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를 넘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추사를 넘어

0 개 2,162 김영안

요즈음 제주에는 중국의 보복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이 줄었지만, 그저 단순히 단체로 우르르 떼지어 몰려 다니는 관광이 아니라 가까운 친지들과 주제를 가지고 가는 테마 여행이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한 테마 여행 중 하나로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 탐방 여행을 추천할 만 하다.

 

추사에 대한 연구는 많은 학자들이 해 왔고 지금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대상이다.

 

그 중에는‘나의 문화 탐방기’를 쓴 전 문화재청장을 지닌 유홍준의‘완당평전(학고재: 2002)’을 비롯해 ‘국역완당평전(민족문화추진회)’등 많은 저술과 논문 그리고 학예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김 종헌의 ‘추사를 넘어(푸른역사: 2007)’는 전문가의 학구적인 책이 아니라 일반인이 본 추사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 있다. 

 

 

e90254d7d822488550aa39f5d55f8846_1494288233_9343.jpg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거나 인기가 없는 책은 아니다. 비단 추사뿐 아니라 정판교의 작품 등 아주 희귀한 고서 자료들을 총 망라해 만든 책이다. 2007년 초판 발행 후 2011년 7쇄를 한 스테디 셀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종헌은 기업체 임원(남영 비비안의 대표이사)으로 일하다 은퇴 후 카페를 경영하였다. 아내의 제빵 기술과 본인의 책에 대한 사랑을 접목시킨 것으로 그때의 경험을 책으로 내었는데,‘Peace of Mind- 빵 굽는 아내와 CEO 남편의 전원카페 (동아일보사: 2004)’이다.

 

하지만 본인이 관심 분야는 서예로 고서를 모으는 것이고 현재도 약 1만 여권의 고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카페에 사설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 고서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자연스레 추사 선생의 작품을 많이 접하고 연구하게 되었고,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추사 김정희는 시·서·화는 물론 금석학의 대가로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에서도 그 명성이 자자했다. 청 나라의 완적, 옹방강 등 당대 최고의 석학과 교류를 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추사의 고택 예산은 고택 뒤 암벽에 각인된 여러 글씨와 현판 등이 유명하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은 71세 때 쓴 봉은사의‘판전(版殿)’으로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의 일생은 평탄치만 안 했다. 부원군의 자손으로 과거에 급제해 벼슬을 했지만 많은 옥고를 치룬다. 그 결과 제주로 유배를 간 것이다. 제주의 추사 유배지는 최근에 알려지고 있다.

 

추사의 글씨는 유배 전후가 확연히 다르다. 같은 글씨를 비교해 보면 일반인도 쉽게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귀양 가는 길에 들른 해남 대둔사에 써준 무량수각(無量壽閣 :1840)은 대단히 획이 기름지고 두텁고 자신감이 넘치며 윤기가 흐르는 반면, 귀양 후 예산 화엄사의 무량수각(1846)은 기름기가 다 빠지고 메마른 듯 순진무구한 원형질을 드러내며 대단히 명상적이다.

 

좌절 속에서 핀 독자적인 글씨체가 태어난 것이다. 치졸해 보이는 단순미를 보여 준다. 바로 추사체의 탄생인 것이다. 제주에 설립된 추사유배지 박물관에 가서 전시되어 있는 두 작품을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그 차이를 알 수가 있다.

 

추사체는 정신적으로는 귀양이라는 역경 속에서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스로 밝혔듯이‘70 평생에 벼루 10개를 밑창 내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든’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의 결정판이었다.

 

9년간의 유배생활은 비참했다. 곤장을 맞은 장독으로 고생하면서, 삭막한 곳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된 곳에서 그저 글을 쓰고 수선화를 키우는 것이 일과였다.

 

소창다명 사아구좌(小窓多明 使我久坐: 작은 창문에 빛이 밝으니 나로 하여금 오래 머물게 하네)라고 쓴 글씨는 당시 자신의 처지를 잘 나타낸 글이다.

 

유배된 집에서 약 5리 정도 떨어진 대경향교에서 후학을 가르친 곳‘의문당(疑問堂)’현판은 추사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고, 원래 자리에는 복제품이 걸려 있다.

 

추사가 유배 생활에 그린 세한도(1840)와 제자인 이 상적과의 사연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역관인 이상적이 북경을 왕래하면서 수 많은 책을 추사에게 보내 주었고 세한도에 완적의 화제도 받아 왔다. 그가 보낸 책들의 물량을 모으면 수레로 한 차가 넘었다고 한다. 요즈음에도 그 많은 책을 보내주기 어려운데 교통도 불편한 제주로 그 시대에 귀한 중국의 서적을 그렇게 많이 보냈다는 것은 이 상적이 추사를 얼마나 존경했는지를 엿 볼 수 있다. 추사 역시 그에 감동해 세한도를 그려 준 것이다.

 

추사 박물관의 모습이 마치 세한도의 집을 형상화한 것 같으며 계단은 귀양 3천리를 채우기 위해 구비구비 돌아온 곡행(曲行)을 상징해 비스듬히 돌을 깔았다고 한다.

 

반드시 도록(圖錄)‘해국에 먹물은 깊고(서귀포시-2011)’한 권을 사거나 아니면 세한도 영인본 하나 정도는 사서 두고두고 음미할 가치가 있다.

 

최근에 추사 글씨의 속뜻에 대해 새롭게 조명한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이성현의‘추사코드(들녁: 2016)이다. 서화에 숨겨둔 추사의 속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14 | 10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13 | 10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35 | 11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76 | 11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6 | 11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589 | 11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399 | 17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0 | 17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5 | 17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5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0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0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3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8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9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4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88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3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0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4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0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4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6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