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소통, 네 글자로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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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소통, 네 글자로 끝내라

0 개 1,914 김영안

 인문학 산책 (20)


 

서양의 격언이나 잠언과는 달리 동양에는 4자로 압축한 사자성어(四字成語)라는 독특한 글이

있다. 서양의 문자는 표음 문자라서 단어가 깊은 뜻을 담기 어려워 직설적인 화법의 격언이 많은

반면 동양 - 특히 한문은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다른 뜻을 은유 하는 의미를 많이 담고 있다.

그래서 단지 글자만을 해석해서는 그 깊은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때로는 정반대로 해석하

는 오류도 범하곤 한다. 단지 글자만 무작정 암기만 해서는 안되고, 그 문장이 나오게 된 전후 사

정 - 즉 스토리(배경)가 있어야 쉽게 이해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자기 것으로 소화를 해야

자연스럽게 인용하여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우리에게 주변에서 쉽게 접근하는 사자성어는‘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이라고 암

기했던 천지현황(天地玄黃)으로 시작되는 천자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한문 교과서나 고사성어

부록에 가나다 순으로 열거된 사자성어는 많이 접했을 것이다. 한문 시간의 시험문제로 많이 암

기해 왔다.

유명 정치인이 복잡미묘한 자기 의견을 간결하게 사자성어로 밝히기도 하고, 최근에는 매년 그 해를 결산하는 사자성어를 교수들이 발표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자성어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노골적이지 않게 심중을 표현하는 절묘함, 한 순간 좌중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복잡한 설명을 한 번에 압축하는 명쾌함, 상대의 뇌리에 꽂혀 잊혀지지 않는 강렬함, 말하는 이의 권위를 빛내주는 품격. 이 모든 것을 갖춘 것이 바로 4자성어다.

수 많은 사자성어 중 현대 감각에 맞게 그리고 소통이라는 주제로 이남훈의‘사자소통(쌤앤파커스: 2011)’은 <네 글자로 끝내라>는 명제 하에 140개의 사자성어를 풀이 해 책으로 출간했다. 저자는 저널리스트 출신의 자기계발 전문작가로 국내 주요 언론사에서 비즈니스 전문 객원기자로 활동했다 무료 일간지 <포커스>에‘한비자에게 배우는 지략’과 <동아일보>에‘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를 연재하고 있다.

<사자소통: 네 글자로 끝내라>, <공피고아> <샐러리맨 초한지>를 집필하기도 했다. 그 밖의 의사소통의 실전 기술을 명쾌하게 담은 <소통의 비책>, 1,000억대 벤처 기업인들의 기회포착 방식과 마인드를 집대성한 <찬스>등이 있다. 이 책에서 과연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촌철살인(寸鐵殺人)’인가,‘중언부언(重言復言)’인가?

다시 말해 간결히 표현할 수 있느냐, 아니면 똑 같은 의미를 빙빙 돌면서 반복해 말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고전의 유명한 명언들을 추려서 현대 경영에 접목시켜 7장으로 나누어 해설해 놓았다. 사자성어의 글자의 해석은 물론 관련 일화도 소개를 하고 있는데 특히 현대 경영 사례를 많이 들어 현대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한 마디로 고전의 현대적 해석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같은 성격으로 가장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정민의‘일침(김영사: 2012)’이 새롭게 나왔다.

<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의 바늘 끝>이라는 부제로 정 교수의 해박한 고전 해석능력과 일화를 통해 사자성어를 풀이했다. 1부는 마음의 표정, 2부는 공부의 칼끝, 3부는 진창의 탄식, 4부는 통치의 묘방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차고술금(借古述今) - 옛 것을 빌어 지금에 대해 말한다라는 취지로 책을 엮었다고 한다.

정 민 교수는 국내 다산 정약용의 연구의 일인자이고, 우리 고전에 대한 해석이 남다르게 뛰어나다. 그래서인지 다산 전문가답게 다산의 일화가 많고 단지 글자의 해석 만이 아니라 내용과 관련된  우리 서간과 회화(繪畵)를 간간히 곁들어 책의 딱딱함을 줄였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글자 해석 중심에서 벗어나 군데군데 관련된 화보를 삽입함으로써 잠시 눈과 생각을 새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이러한 부류의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비록 사자 성어는 아니지만 박제희의‘3분 고전(작은 씨앗, 2010)’도 인생을 바꾸는 모멘텀으로 고전의 간략한 지혜들을 소개하고 있다.

옛 것은 모두 고루하고 쓸데 없다고 그 품격을 낮추는 디지털 시대에서 잠시 옛 말들을 되새겨 볼 가치가 있다. 자고로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다. 과거는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는 아주 중요한 경험과 교훈들을 남겨 주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하나의 사자성어는 온고지신(溫故知新) - 옛 것을 배워 새것을 안다는 말이 새롭게 느껴진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현대인들의 사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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