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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바로 이 시간, 오클랜드 대학교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긴장속에서 자신들의 인터뷰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엔 필자를 거친 학생들도 앉아 있다.
바로 오클랜드 대학교 Medical school 의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인터뷰가 진행 중인데 지난 1년간 세상에 태어나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을 Biomed학생들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자신이야 말로 타고난 ‘의사 선생님’감이라는 것을 피력해 땀 흘려 노력한 결과를 얻고자 하는 자기 PR의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대학에 입학해 첫 발을 디딜 때에는 자유로운 캠퍼스 분위기와 진지한 강의를 접하며 스스로가 껑충 커버렸다는 뿌듯함에 가슴 벅차고 또 한 편으론 8개월여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한다는 중압감에 어깨가 무겁다 못해 저려오는 것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학 신입생의 첫 학기는 가장 중요한 공부와 아울러 여러 가지 모임과 적응의 과정들로 빽빽하게 들어차 어디 한군데 부모가 간섭할 여지가 없을 정도 이지만 그것도 잠시.. 많은 학생들이 2학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학과 또는 학교를 옮기기 시작하고 별 다른 계획이 없이 학교를 쉬는가 하면 아예 자퇴를 하고 인생의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복잡하고 정신 없는 시간들과 사건들을 외면한 체 그저 밥 먹고 공부, 커피 마시고 공부, 자고 나서 공부하면서 인생을 공부하는 기계인 양 살아가는 학생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오늘 인터뷰 자리에 앉는 그들이다.
이제 이번 인터뷰를 통해 Medical school 진학 여부가 결정이 되고 연말에 그 결과가 발표되면 학생들은 나란히 앉아 순서를 기다리며 먼저 들어가는 친구를 응원하던 오늘이 서로 곁을 주던 마지막 순간 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2017년부터 각자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되고 다른 직업을 가지고 다른 관심사를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게 된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오늘의 인터뷰와 그 결과를 그려보면 차분한 마음으로 익명의 합격자에게 박수를 보내는 일이 가능하겠지만 정작 그 자리에 내 아이가 앉아 있다면..?
지금 나의 마음은 어떨까.. 아마도 치솟는 아드레날린에 동공은 평소보다 두 배는 커져있고 두근대는 심장소리가 귀에 까지 들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까 싶다. 인터뷰에 초청을 받은 것만 해도 대견하다며 집 나서는 아이를 추켜세워 주겠지만 아이가 떠난 후엔 그 자리에 철푸덕 주저 앉아 끝없는 기도로 하루를 다 보낼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자식의 성장과 미래를 걱정하며 이렇게 애타는 부모의 마음이 다른 학부라 해서 다를리 없고 전공을 결정하는 그 신중하고도 긴장된 순간이 어느 학생이라서 여유로울 수는 없는 법.
올해 고등학교의 마지막 학년을 마친 우리의 자녀들이 대학 입학을 기다리는 3개월여의 시간 동안 무엇을 어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 너무도 당연하고도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짧은 시간의 준비로 내년 이맘때 가지게 될 불 붙는듯한 긴장을 조금이라도 누그려뜨릴수만 있다면 반시간도 안 되는 오늘의 고민이 그리 대수일까..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