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생각, 산수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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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생각, 산수로 만나다

0 개 1,660 김영안

요즈음 명화 마케팅이 한창이다. 모 제약사는 구스타프 크림트의‘키스’를 포장지로 사용하고 있고,모 재벌 그룹은 명화를 이용한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미술 교육은 서양화 위주이다. 학교에서 수채화나 유화를 주로 가르치며, 서양 명작을 모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고흐, 마네, 모네, 피카소, 렘브란트 등 화가 이름뿐만 아니라, 다빈치의‘모나리자’, 밀레의‘만종’, 과 같은 대표작도 대충은 알고 있다. 예전에 동네 이발소에서도 밀레의‘만종’이나‘이삭 줍는 사람들’과 같은 조잡한 모작들이 걸려 있었다. 

 

그래서 이발소 그림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래서 서양 명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 미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현대인으로 한 번쯤은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참석한 적이 있을 것이다. 좋은 미술의 감상은 교육적 차원 외에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정서적 안정감을 유지라며, 감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헌데, 추상화나 구상을 볼 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지 못해 이해가 안 되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특히 미술은 더욱 그렇다. 모르고 보면 아무 의미 없는 것이지만 내용을 알면 아주 새롭게 다가온다.

 

그래서 서양 미술을 여러 각도로 소개하는 책자들이 많이 나왔다. 미술 평론가인 이주헌은‘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2(학고재: 2005)’에서 두 아이와 아내를 데리고 온 가족이 50일 간에 걸쳐 유럽을 돌아다니며 미술관 기행을 쓴 책이다. 

 

이 외에도‘미술로 보는 20세기’,‘지식의 미술관(아트북스: 2009)’, 어린이를 위한‘느낌 있는 그림 이야기(보림: 2002)’등 많은 저서가 있고, EBS에서 청소년을 위한 미술관련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리더를 위한 미술 창의력 발전소(위즈덤하우스: 2008)’에서 미술과 경영을 접목시켰으며, 특히 창의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은‘그림 읽는 CEO(21세기북스: 2008)’의 저자인 이 명옥의‘아침미술관 1.2 (21세기북스: 2009)’은 직장인을 위해 기획한 365일 상. 하 권으로 출간했다.

 

동서양 그림을 하루 한 편씩 소개하면서 해설을 달았다. 그녀는 미술계의 베스트 셀러 작가 중 한 명으로 여러 편의 저서가 있으나 특히‘팜므파탈(2005)’은 악녀를 주제로 한 것으로 아주 독특하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책은 가장 최근에 나온 김필규의‘서양 명화 101(마로니에북스: 2012)’이다. 미술 평론가가 아닌 일반인-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명화 101점을 추려 소개하고 있다. 

 

무역 사업가 출신으로 은퇴해 캐나다 뱅쿠버에 살고 있는 저자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건강한 상식(common sense)을 갖추고,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에 합당한 교양인(cultured man)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훌륭한 시민(good citizen)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꿈’이라고 밝히면서 작품을 선정해 해설을 달았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의 미술을 소개하는 책은 손꼽을 정도이다. 우리 옛 그림에는 선비들이 그리던 사군자와 문인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사군자는 선비들이 소일거리로 그린 소품들이 많지만 문인화는 대작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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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미술에 관해서 고연희의‘선비의 생각, 산수로 만나다(다섯수레: 2012)’는 조선 중기의 문인화를 소개하고 있다. 산수를 좋아하는 인격이라면 세상의 명리에 욕심이 없는 고상한 인격이라고 간주되었기에 스스로 높은 인격의 소유자임을 보여 주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문학과 그림으로 산수를 사용하였다. 

 

이 책에서 60여 편의 그림을 소개했는데 그 중 6 점은 해외에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돌아 오지 못한 문화재들이 세계 곳곳에 산재되어 있음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 그림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미인도’로 혜원 신윤복과 단원 김 홍도가,‘취화선’으로 장승업이 소개되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우리 나라 화폐에 우리 그림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천 원짜리 지폐 뒷면에 정선의‘계상정거도’가 도안되어 있고, 5만원 권 지폐 뒷면에 조선 중기 화가 어몽룡의‘월매도’와 더불어 이정의‘풍죽도’가 새겨져 있다.

 

 앞면에는 신사임당의‘묵포도’까지 5만원 권에 수묵화 세 점이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화폐에 우리 그림이 들어 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여담으로, 강릉 오죽헌에 가면 5 만원 권과 5 천원 권(구 화폐)를 확대해 전시해 놓았다. 5 만원 권에는 어머니 신 사임당이, 5 천원 권에는 아들 이 율곡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서양 명화 감상도 좋지만 우리 회화에도 눈길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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