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축복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삶의 축복

0 개 1,808 오소영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길 떠나신 분.

반평생 긴 세월을 그리움 가슴에 싸안고

홀로 외로웠던 삶.

눈 감으신 고요로움이 차라리 평화로울까?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얼마전 내게 사돈되시는 분의 갑작스런 부음을 접했다.

제일먼저 떠오른 생각이 었다.

 

그 옛날 오 남매를 남겨두고 속절없이 저 세상 먼저 

떠난 아내.

홀로된 남자의 삶은 무섭고 혹독했다.

다섯 살 막내가 어느덧 오십을 넘은 장년이 되었다.

고적한 밤 눈물 감추고 손자 자라는 모습보며 외로움을 달랬다.

어린애도 자라서 이제 어엿한 가장이 되었다.

한많은 세상 허리펴고 돌아볼 시간도 없는가?

어느새 구십이란 인생 종착역이 가까이에 있었다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이 쪽 저 쪽.

 

개똥밭에 딩굴어도 저승보단 이승이 낫다고 했는데....

 

지난 며칠동안 병치레를 지치도록 했다.

내 인생의 종착역도 그리 멀리 있지않음을 깨달았다.

 

볼을 스치는 바람결

그 부드러움이 새삼스럽게 싱그럽다

기쁨이 일렁이는 가쁜한 마음.

 

그저 그런 꽃 샐비어의 붉은 빛깔 무리들

오늘따라 예쁜 몸짓 휘저으며 맘껏 자랑하는듯 하다.

“그래 참 아름답다. 자랑해도 돼”

 

어디선가 바람속에 실려오는 잔잔한 노래소리. 

자동차의 소음들

개짓는 소리가 합창처럼 귀에 울린다.

 

힘차게 창공을 나르는 새들의 곡예 

요술 구름속에서 춤을춘다.

“그래 너희들 참 자유롭구나.”

 

임자없는 떠돌이 고양이의 강한 눈빛도

교감을 애원하는 애절함으로 가슴을 파고든다.

 

“때르릉~~때르릉~~”자즈러지게 울려대는 

나를 찾는 누군가의 전화 벨 소리.

 

편지함에 꽂히는 공과금 고지서들.

 

보고 들리고 느끼고 움직이는 확실한 내 오감.

아! 나는 살아있구나.

매일을 이렇게 잘 살아가는구나.

누군가의 죽음앞에서 문득 내 삶을 다시 확인하는 

매몰찬 늙은이.

 

나는 살아있음이 환희롭다.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내 삶을 새롭게 자축하면서 매일을 

기쁨으로 살아간다. 

 

c2f0edbb08b098ed2fef04f8b57c5bb0_1490130588_1469.jpg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77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참으로 좋은 삶, 늦복에 있네

댓글 0 | 조회 345 | 2024.03.26
처음 영정사진을 찍었을 때가 육십대 후반 칠순을 목전에 두었을 즈음이다.친구들이 앞다투어 몰려가는데 나는 사실 가고싶지 않았다. 마음은 아직도 새파란 청춘인데 영… 더보기

잃었던 정서(情緖)를 마주하던 날

댓글 0 | 조회 398 | 2024.02.27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의 하루 . . .또 한 날 선물로 받은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어영부영 보내기엔 불안하고 괜스레 죄스럽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몇자 쓰… 더보기

지워지지않는 이름, 그녀 ‘레베카’

댓글 0 | 조회 947 | 2024.01.30
내게 북유럽 패키지 여행은 아무래도 ‘러시아’가 핵심이었다.동행하자는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내 귓전에서 사라지지가 않았다. 정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여기는 지… 더보기

그의 끝나지 않은 사랑

댓글 0 | 조회 607 | 2023.12.22
그의 아내는 장난끼 많은 남편 곁에서 늘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어릿광대처럼 아무에게나 장난을 걸어도 깔깔거리고 웃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지없이 행… 더보기

어그부츠와 미나리 형님

댓글 0 | 조회 485 | 2023.11.28
아직도 그 전화 번호를 잊지 않고 있다.833 8X8X 누르기만하면 자즈러질듯 반가워 하시던 그 형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들리는 것 같다.전화 한 통화가 뭐 … 더보기

비목(碑木)을 노래하며, 2023년.

댓글 0 | 조회 496 | 2023.10.25
<초연이 쓸고간 깊은계곡 깊은계곡 양지녁에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먼~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궁노루 … 더보기

‘청어’ 신선한 열정, 멋지다

댓글 0 | 조회 591 | 2023.09.27
봄이 문 앞에서 서성대며 보챈다. 어서 반갑게 맞이해 달라고 . . .오늘아침 단장님 굿모닝 톡에도 봄소식이 묻어왔다. 고목에 새 순이 돋아나니 우리도 힘내자는 … 더보기

발 동동 4시간....

댓글 0 | 조회 1,670 | 2023.08.23
맹_꽁이 멍_청이.내가 스스로에게 붙여 마땅한 조롱이고 별명이다.바로 며칠 전의 일이다. 날씨가 변덕스러워 망서리다가 햇볕이 반짝 보이길래 산책 나갈 채비를 서둘… 더보기

그들 마음의 온도는 몇 도 일까요?

댓글 0 | 조회 506 | 2023.07.25
찬란하던 해가 서산마루로 기울어간다. 황금빛 노을로 불타던 하늘이 서서히 검푸르게 변해가면서 어둠이 내려앉는다.기다렸다는듯 검은 장막속에서 남십자성이 아주 가깝게… 더보기

기쁨조 전령들아! 잠을 깨다오

댓글 0 | 조회 816 | 2023.06.27
그 날이 그 날이라고 평범한 일상을 투정했던 날들이 있었다. 비젼 없는 삶이 나름 따분하다는 불평이었다.그게 바로 한치 앞을 모르는 어리석음이었다. 세월앞에 오는… 더보기

묵은지 깊은맛, 우정(友情)구만리

댓글 0 | 조회 650 | 2023.05.23
여행가방을 꾸려 공항으로 달렸다. 출국장이 아닌 입국장 앞에서 차를 세우고 짐을 챙겨 내릴때 살짝 가슴이 떨려왔다. 들뜬 표정으로 나오는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안… 더보기

늦바람 노풍(老風)에 미친(美親) 행복

댓글 0 | 조회 1,099 | 2023.04.25
세상의 중심에서 떠밀려난 소외감. 자식들 떠난 겨울나무로 나목되어 쓸쓸히 홀로선 외로움.우리만의 정서로 교감이 아쉬운 사람들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할 수… 더보기

지금 세상이 나는 좋다

댓글 0 | 조회 702 | 2023.03.28
때만 되면 어김없이 불러다 치료를 해 주는 안과병원. 그렇게 지금까지 수년동안 눈을 잘 지켜주어 밝게 살아가고 있다. 최첨단 기술좋은 시대에 살고있으니 행운이 아… 더보기

로드와 릴리앙

댓글 0 | 조회 757 | 2023.03.01
어김없이 또 새 해가 밝아왔다.둘러보니 어제와 다른게 하나도 없는데 마음은 왜 이토록 다르게 느껴지는지... 여러가지 상념들이 어지럽게 머리속을 헤짚는다.맨 처음… 더보기

설 명절, 서러워서 ‘설’ 이더라

댓글 0 | 조회 898 | 2023.01.31
어디선가 부침개 부치는 기름 냄새가 풍겨오는 것 같다.눈을 슬쩍 감으니 온 세상이 흰눈으로 하얗다. 까악까악 검은 나뭇가지 끝에 조르르 까치들이 바쁘게 짖어댄다.… 더보기

추억 만들기 . . . 챈서리 핫도그

댓글 0 | 조회 1,352 | 2022.12.21
기다려 온 주말이다.내 일상과 다르게 사는 아이들을 오늘 하루 친구가 돼달라고 하려면 머리를 잘 써야만 한다. 커다랗게 울리는 시계의 초침소리가 더디게만 느껴졌다… 더보기

돈이 운다구요

댓글 0 | 조회 1,101 | 2022.11.22
돌고 도는게 바로 돈 이어서 그 호칭도 돈 이란 말인가.수없는 사람들의 손과 손으로 옮겨 다니는 것 이기에 위생적으로 보면 더럽기 짝이없는게 돈이다. 그렇더라도 … 더보기

기적은 있다

댓글 0 | 조회 904 | 2022.10.26
아무리 장수시대라 해도 누구나가 다 오래 사는건 아니다. 80대를 사는건 전체 인구의 불과 몇% 밖에 안되는 행운이란다.병원엘 자주 드나들만큼은 아니었지만 허약하… 더보기

어설픈 여행, 엉터리 효도

댓글 0 | 조회 1,144 | 2022.09.28
바람이 맵고 차다. 벌써 봄바람이 인사를 왔는가보다.바로 엊그제 산책길에서였다. 시커멓게 묵은 나무에서 삐죽빼죽 솟아난 여린 연둣잎이 너무 예뻐 사진에 담아 왔으… 더보기

노욕(老慾)

댓글 0 | 조회 876 | 2022.08.23
어느 날 부터인지 가슴이 뻐근하게 통증이 느껴졌다. 괜찮은가 싶다가도 생각이 나면 어김없이 또 아팠다. 어느 날은 조금, 어느 때는 좀더 강도가 심했다. 웬만큼 … 더보기

내 동생

댓글 0 | 조회 950 | 2022.07.26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그처럼 눈이 많이 내린 날 은 처음이었다.지금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멀고 먼 76년 전으로 돌아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음력으로 … 더보기

우박비 쏟아지던 그 날

댓글 0 | 조회 872 | 2022.06.28
분홍빛 고운 햇살이 거실 깊숙이 내려앉아 쉬고있다. 창 밖 하늘빛이 새파랗다.이런날 누구와 만날 약속이 있다는건 얼마나 큰 행운인가. 매일같이 질척이는 요즘같은 … 더보기

돌빵구지는 지금 어찌 변해 있을까? 궁금하네요

댓글 0 | 조회 956 | 2022.05.25
촘촘한 집들 사이로 골목길을 빠져 나가면 갑자기 시원한 바람과 함께 시야가 환해진다.멀찍이 앞을 가로막는 뚝길이 길게 뻗어있다. 그 뚝엔 들풀들이 지천으로 엉켜 … 더보기

백년손님 맞이하기 - 불놀이

댓글 0 | 조회 813 | 2022.04.28
일상의 시간들을 거의 마치고 느긋하게 쉬고있는 어느 저녁 나절이었다. 늘상 딸처럼 살가운 ㅇㅇ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저녁식사 같이 하자는 전갈이었다. 오클랜드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