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자의 눈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어느 남자의 눈물

0 개 1,798 새움터

새움터 (임애자, 사회복지사)

5db7c373d1f529cb8c09358d4ba05093_1498524597_47.jpg
 

늦은 가을이라서 일까? 축축한 길가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을 볼 때 마다 한국에서보다 계절의 감각이 무뎌짐을 느끼게 된다. 매 년 이맘때쯤이면 왠지 한국을 방문하여 온전히 가을이라는 정서를 느끼고 싶어진다. 

 

이곳의 가을은 공허하다. 한국만큼 많은 낙엽들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스산한 바람과 잦은 비로 인해 낙엽도 항상 젖어 있어 더욱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온 몸 구석구석 휑한 바람이 스치며 타국에 살아간다는 막연한 낯설음에 마음이 더욱 쓸쓸해지곤 한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요즘 남편의 어깨가 축 쳐지고 마음이 허전하다며 우울해 하고 있어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며칠 후 몇 몇 친구끼리 기쁨조를 만들어 위로 차 친구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아니나다를까 친구 남편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화색이 없고 눈도 퀭하니 비에 젖은 낙엽처럼 힘이 쑤~욱 빠져 보였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서로 음식도 나누고 교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도록 도와주었고, 이내 그 분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며칠 전 SNS에서 중학교 친구들의 사진을 우연히 보다가 낯익은 한 죽마고우의 모습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그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사진과 함께 적혀 있는 글을 보니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진 죽마고우를 위해 친구들이 마련한 마지막 동창 모임이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고 너무 마음이 아파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복잡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술 한잔하자”라고 연락할 친구를 찾으니, 마땅히 연락할 곳이 없어 더욱 더 자신이 비참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마음이 우울하니 잠을 설치는 날은 계속 되었다고 한다. 처음 식구들을 데리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타국에 발을 디딘 후“이제 무엇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나”라는 생각에 밤마다 뒤척이며 설 잠을 자던 기억이 나기도 하였다 한다. 

 

그때의 불안감과 두려움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배부르고 따스한가 라고 스스로 위로도 해보았지만, 마음 깊이 눌려져 있는 외로움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사무치게 마음이 쓸쓸하다고 말하며 친구 남편은 고개를 떨구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 연로하신 부모님과 형제들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앞서는 날에는 잠도 식욕도 없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한 날들이 계속되었다고 했다.

 

마음 속 깊이 감춰져 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놓으며 흘리는 눈물과 긴 한숨을 바라 보면서 이야기를 듣는 우리도 다 같은 처지임을 공감하며 눈물을 훔쳤다. 

 

한 참 시간이 흐른 후 한 친구가 다 큰 어른들이 눈물을 찔끔거리며 우는 모습이 우습다며 깔깔 웃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손가락질 하며 얼굴 쳐다 보며 한바탕 웃음 바다가 만들어 졌다. 마치 웃음 치료라도 받는 것처럼 손뼉까지 치며, 옆에 있는 사람 등을 치며 요절복통하듯이 웃고 나니 모두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라와 있었다. 순식간에 웃음이 해피 바이러스가 되어 퍼져 나가고 있었다.

 

모임이 끝날 즈음 환하게 웃는 그 분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기쁨조의 책임감이었는지‘아~ 살았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남편의 이야기를 우리 기쁨조에 전해주었던 친구는 매일같이 성실히 일하는 남편이 잠시 일이 힘에 부쳐서 그런 줄 알았다며 앞으로 남편과 마음 속 깊은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겠다고 웃으며 선언을 하였다.

 

며칠 후 운전하고 가면서 우연히 그 분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말끔하게 차려 입은 옷과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는 그 분은 더 이상 비에 젖은 낙엽처럼 쓸쓸해 보이지 않았다. 이 추운 가을과 겨울이 지나는 길목에 꿋꿋하게 버티고 서 있는 텅 빈 나뭇가지에 곧 새순이 돋아나겠지 라는 희망을 품은 생동감이 그에게서 보였다.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단체입니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2 | 1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55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74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35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50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24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1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2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7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96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2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2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6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4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1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29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2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37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4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3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7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6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1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3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