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총명함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붉은 닭의 총명함이……

0 개 2,606 한일수

 7188f8e04be69888f89ca70a7788d364_1484085018_5046.jpg

 

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이제 정유년(丁酉年, The year of rooster)을 맞이했다. 역법(曆法)에 따르면 ‘丁’은 ‘불의 기운’을 의미하고 불의 기운은 ‘밝다’를 상징하며 ‘酉’는 닭이므로 정유년은 총명한 닭을 상징한다. 각종 테러에 전 세계가 공포 속에 떨고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문제로 유럽이 시끄러울 때 한국에서는 최순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연말에 불어 닥친 AI(Avian Influenza,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수난은 닭의 해를 앞두고 2000만 마리가 넘는 닭들이 살 처분되었고 계란파동을 일으켜 재앙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닭은 울음으로 새벽을 알리는, 빛의 도래를 알리는 존재이다. 즉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땅위에서 생활하는 방식은 어둠과 밝음을 경계하는 새벽의 존재로서의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다. 밤에서 아침으로의 자연 시간적 이행은 삶의 고난이 시작됨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의 일상적 삶의 시작을 알린다. 시계가 없던 시절의 밤이나 흐린 날씨에 닭의 울음소리로 시각을 알 수 있어서 닭의 울음은 때를 알려주는 시보(時報)의 역할을 했다. 수탉은 정확한 시각에 울었으므로, 그 울음소리를 듣고 밤이 깊었는지, 날이 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면. 닭의 울음소리를 기준으로 하여 뫼를 짓고 제사를 거행하였다. 닭은 제물(祭物)로도 많이 사용했다. 달걀에서 새 생명이 부화되기에 알을 ‘소생(부활)’ 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생각하여 죽은 자의 부장품으로 삼았다.       

 

닭은 상서로운 새(瑞鳥)인 꿩을 대신하는 길조(吉鳥)로 인식되어 ‘꿩 대신 닭’ 이라는 속담이 전해내려 왔다. 흔히 처가에 다녀온 신랑에게 “씨암탉 몇 마리나 먹었어?” 라고 농담을 하는데 그만큼 닭요리는 귀한 손님에게나 대접하는 음식이었다. 혼례 초례상에 닭을 청홍보에 싸서 놓았으며, 폐백(幣帛)에도 닭을 사용했다. 이처럼 닭이 중요한 행사나 새해 첫 음식에 등장하게 된 것은 길상(吉詳)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라는 속담은 속 보이는 거짓말로 시치미를 뗄 때 쓰는 말이다. 남의 닭을 잡아먹고는 닭 주인이 자신을 의심하면 오리발을 보여주며 “나, 오리 먹었어” 라고 뻔뻔한 거짓말로 상대방을 속인다. 국정 농단 청문회에서 피의자로 의심되는 증인들이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은 정나미가 떨어질 지경이었다. 

 

수탉은 먹이를 발견하면 아내와 자식들을 불러 모아 먹게 한 후, 자신은 새 먹이를 찾아 나선다. 또한 적을 만나면 필사적으로 싸우는데, 이는 식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정확히 판별하는 지혜가 있다. 수탉은 남성이 갖추어야 할 조건인 가족과 가정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용기와 시간의 변화를 판단하는 현명함을 두루 갖췄기 때문에 이상적인 남성상을 대변한다.                   

 

조선시대에 학문과 벼슬에 뜻을 둔 사람은 서재에 닭의 그림을 걸었다. 닭은 입신출세(立身出世)와 부귀공명(富貴功名)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즉, 닭이 머리 위에 볏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관(冠)을 썼다고 하였다. 관을 쓴다는 것은 학문적 정상의 표지이며, 벼슬을 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어미닭과 병아리」라는 한시(漢詩)에서 닭의 모성 보호 본능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목털은 곤두서서 고슴도치 닮았고, 제 새끼 건드리면 꼬꼬댁 조아 대네, 낟알을 찾아내면 쪼는 채만 하고서 새끼 위한 마음으로 배고픔을 참네.”

 

프랑스에서의 수탉은 자부심의 상징이며, 국가의 표상이다. 그래서 화폐에 수탉의 문양을 새겨 놓았다. 소크라테스는 죽기 전에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 의술의 신)에게 수탉을 바치도록 제자에게 부탁했다. 이 때 수탉은, 죽은 사람의 세계에 죽은 자의 영혼을 알리고 인도하며, 새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닭은 지옥과 하늘을 오가는 전령(傳令) 신인 헤르메스의 속성으로 간주된다. 아프리카의 콩고에서는 통과 제의에서, 입문자가 제의를 통과하면 목에 닭을 걸어 줌으로써 끝이 나는데, 그 입문자는 닭의 인도에 의해 죽은 영혼과 소통하며 새로운 탄생을 보장받는다고 한다. 또한 수탉이 많은 암탉을 거느린다는 속성에서 왕성한 정력을 상징한다. 

 

닭은 메시아처럼 밤에 뒤이은 아참의 도래를 알리기 때문에 신에게서 오는 은총의 상징이다. 교회나 성당의 첨탑에 닭의 모양이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닭의 울음소리는 천사의 강림으로 간주된다. 또한 무덤에 닭의 모습을 새겨 부활의 아침, 즉 깨어남을 상징했다. 그리고 그 아침은 빛과 깨우침을 가져온다는 생각에서 학생들의 교과서 표지에 닭을 그렸다. 오클랜드 알바니 빌리지(Albany village)에 가보면 닭을 상징 동물로 삼아 지역을 홍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류 역사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수많은 폭풍우에 시달리면서도 전진을 계속하듯이 역경 속에서도 발전을 거듭해 왔다. 단기적으로 실망감을 안기기도 하지만 먼 역사의 흐름에서 볼 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비교적 평온한 가운데 역사가 진행되어간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은  파고가 매우 심한 바다를 항해하는 같이 정치, 사회 변화가 역동적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정유년에는 병신년에 일어났던 격동의 물결이 지나고 평온한 가운데 성숙한 정치, 사회의 모습을 이루어나갈 것이라 기대해본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4 | 1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56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75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36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52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25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2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3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8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97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3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3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5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7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5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2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0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3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38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5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4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8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7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2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4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