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다시 읽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다시 읽기

0 개 2,789 한일수

소년기에 접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평생 동안 

삶의 지침이 되어왔다. 몸속엔 철분이 있어야하고 

머릿속엔 철학이 있어야 ……


2943f4c3efc0a97af2eb5f5dcfb6c9bd_1507681956_5838.jpg

고등학교 2학년 국어책에「페이터(Walter Pater)의 산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고 이는 당시 이양하 서울문리대 교수가 우리말로 번역하여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us, AD 121-180)의 명상록을 부분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도록 소개한 글이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 BC 27년부터 AD 476년까지의 503년 중에서 AD 96년에서 180년까지의 5현제 기간 중 맨 마지막 황제로 AD 161년부터 180년까지 재위했다. 견인주의(堅忍主義) 즉 금욕주의(禁欲主義)를 표방하는 스토아학파(Stoicism)의 철인(哲人) 황제로 그의 저서 명상록(冥想錄)은 황제로서의 미진했던 업적 을 보상하고 인류의 스승으로 자리매김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어 선생님은 페이터의 산문을 배우는 시간에 산문 내용을 다음 주 국어시간까지 전부 외워오라고 주문했다. 물론 학기 성적에 반영할거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나는 그 문장이 왜, 얼마나 유명하기에 그런 숙제까지 부여하는가하고 의심하였다. 그러나 일단 도전해보기로 결심하고 학교 등하교 시간에 걸으면서 문장을 외워나갔다. 다음 국어시간이 되어 외워온 사람 발표가 있었는데 의외로 나 혼자 전 문장을 외워 발표하게 되어 우쭐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알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사랑하게 된다. 소년기에 읽었던 문장이라 그 뜻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을 터이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깊이 와 닿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후 60여년을 살아오면서 나의 인생관이나 삶의 이정표에 명상록의 내용이 일정 부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 이제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옛날 외웠던 문장을 세상살이의 실제 상황과 대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진실로 사후(死後)의 명성에 연연하는 자는 그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의 하나하나가 얼마 아니하여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한국의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추종자들에 의하여 재임 중 동상이 건립되었는데 역시 재임 중 동상이 밧줄에 매어 끌려 다니는 수모를 겪었다. 그를 떠받들던 무리들도 이슬처럼 모두 사라져버렸다. 지금 광화문 광장에 건립되어 있는 세종대왕 동상, 이순신 장군 동상은 사후 몇 백 년이 지난 후세 사람들에 의하여 건립 된 것이다. 

 

“사람은 나뭇잎과도 흡사한 것, 가을바람의 땅에 낡은 잎을 뿌리면 봄은 다시 새로운 잎으로 숲을 덮는다. 너의 식구들도 너의 원수도 너를 헐뜯고 비웃는 자도 얼마 아니하여 바람에 흩어져 사라지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이다.”

 

“무한한 물상(物象)가운데서 네가 향수한 부분이 얼마나 작고, 무한한 시간 가운데 네게 허용된 시간이 얼마나 짧고, 운명 앞에 네 존재가 어떻게 작은 것인가를 생각 하라.”

 

작금의 한국 사회는 천년만년 영화(榮華)를 누릴 것같이 승자로 남기위해 서로 물고 뜯는 이전투구(泥田 鬪狗)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불안스럽다. 그렇게 죽기 살기로 싸우던 사람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흙 속으로 묻힐 사람들인데…… 우리가 단일민족이 맞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공사를 막론하고 싸움에 휩쓸려 들어갔을 때에는 때때로 그들의 분노와 격렬한 패기로 오늘까지 알려진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으며 그들의 전진의 자취는 어떻게 되었는가를 살펴 보자. 그야말로 먼지요, 재요, 이야기요 신화이거나 아니 어떡하면 그만도 못한 것이다.”

 

‘나에게 불가능은 없 다’고 호언장담하던 나폴레옹은 유럽 대륙을 평정하고 러시아까지 침공하였으나 텅 빈 모스크바도 다스리지 못하고 추위와 굶주림에 수많은 병사 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채 퇴각하고 말았다. 그 영웅도 결국은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된 채 52세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할 뿐이었다. 

 

전쟁광이었던 히틀러는 어떠했던가? 독일 민족에 의한 유럽 제패를 실현하고자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러시아를 정복하고 유럽을 지배한 다음에는 미국을 타도하여 세계를 손아귀에 넣겠다는 망상을 하였지만 수백만의 목숨만 앗 아간 채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에 자살하고 말았다. 

 

“철인(哲人)이나 법학자나 장군이나 정치가들이 우러러보이면 이러한 사람으로 이미 죽은 사람을 생각하라. 네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볼 때에는 네 조상 중의 한 사람, 옛날의 로마 황제의 한 사람을 생각하라.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대체 어디에 있을 수 있는가? 그리고 네 자신은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는가? 너는 네 생명이 속절없고 너의 직무, 너의 경영이 험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높은 지위에 오르면 한 없이 그 지위를 누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나머지 권력을 남용하고 지위를 이용해 재산을 축적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핍박하다가 구렁텅이로 빠져든 인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2016년 하반기 이후 요동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나쁜 인물로 회자되고 있는 범죄자들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세상은 한 큰 도시, 너는 이 도시의 한 시민으로 이때까지 살아 왔다. 아! 온 날을 세지 말며, 그 날의 짧음을 한탄하지 말라. 너를 여기서 내보내는 것은 부정한 판단이나 폭군이 아니요, 너를 여기로 데려 온 자연이다. 그러니 가라. 배우가 그를 고용한 감독이 명령하는 데로 무대에서 나가듯이 아직 5막을 다 끝내지 못하였다고 하려느냐?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는 3 막으로 극  전체가 끝나는 수가 있다. 너를 물러가게 하는 것도 선의에서 나오는 일인지도 모를 일이니까.”사람 이 탐욕을 다스릴 수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 자기의 물러날 때를 알아차리고 자연에 따라 사는 지혜를 지닌 사람은 현자(賢者)이다. 몸속엔 철분( 鐵粉)이 있어야하고 머릿속엔 철학(哲 學)이 있어야…  ….   

 

로마제국의 5현제

댓글 0 | 조회 2,093 | 2017.08.09
제위 양도가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정치 안정, 경제 번영,문화 융성과 함께 평화가 지속되었던 로마제국의 5현제 시대에는……개인의 삶이나 국가의 흥망이 마찬가지이지만… 더보기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

댓글 0 | 조회 2,941 | 2017.08.22
오늘을 헛되이 보내면 인생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사람은 어떤 생각을하고 있을까? 삶의 매 순간을 가치 있게……십 수 년 전 조창인 작… 더보기

살롱음악

댓글 0 | 조회 1,733 | 2017.09.12
살롱음악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뉴질랜드에서는 중산층의 폭이 넓어누구나 마음먹고 행동하기에 따라 중산층이 되어……서울에서 살 때 아내와 나는 항상 우리가… 더보기

핵무기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댓글 0 | 조회 1,238 | 2017.09.27
현재 지구상에 1만 5천개의 핵무기가 존재하고 있으며그 중 1%만 폭발해도 지구상의 동식물이 절멸한다는데,한반도의 운명은 ……​난장이하고 거인(巨人)하고 싸우면 … 더보기
Now

현재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다시 읽기

댓글 0 | 조회 2,790 | 2017.10.11
소년기에 접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평생 동안삶의 지침이 되어왔다. 몸속엔 철분이 있어야하고머릿속엔 철학이 있어야 ……​고등학교 2학년 국어책에「페이터(Walt… 더보기

그 해 겨울과 봄을 잃어 버렸네

댓글 0 | 조회 1,178 | 2017.10.25
개인의 운명은 각자 의지의 산물이다.운명처럼되어버린 그날 12월 9일,54세 생일에 뉴질랜드로왔다.그리고 새로운 인생 54년을 시작하는데……​세월을 만드는 것은 … 더보기

개 스토리

댓글 0 | 조회 1,212 | 2017.11.08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인간과 가장 친숙하게 지내온 개이다.그렇다고 하더라도 견권이 인권을 앞설 수는……“사람하고 개하고 100m 달리기 시합을 열었다.… 더보기

배달의 넋

댓글 0 | 조회 1,247 | 2017.11.22
사람에게 넋이 없다면 허수아비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넋은 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을 붙어 있게 하며 죽어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더보기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즐겨라

댓글 0 | 조회 1,607 | 2017.12.06
아오테아로아의 꿈 (84)현재에 충만한 삶을 즐기면서남이 나를 기쁘게해줄 것만 바라지 말고내가 상대를 위해서 기쁘게해줄 수 있는소양을 길러나가야……톨스토이 어록 … 더보기

뉴질랜드 한인사 10년

댓글 0 | 조회 2,684 | 2017.12.20
짧은 이민 역사 속에서도『뉴질랜드 한인사』를발간한지 10년에 이르고 있다.역사를 기술하는 일은 끊임없이 이어져야……민족 사학자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 더보기

은총으로 맞이한 새해

댓글 0 | 조회 1,088 | 2018.01.17
작년에 죽어간 이에겐 새해가 없다.은총으로 맞이한 황금개띠 새해에새로운 결심으로 행복이 충만한 삶을……가는 세월 붙잡을 수도 없으려니와 오는 세월 막을 수도 없는… 더보기

신기루에 꿈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41 | 2018.02.01
현실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워일확천금을 노리고 투기 열풍에 뛰어든다.그러나 전문 투기꾼들의 농간에 휘말려……나폴레옹의 군사들이 이집트 원정 중에 일어났… 더보기

한 많은 한민족의 한풀이

댓글 0 | 조회 1,208 | 2018.02.14
잘 사는 게 최대의 복수이다.핏 속에 응축된 한풀이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승화시켜이민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개척해나가야……벌써 26년 전의 일이다. 1992년 말… 더보기

21세기 문명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56 | 2018.02.28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새로운 문명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그 속에서 새로운 휴머니즘을 발견해야……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조국이 신음하… 더보기

정월 대보름 감상

댓글 0 | 조회 1,271 | 2018.03.14
조상의 얼을 지니지 못한 민족은수 천 년 역사를 지닐 수도 없다.다민족 사회에서고유문화를 다른 민족들과 공유하며……어렸을 적 기억으로는 설날보다 대보름날이 더 특… 더보기

이브가 뿔났다

댓글 0 | 조회 1,612 | 2018.03.28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상대방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해주되두 문화가 충돌할 때에는 주류 그룹의 문화를……한 남성이 하느님을 찾아가 항의 조로 따졌다. “왜 남성만이 … 더보기

로마제국의 황제와 한국의 대통령

댓글 0 | 조회 1,865 | 2018.04.11
로마제국의 황제들 잔혹사를 떠올리며청와대 주인들의 잔혹사와 대비해본다.일제의 잔존으로 내려온 청와대 터를 옮겨……지구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고대 로마는 BC … 더보기

장보고와 한반도의 운명

댓글 0 | 조회 2,092 | 2018.04.25
지구본을 거꾸로 들어 5대양 6대주를 바라보라.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제대로 통찰한장보고의 네트워크 비법을 이어받아 ……“바다를 다스리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더보기

피는 물보다 진하다

댓글 0 | 조회 1,823 | 2018.05.09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찾아오는가?수천 년 동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우리의 국토인데 왜 금단의 땅이 되어 ……​2016년 11월16일에 오클랜드의 노스 하버 스타… 더보기

런던 스모그와 서울의 미세먼지

댓글 0 | 조회 1,848 | 2018.05.23
1952년 런던에서 대규모 스모그 참사가 일어났다.서울도 걱정이다.쾌적한 공기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절대 절명의 자산인데……우리는 흔히 ‘런던’하면 안개를 연상… 더보기

통일되어 하나 되는 세계의 한민족 8천5백만

댓글 0 | 조회 1,396 | 2018.06.15
한반도에 등불이 다시 켜지는 날이 올 것인가?한반도에 교류가 활성화되고 민족적인 부흥 정신이되살아난다면 제2의 한강의 기적, 압록강의 기적을……인종이 유전적 특성… 더보기

고려인 - 그들의 삶과 꿈

댓글 0 | 조회 1,442 | 2018.06.27
연해주에서 농업기반을 조성하고한민족 시대를 꽃피우던 고려인들,한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말살 당한 채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하니……​같은 한민족의 후손이면서‘고… 더보기

지명을 알면 뉴질랜드가 보인다

댓글 0 | 조회 2,877 | 2018.07.11
사람이나 사물은 이름을 가짐으로서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뉴질랜드에는 마오리어로 된 지명이 많은데그 내용을 살펴보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더보기

단절의 시대

댓글 0 | 조회 1,252 | 2018.07.25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정보화 사회, 세대 간의 단절은 소통을 방해하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대화를 시도해야……20세기 중 경영학의 아버지…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바라보는 광복 73년

댓글 0 | 조회 1,324 | 2018.08.07
광복 73년의 역사는 한-뉴 관계의 역사와 오버랩 된다. 한국전쟁, 국교수립, 이민/유학/관광, FTA 체결로 양국 간 교류는 더욱 활성화 되고……​뉴질랜드에 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