부하고 싶은 일, 내키지 않는 일, 불편한 일 등이다. 그리고 손님과의 대면은 낯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