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덕분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어머니 덕분에......

0 개 3,232 NZ 코리아포스트
어머니가 삶아 말리신 고사리를 한국의 형님 댁에 보냈다. 설날아침 아버님 차례를 지낼 때 제사상에 올려 놓으니 아버님도 뉴질랜드산 고사리를 맛 보셨을 거다.

아내는 매일 저녁에 걷기운동을 하는데 고사리를 따다보면 운동이 덜 된다고 하여 내가 아내를 따라 나섰다. 도로가를 한 4~5 키로 씩 걷다보면 한 움큼 따게 된다. 매일 걷기운동을 하는 내가 대견스럽다는 듯이 아내가 말을 한다.

“당신 매일 운동하니까 몸도 개운하고 잠도 잘 오고 좋지?”

“다 어머니 덕분이지 뭐... ”

어머니가 항상 심심해 하시니까 고사리를 따오면 삶아서 말리시느라고 시간을 잘 보내신다.

어느 날 아내가 세일한다고 재봉틀을 사 왔다. 그런데 아내는 재봉틀 사용을 별로 안 하였다. 찢어진 옷들을 꿰매 달라고 부탁해도 다음에 해준다고 미루었다. 아니, 재봉틀을 뭐 하러 산거야? 비싼 돈 주고... 나의 불평에도 눈 하나 까딱 안하고 무조건 다음으로 미루는 이유는 재봉질 할 거 무지 많이 모아 놓았다가 왕창 한 번에 처리한다는 깊은 뜻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나는 찢어진 바지만 입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한국 같으면 '거지' 소리를 들었을 텐데...

어느 날 옷장에서 재봉틀을 꺼내서 살펴보니 재봉틀이 너무 좋았다. 재봉질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고 재봉질이 너무 잘되어 그동안 쌓아 둔 옷을 몽땅 고쳤다. 팔꿈치가 많이 찢어진 긴 남방은 팔을 잘라 반팔 남방으로 만들고 무릎팍이 많이 떨어진 바지는 반바지로 만들고, 얻어 놓은 바지들도 기장은 줄이고 허리는 늘리고...(이런, 몸매 다 나오네...)

내가 고친 옷들을 아내가 바라보더니

"아이고~ 재봉틀 정말 잘 샀네. 내 옷도 좀 고쳐줘~“

아내는 자기 옷이며 찢어진 가방이며 한 보따리를 꺼내 놓았다. 좌우간 바느질 할 것을 엄청 쌓아 놓고 있었다. 고쳐 놓은 옷들을 바라보며 마냥 즐거워하는 아내의 모습이 아, 이제 바느질에서 해방이야~ 뭐 이런 표정이었다. 아... 찢어진 바지입고 끝까지 버텼어야 했는데...

아내가 물었다.

"당신 어쩜 이렇게 재봉질을 잘해?"

"다 어머니 덕분이지..."

중학교 때 나는 청바지가 입고 싶었다. 어머니에게 사 달라고 말해도 거절할 게 뻔하지만 너무 입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말했다. 만약 청바지를 사 주신다면 우리 반에서 1등 하겠노라고, 그러나 그 조건은 어머니에게 안 먹혀 들어갔다.

"너 공장 다닐래? 청바지 입고... 학생 놈이 교복 입으면 됐지, 쯔쯧,"

그 당시는 학교에 못 가고 청바지입고 공장에 다니는 우리 또래들도 참 많았다.

방과 후 친구들은 사복을 입고 놀러 다닐 때 나는 늘 검정색 교복을 입고 다녀서 동네 어른들은 나를 모범생이라고 불렀다.

그때 나는 집안구석에 먼지가 수북이 쌓인 낡은 재봉틀을 꺼내었다.

어른이 입던 찢어진 청바지를 얻어다가 땜빵을 하고 교복 바지 크기에 맞추어 재봉질을 했더니 멋진 청바지가 되었다. 빛 바랜 교복도 뒤집으니 검정색이 생생히 살아 있었다. 차이나칼라를 떼어버리고 멋진 재킷을 만들었다. 친구들이 어디서 얼마주고 샀냐고 난리들이었다. 그 뒤로 친구들 바지를 나팔바지로 고쳐 주고 아이스크림도 많이 얻어먹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커튼이 너무 얇아 두꺼운 천으로 새로 만들었는데 아내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다 어머니 덕분이야, 우리 아들은 사 달라는 옷 다 사주고 키웠더니 재봉질도 못해~ 장가가서 색시한테 구박이나 안 받을지... 쯔쯧,”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정천리

댓글 0 | 조회 3,840 | 2010.05.25
동식이네 가족이 한국으로 떠나기 전 우리 집에서 닭을 잡아 같이 식사를 하는데 동식이 아빠의 표정이 상당히 어두웠다. 그날 술이 얼큰해진 동식이 아빠가 감정이 복… 더보기

마누라 단속하기......

댓글 0 | 조회 3,672 | 2010.05.11
닭들에게 먹이를 주면 수탉이 먹이하나 입에 물고 꼬꼬꼬 하면서 암탉들을 꼬시는 폼이 참 꼴 볼견이다. 내가 먹이를 주는데 네놈이 왜 생색을 내, 언젠가 닭 모이를… 더보기

젊은 시절의 아내가 그립다

댓글 0 | 조회 3,701 | 2010.04.27
"형님, 멋진 셔츠하고 바지랑 같이 보냈습니다. 골프할 때 입으세요. 형수님 셔츠도 샀습니다.” 한국에서 후배가 담배를 부치면서 옷도 사서 부쳤다고 전화가 왔다.… 더보기

설거지 잘하는 남자.....

댓글 1 | 조회 6,519 | 2010.04.13
요즘, 강 사장은 벌어진 입을 다물 줄을 모른다.엊그제 태어난 것 같은 늦둥이가 잘 자라 집 안팎을 얼마나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더보기

배리와 앤디

댓글 1 | 조회 3,353 | 2010.03.23
저녁에 돌담길을 걷다보면 윙윙거리며 트렉터를 타고 일하는 로저와 만나게 된다. “하이~ 로저,” 내가 인사를 하면 로저는 일을 하다 말고 달려와 말을 건다. 아,… 더보기

자동차 침대

댓글 0 | 조회 4,251 | 2010.03.09
손자가 어디서 무엇을 보고 왔는지 갑자기 자동차침대를 만들어 달라고 졸라 댔다. 내가 외출을 할 때마다 손자는 자동차침대 만들 나무 사러 가느냐고 물었다. 매일 … 더보기

현재 어머니 덕분에......

댓글 0 | 조회 3,233 | 2010.02.23
어머니가 삶아 말리신 고사리를 한국의 형님 댁에 보냈다. 설날아침 아버님 차례를 지낼 때 제사상에 올려 놓으니 아버님도 뉴질랜드산 고사리를 맛 보셨을 거다. 아내… 더보기

취권

댓글 0 | 조회 3,308 | 2010.02.09
몇년 전부터 공작새 한 쌍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목동개가 공작새에게 달려들어 암컷은 심장마비로 죽고 말았다. 수컷공작이 어릴 때에는 닭들과 친구처럼 지내더니 어른이… 더보기

안 들려∼

댓글 0 | 조회 3,117 | 2010.01.26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머리맡에는 아내가 써 놓고 간 편지가 자주 놓여 있다.[나 새벽미사가요. 이따가 양주 한 병 사 올게요. 여보, 사랑해요~] 뭐 이런 내용이… 더보기

묶은 때를 벗겨 내고....

댓글 0 | 조회 3,153 | 2010.01.12
아주 오래간만에 목욕을 하면 뜨물 같은 하얀 때가 물위에서 평화롭게 동 동 동 떠다닌다. 그 정도면 목욕한다는 것이 얼마나 개운하고 상쾌한 것인지 목욕의 진수를 … 더보기

크리스마스 선물

댓글 0 | 조회 3,390 | 2009.12.22
일곱 살인 손자 샘이 일찌감치 가족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다. 엄마 선물은 강아지 인형이고 할머니 선물은 주방용품이다. 엄마는 인형가지고 놀고 할미는 주방일이… 더보기

고사리 잡으러 가자∼

댓글 0 | 조회 3,431 | 2009.12.08
미정이네 가족이 우리 집에 놀러온 날 어머니는 아이들이 어디에서 놀고 있는지 연신 동태를 살피셨다. “아범아~ 혹시 애들 닭장에 간 거 아니냐?” 내가 닭장에 내… 더보기

무정한 엄마

댓글 0 | 조회 3,655 | 2009.11.24
소들을 다른 풀밭으로 옮겨 주기 위해 풀밭에 갔는데 송아지가 땅에 코를 박고 이상한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너무 이상해서 가보니 굴이 있었고 소가 밟아서 안쪽… 더보기

꿈꾸는 봄날

댓글 1 | 조회 3,315 | 2009.11.10
"제 눈팅이 좀 보세요. 눈팅이가 밤팅이 되도록 까만 밤을 새우고 또 새웠어요. 비바람이 몰아쳐도, 닭발에 쥐가 나도, 며칠씩 굶으면서도 내 새끼들이 나올 날만을… 더보기

빨간 우체통

댓글 2 | 조회 4,017 | 2009.10.26
아내가 오클랜드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했다. "너 이번 주말에 올 때 한국 슈퍼마켓에 가서 부르스타 좀 사와라~ 토요일 저녁에 손님을 초대를 했는데 월남 쌈을 먹… 더보기

염소, 물 건너가다

댓글 0 | 조회 3,658 | 2009.10.13
추석 전 날 어머니를 모시고 강 사장 집에 송편을 만들러 갔다. 강 사장 집은 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음식을 많이 만드는데 형제들이 다 모여 음식 준비를… 더보기

친구....

댓글 0 | 조회 3,343 | 2009.09.22
뉴질랜드 시골에 살다 보니 가끔 친구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학교친구들, 사회친구들, 사람들은 고향친구가 그리울 때가 많다는데 나는 어릴 때 고향을 떠나 오는 바… 더보기

새 집을 짓고 뛰어보자 폴짝~

댓글 1 | 조회 3,228 | 2009.09.08
“새 집을 짓고 뛰어보자 폴짝~ 머리가 천장까지 닿겠네.~” 닭들에게 새 집을 지어주었더니 신이 난 닭들이 횃대에 올라가며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도 잘하지만 횃대… 더보기

속 터지는 나라....

댓글 2 | 조회 3,488 | 2009.08.25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국가로 뉴질랜드가 선정됐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뉴질랜드가 정말 속 터지는 나라라는 생각뿐이다.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려서 글 한번 쓰려면… 더보기

할머니를 찾습니다

댓글 0 | 조회 3,753 | 2009.08.11
지난번 한국 갔을 때 대학에 있는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가 한잔 산다고 한정식 집으로 가자고 하였다. 한정식 집에 도착하자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아줌마가 ‘어머~… 더보기

삼각관계

댓글 0 | 조회 3,319 | 2009.07.27
내가 처음 뉴질랜드를 왔을 때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목장과 많은 동물들로 인해 놀라면서도 마음에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구는 400만 명인데 소의 숫자는 사… 더보기

이사람아~

댓글 0 | 조회 3,451 | 2009.07.14
한국에서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았는데 뉴질랜드에선 너무 자주 감기에 걸린다. 난방시설도 안 좋고 온돌이 아니라 더욱 그런 것 같다. 나는 비염에다 먼지 알레르기까… 더보기

적과의 동침

댓글 0 | 조회 2,834 | 2009.06.23
지난 여름에는 3마리의 암탉이 병아리들을 부화시켰는데 병아리들은 어미닭과 함께 따로 넣어 놔야 한다. 언제 들 고양이가 병아리를 잡아먹거나 매가 날아와 채 갈지도… 더보기

불청객

댓글 0 | 조회 3,060 | 2009.06.09
우리 집은 아스팔트 도로에서 차도를 따라 1키로 정도를 들어오는 맨 마지막 세 번째 집이 우리 집이다. 첫 번째 집은 노부부가 살고 있는 정원과 숲이 아름다운 2… 더보기

사탕 문 열어줘∼

댓글 0 | 조회 3,305 | 2010.07.10
뉴질랜드는 세계 각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로 만들어진 나라다 보니 국제결혼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2개 국어 이상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아기가 말을 배울 때 2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