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같은! 그런 친구가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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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같은! 그런 친구가 나는 좋다!

0 개 2,133 여디디야

잔잔한 이야기 (12)

살면서 흉허물 없이 지내는 친구가 주위에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추운 겨울을 지낸 자목련의 꽃봉오리가 유난히 아름답게 보이던 날 오후에, 젊은 시절 절친했던 친구 생각에 그 친구와 즐겼던 블랙 커피를 마시며 생각에 잠긴다.

 

사람들이 생각할 때 ‘성공을 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나게 된 나의 친구는 자신의 젊은 시절의 가난했던 기억들과 불미스러운 기억들을 잊고 싶었나보다. 이미 오래 전에 일어난 일로, 특히 자신에 대하여 시시콜콜 많은 것들을 알고 있던 내가 그 친구를 위하여 꼭 해야 할 말을 한 것으로 인하여 사이가 소원(疏遠)해졌다. 富와 명예와 지위와 체면이 그렇게 만든 것인가.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 그런 말이 있지.. 많은 재물을 축적하여 부유해졌거나 지위가 높아졌거나 명예를 갖게 되었을 때 자신이 아주 궁핍하여 어려웠던 지난 시절 또는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수치스러운 부분과 열등의식이 있는 것들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해서 어려웠던 시절에 알고 지내던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끊어버린다는 것. 그리고 성공한 후에 만난 사람들과 관계를 지속하며 이전의 이야기는 그 인생에서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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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은 어떠한가!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나 가난하다는 것이 얼마나 사는 데 어려움을 가져다 주는 지 전혀 알지 못했던 나를 조카가 말하기를 이모는 교만하게 자랐다나.. 그 당시 그 ‘교만’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왜 해당되는 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는 데, 하고 싶은 공부며 필요한 것들은 부모님께서 다 채워주시니 아무 부족함이 없이 누리며 사는 나의 모습이 생활이 어려웠던 어린 조카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나보다.

 

또한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칼 같은 성격으로 심각하게(?) 분명한 것을 좋아하였다. 그 성격이 좋은 점도 있지만 때로는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일도 있을 것인데.. 한 가지 사소한 예를 들자면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을 경우 약속 장소에 5 분 정도 미리 도착하여 만나기로 한 정시에 오지 않으면 조금도 기다리지도 않고 그냥 나오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고 난 후 달라진 것이다. 하루는 친한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는 데 그 친구가 약속 장소에 40분이 지나도록 오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 때 생각하기를 ‘무슨 일이 있는가보다. 혹시 교통 체증에 지체되는 모양이다.’하고 조금 더 기다려보아야겠다 하고 있었다. 그 때 친구가 땀을 뻘뻘 흘리며 내가 앉아 있는 데로 오더니 미안하다고 하며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너무나 놀라워하며 내 성격에 분명히 자리에서 떠나서 없을 테지만 그래도 1%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달려왔다고 하는.. 후훗!

 

사실은 상대방을 염려하며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긴 나 자신을 놀라워했던 일로 그런 나를 변화시켜 주신 분은 하나님이시니 나는‘하나님의 작품’이다.

 

그런가하면, 중·고등학교 6년간을 같은 학교에 다녔는 데 같은 반을 한 적도 없고 말 한 마디 나눠본 적도 없는 여고 동창생이 학교 졸업하고 수년 후에 하나님께서 만나게 해 주신 후로 지금까지 계속 한결같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해에 혈변이 나온다며 병원에 몇 달간을 다녀도 낫지 않는다고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았는 데 친구의 병명이 직장암이라는 것이다.

 

구글 검색창에 ‘혈변’을 검색을 하면 ‘대장암이나 직장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라고 나오는 데, 한국의 병원은 속전속결로 검사해서 결과도 빠르게 나오기에 나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할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몇 달이라는 시간이 지체된 것이었다.

 

그 친구를 위해 내가 이 머나 먼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께 기도를 하는 것뿐이어서 3일간 금식하며 기도를 하였다. 한국에 있다면 단숨에 친구 옆으로 달려가서 말벗도 해 주며 항암치료로 인해 입맛도 당기지도 않고 먹을 수도 없는 고통을 느끼는 친구를 위하여 맛난 음식을 해 줄 수도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입원 후 수술, 수 개월간의 항암치료 그리고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회복기간을 거쳐 이제 식사하는 것도 걷는 것도 괜찮아질 정도로 회복이 되어 다시 새 생명을 얻은 사람처럼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항암치료를 받을 때 도무지 먹을 수가 없어서 10킬로 정도가 빠질 지경이었다는 데 처음 숟가락을 들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와 교회에 갔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하나님께 감사가 나오더라고..

 

친구가 몸이 회복된 후에 멸치 두 박스와 김 두 톳을 EMS 소포로 보내주었다. 해산물을 무척 좋아하는 나는 멸치의 내장을 제거한 후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서 먹는 데 이것은 바삭하고 고소한 칼슘 섭취 공급원이 되는 훌륭한 나의 간식거리다.

 

소포를 받은 날 밥을 새로 지어 속재료를 준비하여 향긋한 김을 꺼내 김밥을 여러 줄 말았는 데 아.. 역시 김은 밥도둑이다.. ^^ 따뜻할 때 먹으니 얼마나 맛있던 지.. 그 날 몇 kg는 늘어났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먹었던 나! ^^

 

나이 들어 친구가 생긴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나는 사람에게 재산이란 재물 외에도 사람이 재산이라는 생각을 한다. 살면서 사람을 얻으며 살아야지 잃으며 산다는 것은 웬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관계를 깨는 행동을 하는 경우 저절로 끊어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나 고등학교 시절 때까지만 해도 이해(利害)관계를 생각하며 사귀지는 않지만 그 후에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지를 가늠하고 있지는 않은가.

 

양파는 껍질을 벗겨내고 또 벗겨내도 같은 모양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도 세월이 흐른다 해도 처음 알게 되어 같이 공감하고 어울리던 그 모습 그대로 변함 없이 살 수는 없는 지..

 

괴로우나 슬플 때면 위로하고, 즐거우나 기쁜 일 있으면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해 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진정한 친구라면 핀잔보다는 격려를, 냉소보다는 긍정을, 그리고 때론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할 때 우정 담긴 마음으로 직언과 충고를 해 주기도 하고, 듣는 사람은 그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지혜가 있다면 끊어지기 힘든 돈독한 친구일 것이다.

 

실컷 같이 이야기를 한 후에 그 자리를 떠나서는 뒷담화를 하는 친구가 아닌, 그동안 알고 지내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동과 모습으로 놀래키는 것이 아닌, 양파와 같이 까도 까도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인 그런 친구가 나는 좋다.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는 것 곧 그의 마음에 싫어하시는 것이 육 칠 가지니 곧 교만한 눈과 거짓된 혀와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손과 악한 계교를 꾀하는 마음과 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과 거짓을 말하는 망령된 증인과 및 형제 사이를 이간하는 자니라”

(잠언 6장 16~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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