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촌의 영혼과 정신건강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장수촌의 영혼과 정신건강

0 개 1,410 박명윤

장수촌 오키나와(Okinawa)에 “인간은 반은 의사(醫師)에게, 반은 무당(巫堂)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인간의 고통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무당 모두와 상의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서양의 의술이 전파되기 이전에는 마법사, 약초(藥草)상인, 침술사, 점쟁이 등이 활동했으며, 무당은 정신적인 조언자 겸 약초 전문가였다.

 

무당은 선령(善靈)ㆍ악령(惡靈)과 직접 통하며 그들을 다룰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녔다고 하는 원시적 샤머니즘(shamanism)의 한 형태로서, 인간과 신()을 연결해 주는 일을 직업적으로 맡는다. 우리나라에서 무당에 관한 가장 오래 된 기록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김대문이 말한 차차옹이나 자충이라 함은 우리말로 무당을 말하며, 사람들은 무당을 통하여 귀신을 섬기고 제사를 올린다(次次雄 或云慈充 金大門云 方言謂也 世人以巫事鬼神尙祭祀)”라는 대목이 있으며, 신라 초기부터 무당의 존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대 과학의 힘을 맹신하면서 종교와 정신적인 가치를 비하했던 때가 있었다. 현대 과학과 의학의 힘은 분명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여기에서 정신적인 영역을 분리하는 것은 인간의 정신성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도 민간차원의 치유 방법을 완전히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의식주(衣食住)로도 행복한 사함이 있는가 하면, 불행한 백만장자도 있다. 이에 적당하게 돈이 있고 건강하면 노년(老年)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하지만, 육체적인 건강은 반쪽자리 건강이다. , 마음이 병들고 영혼이 갈잎처럼 바스락거리면 아무리 돈이 많고 육신이 건강해도 행복할 수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 퍼시픽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IDS 말기환자들을 대상으로 기도(祈禱)의 영향에 관하여 조사를 실시했다. 환자 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기독교, 유대교, 불교, 인디언, 주술사(呪術師) 등 다양한 종교의 치료사들이 한 그룹에 속한 환자들의 쾌유를 빌었고, 다른 그룹은 전혀 무관한 상태로 있었다. 6개월 동안의 연구 결과, 기도 대상이었던 그룹의 환자들이 자신의 기분이 ‘훨씬 좋아진 듯 하다’고 말했다

 

정신적이고 종교적인 신념이 질병의 위험성을 감소시키고, 행복감을 증가시키며, 수명을 연장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연구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종교적인 참여는 호흡기 질환, 심장병, 자살 등에 의한 사망률을 저하시킨다. 또한 종교는 심리적인 고통을 덜어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종교와 정신의 어떤 요소들이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행동, 사회, 심리, 생리 등 영역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정신적이며 종교적인 전통이 신체, 정신, 영혼의 순수성을 지켜나간다는 믿음은 보다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갖는다. 인간관계의 개선이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인간관계를 질적, 양적으로 확대 및 발전시키면 나와 타인에 대한 책임감으로 안정된 심리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종교적 혹은 정신적인 전통은 삶과 죽음의 의미, 인간관계, 도덕적 행위 등 인생의 기본적인 문제를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에 강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 행복감을 느끼므로 우울증, 자살 충동 등의 비율이 낮다. 기도, 명상 등 종교적이고 정신적인 행위는 휴식과 내면의 평화를 가져옴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에 수많은 스트레스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오키나와에서 매달 1일과 15일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날로써 주민들은 이 날이 되면 종교 의식에 참여한다.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한 달에 두 번 있는 의식 자체가 생활의 리듬이 되어 때가 되면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한다. 오키나와에서는 정신, 신체, 영혼이 고대의 치유 의식과 전통 속에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무당이나 정신적 지도자들 대부분이 여성이다.

 

‘미야쿠 즈츠’는 오키나와에서 볼 수 있는 신비한 의식이다. 이 행사는 부계(父系)의 후손 중 제일 연장자를 축하하는 의식으로,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연장자에게 주어진 건강과 장수는 ‘아야카루’라는 의식을 통해 가족의 구성원들에게 전승된다. 특히 이 축제(祝祭)에서 새로 태어난 아기들이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영위하도록 축복을 내려주기를 신()에게 기도한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정신력은 건강에 대한 믿음, 사회적 관계 강화, 자존심과 자아의 완전성 강화, 대응 메커니즘,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위 등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오키나와 사람의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건강이며, 이러한 믿음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신과 조상이 항상 인간의 삶에 개입할 수 있다고 여긴다. 정신적 심념의 체계는 인생을 희망으로 이끌고 행복감과 만족감을 상승시킨다.

 

오키나와 노인들을 위시하여 건강관련 전문가들은 건강 증진을 위하여 기도(祈禱)를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다. 기도는 스트레스 경감, 치유력 증진, 심리적 안정 등을 도모하며 영혼을 달래주고, 이완 반응을 유도해내는 데 도움을 준다. 기도를 통해 영감과 희망을 얻고, 인생의 의미를 깨달으며, 힘든 현실을 잊을 수 있다. 기도의 형태는 종교나 전통에 따라 다양하다.

 

오키나와에서 치유를 행할 수 있는 장소는 많으며, 주된 장소는 섬 전체에 수백 군데 있는 토속신(土俗神)을 모시는 우타키(신성한 숲)이다. 오키나와의 무당들은 우타키(御嶽)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신성한 에너지를 받고 있으며, 일반 주민들도 신을 숭배하고 정신을 새롭게 하기 위해 ‘신성한 숲’을 찾는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죽음’에 익숙해 있다. , 죽음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므로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믿음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훨씬 감소시킨다. 오키나와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처리해서 집 안에 안치하고 조문객들을 맞는다. 그리고 시신(屍身)을 화장해 가족 묘지에 묻고, 위패(位牌)를 집안의 제단에 보관한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묘지를 무서운 장소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조상과 후손들이 즐겁게 만나는 나들이 장소로 여긴다. 따라서 묘지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필자가 지난 2 23일 오키나와 오기미(大宣味) 장수촌을 방문했을 때 장수촌의 공동묘지가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죽음을 인생의 본질적인 일부로서 후손을 보호하는 자비로운 조상이 되기 위한 즐거운 여행으로 생각한다.

 

오키나와에서는 전통적 의식을 통해 장수(長壽)를 축하한다. 붉은 옷을 차려입은 장수 노인이 오픈카를 타고 인파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장수 노인들이 건강과 장수를 지켜주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에 축하행사에 참여하면 그 힘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주민들은 장수 노인과 악수를 하거나 청주(淸酒) 한 잔을 받으려고 한다. 의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다음날 장수 노인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가족, 친구, 이웃, 지역사회가 함께 어우러져 한 사람의 ‘나이 듦’을 축하해 준다. 노인은 이 특별한 의식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自信感)과 가족과 사회와의 유대감(紐帶感)을 얻게 되며, 축하와 존경을 받으면서 노인이 된다는 것은 자괴감(自愧感)이나 소외감(疎外感)에 싸여 늙어가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이다.

 

오키나와에서는 특수한 종이에 씌어진 단어나 글귀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볼 수 있도록 침대 머리맡에 둔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 즉 자기 암시(暗示)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인 말(“나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 “나의 인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등)은 하나의 치유(治癒)언어이며, 자연 치유력을 강화한다. 

국민건강 십계명(十誡命)

댓글 0 | 조회 1,243 | 2017.08.22
대한의사협회(Korean Medical Association)는 지난 6월 30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35차 종합학술대회에서 건강을 위한 10대 수칙… 더보기

치매 유병률(癡呆 有病率)

댓글 0 | 조회 1,387 | 2017.08.16
2013년에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 두 가지로 암(癌)과 치매(癡呆)가 꼽혔다. 같은 조사에서 치매는 예방이 불가능하다고 답… 더보기

수면무호흡증과 알츠하이머병

댓글 0 | 조회 1,689 | 2017.08.09
미국인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인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제40대, 1981-1989)은 83세가 되던 1994년 11월에… 더보기

폐암(肺癌)

댓글 0 | 조회 1,721 | 2017.08.05
금년에 팔순(八旬)인 영화배우 신성일(申星一) 씨가 최근 폐암 3기 판정받고 투병 중이다. 1960년 <로맨스 빠빠>로 영화계에 데뷔 당시 소속한 신필… 더보기

오이 데이 vs 오싫모

댓글 0 | 조회 1,758 | 2017.07.25
더운 여름철에 ‘오이냉국’을 가정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으면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시원하기에 한 그릇 후룩 먹기에도 좋고, 또는 밥 먹기 전에 입가심으로 한껏 … 더보기

위암(胃癌, Stomach Cancer)

댓글 0 | 조회 1,329 | 2017.07.22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는 생명을 구합니다.” 경희대학병원 소화기센터 앞에 걸린 대형 액자 속 문구다. 내시경(內視鏡, endoscope)은 의료 목적으로 신체의 … 더보기

패혈증(敗血症)

댓글 0 | 조회 1,695 | 2017.07.11
‘연극계 대모’로 불리는 배우 윤소정 씨가‘하늘나라’ 공연을 위해 저 세상으로 떠났다. 지난 50여 년간 영화, 연극,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윤소정 씨가 지… 더보기

위암(胃癌, Stomach Cancer)

댓글 0 | 조회 1,794 | 2017.07.03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는 생명을 구합니다.” 경희대학병원 소화기센터 앞에 걸린 대형 액자 속 문구다. 내시경(內視鏡, endoscope)은 의료 목적으로 신체의 … 더보기

웰에이징(Well-aging)

댓글 0 | 조회 2,884 | 2017.06.29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으로 인생의 노정(路程)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이 웰빙… 더보기

삶과 죽음(Life and Death)

댓글 0 | 조회 1,622 | 2017.06.14
우리는 누구나 자기가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죽지만 어떤 죽음은 딱하고 추한 반면, 어떤 죽음은 품위가 있고 의연하게 이 세상을… 더보기

한국 여성 기대수명 90세 돌파

댓글 0 | 조회 1,698 | 2017.06.10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Imperial College London) 보건대학 연구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을 대상으로 20… 더보기

Greenery 반려식물(伴侶植物) 시대

댓글 0 | 조회 3,130 | 2017.05.31
세계적인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2017년도 컬러(Color of the Year 2017)로 선정한 총 10가지 컬러 중 가장 눈여겨볼 색은 그리… 더보기

삶의 만족도(滿足度)

댓글 0 | 조회 1,527 | 2017.05.23
국제연합(UN)은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에 대한 측정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연령 분류의 표준에 새로운 규정으로 사람의 평생 연령을 5단계로 나누어 발표… 더보기

사람과 반려동물(伴侶動物)

댓글 0 | 조회 1,395 | 2017.05.16
반려동물(伴侶動物, companion animal)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사람과 반려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반려동물에는 전통적인 반려동… 더보기

공중보건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댓글 0 | 조회 4,238 | 2017.05.09
미국 예일대 윈슬로우(E. A. Winslow, 1877-1957) 교수는 ‘공중보건학’을 환경위생관리, 전염병관리, 개인위생에 관한 보건교육, 질병의 조기진단과… 더보기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과 사찰음식(寺刹飮食)

댓글 0 | 조회 2,528 | 2017.05.03
금년은 불기(佛紀) 2561년이며, 5월 3일이 음력 사월 초파일(初八日)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불기(佛滅紀元)란 불교에서 석가모니의 입멸(入滅) 연대를 기준… 더보기

WHO 우울증(憂鬱症) 캠패인

댓글 0 | 조회 2,027 | 2017.04.26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기존의 국제공중위생사무소(Office of Internation… 더보기

소식(小食)과 무병장수(無病長壽)

댓글 0 | 조회 1,357 | 2017.04.11
인생의 진정한 기쁨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We are what we eat)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 더보기

현재 장수촌의 영혼과 정신건강

댓글 0 | 조회 1,411 | 2017.04.08
장수촌 오키나와(Okinawa)에 “인간은 반은 의사(醫師)에게, 반은 무당(巫堂)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인간의 고통을 완전하게… 더보기

100세 시대에 중요한 정테크(情 Tech)

댓글 0 | 조회 1,658 | 2017.03.28
일본의 장수촌(長壽村)인 오키나와(Okinawa)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 세상을 살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사회적 네트워크(s… 더보기

장수촌(長壽村) 오키나와의 장수비결(長壽秘訣)

댓글 0 | 조회 3,819 | 2017.03.23
일본은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이다. 특히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의 수는 1963년에는 153명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 무려 3만 명으로 증가했… 더보기

오키나와 장수촌(長壽村)

댓글 0 | 조회 1,338 | 2017.03.21
<오키나와 프로그램(Okinawa Program)>은 현대 의학에 정통한 저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객관적인 호적 자료를 갖고 있는 장수촌인 일본의 오키나… 더보기

류큐(琉球)왕국과 오키나와(沖繩)

댓글 0 | 조회 1,669 | 2017.03.14
동양의 하와이, 남국의 파라다이스 등으로 불리는 오키나와(Okinawa)를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필자는 몇 년 전에 브래들리 윌… 더보기

한국인 건강체력(體力) 기준

댓글 0 | 조회 2,171 | 2017.03.07
‘100세 시대’에는 오래 사는 것 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는 지가 더 중요하다. 이에 정부(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체력100으로 100세까지 건강하게”를 목표… 더보기

커피 이야기

댓글 0 | 조회 1,737 | 2017.03.01
요즘도 커피를 마실 때면 옛날 1950년대 말부터 60-70년대에 걸쳐 자주 찾았던 USIS 인근 무교동에 위치한 ‘매란(梅蘭)다방’의 추억에 잠기곤 한다. ‘5…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