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메닛키-방에 갇힌 소녀는 식칼의 꿈을 꾸는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유메닛키-방에 갇힌 소녀는 식칼의 꿈을 꾸는가?

0 개 3,415 빡 늘

8dd1d63dc67471c5b6cee1c0a895db01_1486586701_7995.jpg
 

8~90년도의 닌텐도, 패미컴이 내놓은 8비트 그래픽 게임들을 기억하는가? 아기자기할 수 밖에 없었던 비주얼, 삑삑거리는 - 어떻게 들으면 귀엽고, 어떻게 들으면 귀에 거슬리는 - 효과음으로 이뤄진 음악, 직선적인 게임 진행. 8비트 게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지금은 전설이 된) <동키콩>이나 <젤다의 전설>, <슈퍼 마리오>, <별의 커비> 이 있겠다.

 

그리고 8비트 그래픽 게임은 특이하게도 2000년도 초반, 다시금 일본에서 부흥하게 된다--다만 이번엔 모험담이나 단순한 아케이드 형식이 아닌 무려 인디 게임 장르에서.

 

그 시초를 알린 게임은 의심의 여지 없이 <유메닛키> (ゆめにっき, 2004) 일 것이다. kikiyama라는 유저에 의해 만들어지고 무료 배포된 인디 게임으로, 8비트 게임 제작 툴인 ‘RPG 쯔꾸르 2003’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유메닛키> 라는 제목을 직역하자면 ‘꿈 일기’가 되는데, 말 그대로 플레이어는 주인공 ‘마도츠키’(뜻은 ‘창문에 붙은 사람’ 정도) 을 조종해 그녀의 꿈속 세계를 탐험한다. 그러나 단순히 그것만으로 이뤄진 게임이었다면 이 정도로 유명해지지 않았을 터. 유메닛키의 매력이자 포인트는 바로 그 특유의 분위기에 있다.

 

단순한 그래픽의 8비트 게임이지만, 오히려 그 단순함을 이용해 게임 속 마도츠키의 꿈의 세계는 무척이나 신비롭고, 동시에 때로는 음울하며 공포스럽기까지 한 곳으로 묘사된다. 빛 한 점 없는 새까만 세상, 정신 사나운 배경음이 울려퍼지는 미궁 같은 맵, 눈이 아플 정도로 마구 색이 바뀌는 네온색 월드 등 무슨 마약을 했길래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은 스테이지들이 난무한다. 게다가 퍼즐 요소까지 있어서 손쉬운 일직선 진행을 예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게임의 목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심플하다. 꿈속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이펙트’라는 오브젝트들을 모으는 것. 해당 이펙트들을 얻으면 꿈속에서 마도츠키가 여러 가지 다른 행동이나 모습 등을 보여주게 되고, 각 이펙트들은 서로를 찾는 것을 좀 더 쉽게 만들어주는 상부상조의 능력도 가지고 있다 (특정 맵은 특정 이펙트 없이 주파할 수 없거나 아예 볼 수조차 없는 등).

 

<유메닛키> 가 다름 아닌 8비트 호러 게임 장르의 개척자로 여겨지는 이유는 상기한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이용해 일궈낸 경악스러운 분위기도 있지만 중간중간에 보여지는 섬뜩한 숨겨진 요소들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는 확률이 큰 역할을 차지하는데, 가령 특정 구간에서 스위치를 껐다 켰다를 반복하면 일정 확률로 맵 안에 있던 귀여운 소녀와 그녀의 방이 난데없이 흑백 괴물로 돌변한다거나, 갑작스럽게 난폭해져 마도츠키를 마구 추격해 림보에 가둬버리는 몬스터 등이 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마도츠키는 뺨을 꼬집어 현실로 돌아올 수 있지만, 그 현실이 오히려 더 비참하게 느껴진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꼭 닫힌 문, 정적인 방. 바깥으로 나가려고 해도 마도츠키는 단호히 거부한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어떤 사람이기에 홀로 방에 갇혀 지내며 꿈 속의 세계만을 탐험하는 것일까. 원작자도 아무런 해석이나 속시원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기에 추론은 오롯이 플레이어의 몫이다.

 

출시 이후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팬베이스를 가진 <유메닛키>. 이 게임 이후로 설명 대신 플레이를 통해 유저 스스로 판단/해석을 내리게 하는 트렌드 또한 시작되었으니 여러모로 대단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본 칼럼은 이 글이 다루는 게임의 주요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누설하는 내용을 포함하므로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들에겐 일독을 권하지 않습니다 ♣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35 | 6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92 | 7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0 | 8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85 | 8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3 | 8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08 | 8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4 | 8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9 | 8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9 | 8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59 | 9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21 | 9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21 | 9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06 | 9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3 | 9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8 | 9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9 | 9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0 | 9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6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1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9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15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1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4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7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