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장관, 체장암(膵臟癌)으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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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장관, 체장암(膵臟癌)으로 별세

0 개 2,881 박명윤

한국 경제의 거목, 강봉균(康奉均, 1943년 生)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1 31일 향년 7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강 전 장관은 2014년 췌장암(膵臟癌) 수술을 받은 이후 차도를 보였으나,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민을 편하고 행복하게 하는 게 바로 ‘경제’라고 강조했으며, 병상에서도 나라 걱정했다고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강봉균 박사(경제학, 한양대)는 군산사범학교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으며,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에 늦깎이로 입학한 후 행정고시 합격을 통해 관가에 발을 디뎠다. 경제기획원 차관보, 노동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재정경제부 장관 등 요직에 중용됐다. 2002 8 16대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고향인 군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금배지를 달았고, 이어 17-18대 국회의원으로 활약했다

 

강봉균 장관은 김대중(金大中, 1924-2009) 정부 시절 ‘정책 브레인’으로 통한 경제관료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던 1999년 재경부 장관을 지내며 위기 극복을 이끈 경제사령탑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고향인 군산대 석좌교수, 건전재정포럼 대표, 대한석유협회장 등을 맡으며 경제 원로로서 활동해왔다.

 

강 전 장관이 공식 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11 30일 한국개발연구원(Korea Development Institute)이 펴낸 <코리안 미러클 4: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 보고회였다. 편찬위원장을 맡아 집필에 심혈을 기울인 그는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주변 사람들이 말렸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가야 한다”며 발간보고회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 책은 1997년 외환위기 전후의 어려움과 극복과정을 당시 경제수장들의 육성을 담은 기록물이다.

 

강 전 장관은 “외환위기(外換危機)는 단기적인 위기였지만 최근 우리나라 상황은 구조적인 데다 정치 문제와 섞여 있어 더 풀기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가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고인의 측근이 전했다.  

 

필자는 고인이 경제기획원(經濟企劃院, Economy Planning Board) 경제기획국장 재임 시 처음 인사를 나누었다. , 필자는 1985 9월 경제기획원 신병현 장관으로부터 제6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수립을 위한 사회보장부문계획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받았으며, 1990년에도 EPB 이승윤 장관으로부터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수립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을 받아 경제기획국장이 소집한 회의에 참석하여 5개년 계획에 관하여 논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정부는 사회지표(社會指標) 1970년대에 개발하기 시작했다.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사회지표(social indicator) 1960년대 중반 이후에 국제연합(UN)에 의하여 제시된 개념으로 국민생활의 전반적인 복지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이다. 이에 당시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 기획관리관으로 재직한 필자는 경제기획원(EPB)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진한 사회지표 개발에 참여했다.

 

당시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은 김재익(金在益, 1938-1983) 박사였으며, 사회개발과에는 이석채 과장(1996년 정보통신부 장관)과 변양균 사무관(2005년 기획예산처 장관)이 사회지표 개발을 추진했다. 김재익 박사(1980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1983년 전두환 대통령을 수행하여 미얀마(버마) 방문 중 북한(北韓)의 아웅산 국립묘소 테러사건으로 순직(殉職)했다.

 

1961년에 설립된 경제기획원은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기획ㆍ총괄했다. 1962년부터 1981년까지 4차에 걸쳐 <경제개발계획(經濟開發計劃)>이 실시되었으며, 1982년부터는 그 명칭이 <경제사회발전계획(經濟社會發展計劃)>으로 바뀌어 실시되었다. 1982-1986년의 제5, 1987-1991년의 제6, 그리고 1992-1996년의 제7차 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박정희(朴正熙, 1917-1979) 대통령이 주도한 경제개발로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되었다.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의 사인(死因)인 췌장암(膵臟癌, pancreatic cancer)이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종양덩어리)를 말하며, 췌관세포에서 발생하는 췌관암이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췌장암 진료 인원은 2012 12829명에서 2014 18017명으로 3년간 40.4%가 증가했다. 전체 진료환자의 70.5% 60세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췌장암은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져 왔으나, 근래에는 생활방식이 서구화되면서 췌장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췌장암 발생은 인구 10만명당 남성은 9.8, 여성은 8.0명으로 나타나 구미(歐美) 선진국 수준인 10명 이상에 근접해가고 있다.

 

췌장(pancreas)은 길이 약 15cm, 무게 100g 정도인 가늘고 긴 장기이며, ()의 뒤쪽에 위치해 십이지장(十二指腸)과 연결되고 비장(脾臟)과 인접해 있다. 췌장은 머리(두부), 몸통(체부), 꼬리(미부)의 세 부분으로 나뉘며, 십이지장과 가까운 부분이 머리이다. 췌장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췌액을 보내는 외분비(外分泌) 기능과 호르몬을 혈관 내로 방출하는 내분비 기능이 있다.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췌장의 선방(腺房)세포에서 성인의 경우 하루 1-2 리터 정도의 췌액이 분비된다. 췌액(膵液)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膽汁)과 함께 십이지장으로 들어가서 우리가 섭취한 영양분 중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에 관여한다. 따라서 췌장에 병이 생기면 소화효소의 배출이 감소해서 영양소 흡수에 지장을 주어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체중이 줄어든다.

 

내분비와 관련된 췌장 세포들은 작은 무리를 지어 마치 섬처럼 산재해 있어 췌장섬 또는 랑게르한스섬(Islets of Langerhans)이라고 부른다. 췌장섬에서 혈당 조절에 중요한 호르몬인 인슐린(insulin)과 글루카곤(glucagon)을 혈액 속으로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고,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는 역할을 하므로 당뇨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눈다. 흡연, 비만, 고지방 및 고칼로리 음식 등 환경적 요인이 장기간 영향을 주면 췌장암이 발생한다는 것이며, 드물지만 부모와 자식간의 유전(遺傳)을 통해 암이 생기는 가족성 췌장암도 있다

 

증상은 종양의 위치, 크기, 전이 정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환자의 대부분에서 복통과 체중 감소가 나타난다. 췌장의 두부(頭部)에 암이 발생하면 환자의 대부분은 황달(黃疸)이 나타나며, 체부(體部)와 미부(尾部)에 발생하면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시간이 경과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하며, 췌장염(膵臟炎)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췌장암 진단을 위해 복부 초음파,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성자방출 단층촬영(PET),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내시경 초음파, 혈청종양표지자 검사 등을 실시한다. 복부(腹部)초음파검사는 통증이 있거나 황달이 있는 환자의 담석증(膽石症)을 감별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시행한다.

 

췌장암 치료에는 수술적 치료,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보존치료 등이 있다. 췌장암의 크기,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한 가지 혹은 여러 방법을 병합하여 치료하기도 한다. 췌장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완전한 외과적인 절제이지만 수술이 가능한 1(암세포가 췌장에만 있는 상태) 2(주위 조직이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상태) 환자는 전체 환자 중 30%에 불과하다. 또한 1, 2기에 수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5년 생존율은 20%로 낮은 편이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3기와 간, 폐 등으로 원격 전이가 된 4기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췌장은 여러 장기들에 둘러 싸여 몸 안쪽에 깊숙하게 위치해 있어 개복(開腹)해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췌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아직까지 효과적인 선별 검사법이 개발되지 않아 암이 진행된 후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환자의 40-50%에서 원격 전이가 발견되고, 원격 전이가 없더라도 급격한 임상 경과를 보이며,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기 때문에 5년 생존율이 고작 9.4%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이다. 이에 췌장암은 5년까지 가기도 어려워 ‘3년 생존율’을 따지기도 한다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수칙은 없지만,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피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리는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2-5배 높으므로 금연(禁煙)을 실천한다. 평소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췌장암은 췌장염과 당뇨병과 연관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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