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음악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살롱음악

0 개 1,732 한일수

살롱음악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중산층의 폭이 넓어 

누구나 마음먹고 행동하기에 따라 중산층이 되어……


6911cb526fb82cabd91518c90d13b997_1505205323_6534.jpeg

 

서울에서 살 때 아내와 나는 항상 우리가 중산층(中産層)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살아왔다. 강북의 단독주택에서 살았고 은행빚도 짊어지고 있던 터라 중산층이 몰려있다는 강남아파트 세대들에게 위축되어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의 중산층 정의는 거주하고 있는 자기 소유의 아파트 평수, 연봉 수준, 보유 자가용의 등급, 예금 규모, 해외여행 수준 등을 기준하여 중산층을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의 중산층 기준은 순전히 물질적 가치에 의해 평가되는 반면 중류층(Middleclass)으로 표현되는 다른 외국의 경우는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이 1969년 공약집에 담았던 ‘삶의 질’에서 외국어 하나 가능하고, 스포츠를 하나 이상 즐기며, 악기를 다룰 줄 알고, 남들과 다른 맛의 요리 솜씨를 자랑할 수 있고, 공분에 의연히 동참할 줄 알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중산층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한국에서 중산층이 무너졌다고 야단이다. 사회의 주류층이 되는 중산층이 두터워야 사회가 안전하고 행복수준이 높아질텐데 사회가 이분법적으로 분화되고 한없는 물질적 가치만 추구하게 되어 불행지수만 높아져가고 있다. 

 

이른바 명품에 사족을 못쓰고 온갖 비리가 창궐하는 것도 이러한 가치 기준 때문이리라. 물질 만능의 풍조를 계속한다면 한국 사회는 불행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조선시대에 선조들이 추구했던 삶의 질이 더 선진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어 칸 집에 두어이랑 전답이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 두어 벌 있고,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햇볕 쬘 마루하나, 차 달일 화로하나,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하나, 봄 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 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말 하고 사는 것”이 더 이상 부러움이 없는 삶이라고 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살롱음악(Salon music)은 18-19세기 동안에 유럽에서 주로 왕후 귀족이나 상류층의 객실에서 연주되었고, 그 이후에는 순예술적 음악으로서 음악계를 중심으로 한 교양이 높 문인이나 화가, 학자들의 개인적 인 집회에서 연주되었다. 

 

당시에는 녹음 기법이나 음향기기 등이 개발되기 전이라 연주를 통해서 생음악으로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낭만주의 운동의 중심은 살롱이었다. 쇼팽도 파리에 진출한 이후 살롱에 출입함으로서 많은 친구를 얻었고 유명한 부인들과의 교우는 정열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살롱음악은 애초에 상류층 사회에서 성행되어 일반 대중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중산층이 사회 구성원의 주축이 되어 있으므로 살롱음악도 얼마든지 보편화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서구 문명권의 신생국가이고 중산층의 폭이 넓으며 프랑스에서 말하는 삶의 질에 근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누구나 마음을 정하고 행동을 하기에 따라서 중산층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오클랜드에 화요음악회가 있는데 매주 화요일 저녁, 취미를 같이 하는 한인들이 모여 클래식 음악을 음반이나 동영상으로 감상하고 있다. 진행자가 미리 감상 곡목(曲目)들을 선정하고 해설 내용을 정리하여 참가자들에게 설명하고 감상에 들어가므로 곡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거실 공간과 럼퍼스(Rumpus), 차고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홈시어터(Home theatre)와 도서실을 꾸몄다. 학창 시절부터 평생 동안 수집한 음향기기, 음반, 도서들을 비치해놓고 원하는 한인 누구에게나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 22일에는 200회 기념 파티가 열렸는데 참가자는 각자 요리 솜씨를 자랑하는 플레이트(Plate)를 가져와 서로 쉐어(Share)하니 간단한 뷔페식사가 되었다. 담소를 나누며 음식을 즐기다가 장기 자랑 시간으로 이어졌다. 

 

부모 따라 참가한 소년의 창(唱)으로부터 시작해서 가요열창, 시낭송 등으로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피아노 연주가 이어졌다. 살롱음악은 소규모 동호인 성격의 객실 음악이기에 참가자가 쉽게 공감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창출하는 묘미가 있다. 

 

한국에서 3만 리 떨어진 뉴질랜드까지 와서 문화적으로 외롭게 살고 있는 한인들이다. 그러다가 화요음악을 통해서 남녀노소가 특별한 인연으로 모여 클래식의 감성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슈만의 어린이 정경에 나오는 ‘트로이메 라이(Traumerei)’를 연주한 것은 적절하였다. 헤어진 옛날 애인은 그리워만 할 뿐 다시 만나지는 말라고 했다. 좋은 데 시집가서 잘 살고 있으면 배가 아프고, 나쁜 남자 만나 고생고생하다가 추하게 늙은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다시 만나 같이 살자고 하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란다. 

 

고향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돌아가 살지는 못할지라도 어렸을적 정경을 떠올리며 트로이메라이를 들어보자고 운을 뗀 후 연주를 시작하면서 감정이입을 유도했다.

 

베풀며 사는 사회는 풍요롭다. 갈등과 증오가 사라지고 평화와 행복이 자리한다. 복지국가란 부자국가가 아니라 나눔이 잘된 사회이다. 자신만을 위한 재물이 가치가 없듯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취미나 특기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은퇴 후엔 재물이든, 지식이든, 예/체능이든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베풀며 살기도 바쁘다. 어차피 죽을 땐 빈손으로 갈 테니까 …….

로마제국의 5현제

댓글 0 | 조회 2,093 | 2017.08.09
제위 양도가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정치 안정, 경제 번영,문화 융성과 함께 평화가 지속되었던 로마제국의 5현제 시대에는……개인의 삶이나 국가의 흥망이 마찬가지이지만… 더보기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

댓글 0 | 조회 2,941 | 2017.08.22
오늘을 헛되이 보내면 인생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사람은 어떤 생각을하고 있을까? 삶의 매 순간을 가치 있게……십 수 년 전 조창인 작… 더보기
Now

현재 살롱음악

댓글 0 | 조회 1,733 | 2017.09.12
살롱음악은 이제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뉴질랜드에서는 중산층의 폭이 넓어누구나 마음먹고 행동하기에 따라 중산층이 되어……서울에서 살 때 아내와 나는 항상 우리가… 더보기

핵무기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댓글 0 | 조회 1,238 | 2017.09.27
현재 지구상에 1만 5천개의 핵무기가 존재하고 있으며그 중 1%만 폭발해도 지구상의 동식물이 절멸한다는데,한반도의 운명은 ……​난장이하고 거인(巨人)하고 싸우면 … 더보기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다시 읽기

댓글 0 | 조회 2,789 | 2017.10.11
소년기에 접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평생 동안삶의 지침이 되어왔다. 몸속엔 철분이 있어야하고머릿속엔 철학이 있어야 ……​고등학교 2학년 국어책에「페이터(Walt… 더보기

그 해 겨울과 봄을 잃어 버렸네

댓글 0 | 조회 1,178 | 2017.10.25
개인의 운명은 각자 의지의 산물이다.운명처럼되어버린 그날 12월 9일,54세 생일에 뉴질랜드로왔다.그리고 새로운 인생 54년을 시작하는데……​세월을 만드는 것은 … 더보기

개 스토리

댓글 0 | 조회 1,212 | 2017.11.08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인간과 가장 친숙하게 지내온 개이다.그렇다고 하더라도 견권이 인권을 앞설 수는……“사람하고 개하고 100m 달리기 시합을 열었다.… 더보기

배달의 넋

댓글 0 | 조회 1,247 | 2017.11.22
사람에게 넋이 없다면 허수아비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넋은 사람의 몸에 있으면서 그것을 거느리고 목숨을 붙어 있게 하며 죽어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더보기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즐겨라

댓글 0 | 조회 1,607 | 2017.12.06
아오테아로아의 꿈 (84)현재에 충만한 삶을 즐기면서남이 나를 기쁘게해줄 것만 바라지 말고내가 상대를 위해서 기쁘게해줄 수 있는소양을 길러나가야……톨스토이 어록 … 더보기

뉴질랜드 한인사 10년

댓글 0 | 조회 2,683 | 2017.12.20
짧은 이민 역사 속에서도『뉴질랜드 한인사』를발간한지 10년에 이르고 있다.역사를 기술하는 일은 끊임없이 이어져야……민족 사학자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 더보기

은총으로 맞이한 새해

댓글 0 | 조회 1,088 | 2018.01.17
작년에 죽어간 이에겐 새해가 없다.은총으로 맞이한 황금개띠 새해에새로운 결심으로 행복이 충만한 삶을……가는 세월 붙잡을 수도 없으려니와 오는 세월 막을 수도 없는… 더보기

신기루에 꿈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41 | 2018.02.01
현실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워일확천금을 노리고 투기 열풍에 뛰어든다.그러나 전문 투기꾼들의 농간에 휘말려……나폴레옹의 군사들이 이집트 원정 중에 일어났… 더보기

한 많은 한민족의 한풀이

댓글 0 | 조회 1,208 | 2018.02.14
잘 사는 게 최대의 복수이다.핏 속에 응축된 한풀이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승화시켜이민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개척해나가야……벌써 26년 전의 일이다. 1992년 말… 더보기

21세기 문명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56 | 2018.02.28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새로운 문명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그 속에서 새로운 휴머니즘을 발견해야……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조국이 신음하… 더보기

정월 대보름 감상

댓글 0 | 조회 1,271 | 2018.03.14
조상의 얼을 지니지 못한 민족은수 천 년 역사를 지닐 수도 없다.다민족 사회에서고유문화를 다른 민족들과 공유하며……어렸을 적 기억으로는 설날보다 대보름날이 더 특… 더보기

이브가 뿔났다

댓글 0 | 조회 1,612 | 2018.03.28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상대방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해주되두 문화가 충돌할 때에는 주류 그룹의 문화를……한 남성이 하느님을 찾아가 항의 조로 따졌다. “왜 남성만이 … 더보기

로마제국의 황제와 한국의 대통령

댓글 0 | 조회 1,865 | 2018.04.11
로마제국의 황제들 잔혹사를 떠올리며청와대 주인들의 잔혹사와 대비해본다.일제의 잔존으로 내려온 청와대 터를 옮겨……지구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고대 로마는 BC … 더보기

장보고와 한반도의 운명

댓글 0 | 조회 2,092 | 2018.04.25
지구본을 거꾸로 들어 5대양 6대주를 바라보라.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제대로 통찰한장보고의 네트워크 비법을 이어받아 ……“바다를 다스리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더보기

피는 물보다 진하다

댓글 0 | 조회 1,823 | 2018.05.09
얼어붙은 한반도에 봄은 찾아오는가?수천 년 동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우리의 국토인데 왜 금단의 땅이 되어 ……​2016년 11월16일에 오클랜드의 노스 하버 스타… 더보기

런던 스모그와 서울의 미세먼지

댓글 0 | 조회 1,848 | 2018.05.23
1952년 런던에서 대규모 스모그 참사가 일어났다.서울도 걱정이다.쾌적한 공기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절대 절명의 자산인데……우리는 흔히 ‘런던’하면 안개를 연상… 더보기

통일되어 하나 되는 세계의 한민족 8천5백만

댓글 0 | 조회 1,396 | 2018.06.15
한반도에 등불이 다시 켜지는 날이 올 것인가?한반도에 교류가 활성화되고 민족적인 부흥 정신이되살아난다면 제2의 한강의 기적, 압록강의 기적을……인종이 유전적 특성… 더보기

고려인 - 그들의 삶과 꿈

댓글 0 | 조회 1,442 | 2018.06.27
연해주에서 농업기반을 조성하고한민족 시대를 꽃피우던 고려인들,한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말살 당한 채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하니……​같은 한민족의 후손이면서‘고… 더보기

지명을 알면 뉴질랜드가 보인다

댓글 0 | 조회 2,877 | 2018.07.11
사람이나 사물은 이름을 가짐으로서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뉴질랜드에는 마오리어로 된 지명이 많은데그 내용을 살펴보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더보기

단절의 시대

댓글 0 | 조회 1,252 | 2018.07.25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정보화 사회, 세대 간의 단절은 소통을 방해하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대화를 시도해야……20세기 중 경영학의 아버지…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바라보는 광복 73년

댓글 0 | 조회 1,324 | 2018.08.07
광복 73년의 역사는 한-뉴 관계의 역사와 오버랩 된다. 한국전쟁, 국교수립, 이민/유학/관광, FTA 체결로 양국 간 교류는 더욱 활성화 되고……​뉴질랜드에 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