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겐 그의 성공이 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그에겐 그의 성공이 있다

0 개 1,445 김준

연일 날씨가 점점 더 더워져 간다. 날이 추우면 추운대로 싸늘한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에 매진하던 아이들이 떠오르고 날이 더우면 더운대로 솟아나는 땀방울을 훔쳐가며 책을 파고들던 아이들이 떠오르지만 이렇게 무더위가 점점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 지지리도 말 안듣던 학생 한 명이 떠 오른다. 몇 년전 이맘때 온다 간다 말도 없이 훌쩍 유럽 어디론가 떠나 버렸던…

 

N과 처음 만나는 자리.. 필자는 학생의 시큰둥한 태도에 적잖이 놀랐었다. 옆에 앉으신 어머님의 적극적인 자세와는 달리 세상 만사가 귀찮아 더 이상 아무것에도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듯 먼산을 보다가는 하품을 쩌~억 입이 찢어져라 하는 통에 엄마에게 등짝 스메쉬를 당하는 아이..

 

내가 이 아이를 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다른 동급생들보다 나이도 많았고 (그 이유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 어딘지 대학 복학생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동류들 사이에선 알 거 다 아는 세상사에 박식한 형으로 불릴 것만 같은 이미지였다. 

 

어머니의 닥달 때문인지 아니면 그래도 대학은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인지 어찌됐건 우리는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공부를 같이 하기로 결정을 했고 잘되게 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잘 될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은 채 긴 여정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의지박약 학생들이 그러하듯 N 또한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이 핑계 저 핑계로 숙제를 거르기 시작하더니만 반 년쯤 지나자 어머님의 의견과는 관계없이 수업을 빠지거나 시간을 변경해 달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 쯤 되면 막가자는 거다… 하지만 정작 아이의 정신자세를 교정하는데 적극적이어야 할 어머니조차 학교에서는 수업조차 듣지 않는 것 같으니 그저 진도만 따라가게끔 도와달라는 입장이셨고 한 번 맡은 학생은 절대 내가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는 평소의 원칙이 뒤통수를 당겨 시간낭비와도 같은 수업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수업을 시작한지 근 일년이 지났다. 가랑비에 옷이 젖고 낙숫물에 돌이 패인다고 했던가.. 한 달에 한번은 꼭 수업을 빼먹고 숙제는 그저 메아리 없는 외침인 듯 한번도 내 손에 돌아온 적이 없었건만 N의 성적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변화라고 해 봤자 ‘중하위’에서 ‘중상위’ 권으로 진입하는 정도이긴 했지만 시험 전에 벼락치기도 해 본 적인 없던 N이 평소의 나태한 모습 그대로 시험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올라가자 드디어 입에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년은 이미 Y13.. Final Exam을 3개월 남겨놓은 시점에서 듣는 ‘공부 좀 하겠다’는 말이 그리 칭찬을 해야 할 정도로 대견하게 들리지는 않았던 듯 하다. 

 

그 때도 날이 이렇게 더웠다. 해질 무렵이라서 선선해지긴 했지만 아파트를 올라가는 계단참에서 얼굴에 송송한 땀방울들을 한 번은 훔쳐내며 숨을 돌려야 할 정도의 더위가 남아 있었다. 유학생 모자의 단촐한 살림이 전부인 조그만 아파트에 들어서니 N의 어머니가 불안한 얼굴로 맞이 하신다. 등 너머 뒷편 베란다에는 벌써 어스름 한 서쪽 하늘을 배경으로 N의 뒷모습이 점잖게 담배연기를 피워 올린다. 

 

아마도 어머님께서는 선생님 오실 시간에 담배 피고 서있는 아들의 모습과 그를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이 민망하셨나 보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N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어렵게 살려낸 미래에 대한 희망과 또 발목을 잡고 있는 시간 사이의 갈등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 했다. 

 

풀풀 피어나는 담배냄새를 쩍쩍 껌 냄새로 대충 가려가며 그 날 우리는 처음으로 대학진학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했다. 처음으로 N의 고분고분한 모습을 본 것 같았고 또한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후회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날 이후 3개월 여간의 시간 동안 N은 지난 몇 년간 쌓아왔던 후회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 내려는 듯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으로 시험을 준비했고 또 한편으로 자신이 입학할 수 있을만한 대학들을 찾아 유럽과 아시아권을 뒤져나갔다. 

 

Final exam. 

 

필자는 지금도 그의 점수를 모른다. 그가 정확히 어느 대학에 원서를 냈는지도 모른다. 단지 시험이 끝난 후 후배들의 군기를 잡는다는 둥, 한번 집합을 걸어야 하겠다는 둥.. 지극이 그 다운 발언들을 흩날리고 다녔다는 후배들의 푸념을 들었고 정작 제대로 큰 소리 한번 쳐 보지 못한 체 시간에 쫓겨 독일의 한 대학으로 날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이 곳을 떠나며 N은 스스로의 고교시절을 어떻게 평가 했을까.. 적어도 그에겐 그 만의 성공이 있고 결국엔 목표를 달성했다며 뿌듯해 하지 않았을까…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4 | 1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56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75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36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52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25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2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3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8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97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3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3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5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7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5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2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0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3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38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5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4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8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7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2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4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