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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아~

0 개 3,451 코리아포스트
한국에서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았는데 뉴질랜드에선 너무 자주 감기에 걸린다. 난방시설도 안 좋고 온돌이 아니라 더욱 그런 것 같다. 나는 비염에다 먼지 알레르기까지 있으니 감기에 한번 걸리면 꽤 오래가는데 요즘 감기 때문에 매일 비실거리자 루아카카에 사는 강사장이 히죽거리며 말한다.

"형님~ 걱정 말고 먼저 가셔~ 내 묘 자리 하나 줄게요, 내 금방 옆자리로 따라 갈 테니~"

강사장은 부모님이 돌아 가셨을 때 시 공원묘지에 묘 자리를 나란히 5개나 사 놓았다.

가수 최백호씨 노래 중에 [이 사람아~]라는 노래가 있다.

[가면 가나보다 오면 오나보다, 사람 만나고 이별이야 그럴거니 살았는데 이제 가네하는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훌쩍 가고 말면 무정할세 이 사람아, 그래 먼저가게 내 금방 따라가지 그래 힘들었지 한 세상 사노라고, 그때 다시 만나 옛 얘기나 나누세 구름 같은 인생 빈손으로 가는 가~~~]

내가 너무 사람이 좋다보니 많은 걸 양보하며 살아가는데 낚시터에서도 고기 잘 잡히는 자리는 강사장에게 양보해주고 천당 가는 자리까지 양보를 해주니 얼마나 좋은 사람인가,

"아우 먼저 가시게나, 내 나중에 따라 갈 테니..."

"에이~ 형님 먼저 가셔야지요,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데,"

우리 어머니는 40세에 과부가 되어 4남매를 기르시고 61세에 양쪽다리 대퇴골을 인조 뼈로 갈아 넣는 대수술을 하셨다. 당시에는 의료보험이 없어서 수술비가 많이 들어갔는데 나는 대출을 받아 새로 사업을 시작한터라 어머니가 물려준 좋은 논 6마지기를 팔아 수술을 시켜드렸는데 아버지 사 놓으신 땅이니 결국 아버지가 수술을 시켜 주신 거다.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는 어머니는 펭귄처럼 걸으셔서 한때는 손자가 펭귄할머니라고 불렀다.

뉴질랜드 병원에서는 건강 체크를 할 때 부모님에 관하여 상당히 꼼꼼한 질문을 하는데 아마 유전자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뉴질랜드에 시골에서 살다보니 이것저것 힘든 일도 많이 하게 되는데 요즘은 오른쪽 어깨와 팔이 너무 아파서 망치질도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일이 많으니 꼼지락 거려야 하는데 오늘은 또 이상한 일이 생겼다.
 
소들을 다른 풀밭으로 옮겨주고 언덕을 올라오는데 갑자기 왼쪽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절룩거리게 되었다.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기니 관절이 어머니를 닮아 그러나 하는 걱정도 들고 강사장보다 정말 먼저 가나보다 하는 찝찝한 생각도 하면서 절룩거리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살금살금 걸어 소파에 앉으니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 내가 몸을 너무 혹사했어... 쉬엄쉬엄 했어야 했는데...

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있자 아들이 어디 아프냐고 물었다. "아니... 뭐 그냥..."

아들이 데크로 나가 내 구두를 신고 나갔다 돌아오는데 아들도 왼발을 절룩거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아니, 쟤도 벌써 유전인가? 하는 생각에 바짝 긴장이 되는데

"아빠~ 아빠 왼쪽구두 밑창이 떨어져 나갔네요~"

데크에 나가 왼쪽구두 바닥을 보니 정말 밑창이 없어졌다.

"아니? 구두밑창이 언제 달아 난거야~~ 제길,"

그럼 그렇지, 내 운수에는 장수한다고 나와 있는데, 암, 아우 먼저 보내야지... 아우한테 전화가 왔다.

"형님~ 오전에 트레발리 몇 마리 잡아왔는데 빨리 오슈~ 회 떠서 소주 한잔 해야지요~"

그래 빨리 가서 아우 술 좀 잔뜩 먹이자, 먼저 보내려면... 운전을 하고 가면서 관절 때문에 너무 긴장했던 탓에 긴 한숨이 나오고 있었다. 구두밑창 하나 떨어졌다고 절룩거리고 다니는데 어머니는 다리 속에 인조 뼈를 넣고 어떻게 23년 동안 살아오신 걸까 생각하니 콧등이 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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