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을 치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핑퐁을 치자

0 개 1,292 김준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탈 때 어린 남자아이들의 관심을 확 잡아 끄는 사람들이 있다. 어두운 색계통의 제복을 작용하고 모자와 소맷부리, 가끔은 어깨에 까지 금색, 은색 휘장을 달고 무언가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풍기는 pilot들이 그들이다. 겉보기에 멋져 보일 뿐 아니라 뭔가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이 풍겨서 그런지 많은 사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Pilot이 되고 싶다고 소망한다. 그런데 이들이 착용하는 제복의 금색, 은색 장식들은 그저 멋을 위해서나 계급을 표시하기 위한 것 뿐 아니라 그들이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국제적인 공통 표식이라 한다. 바로 승객의 생명을 ‘책임’ 지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며 그래서 네 줄의 견장을 단 기장은 유사시 승객을 체포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하니 비행기나 여객선 안의 최종 권력자로 불릴 만 하다. 

 

예전부터 중국에선 세 가지의 직업이 세상을 평화롭게 유지하며 발전적으로 경영하는데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여겨져 왔다. 판관(법관), 의사, 선생이 그 세가지 직업인데 판관은 정의를 구현하고 억울함을 풀어주며 불의에 저항해 ‘사회 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진다. 의사는 정성을 다해 환자를 돌보고 공중보건을 위한 의견을 건의해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의 ‘건강한 삶’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리고 선생은 성심 성의껏 학생들을 가르쳐 당대의 지식인을 배출함은 물론 그 삶을 통해 모범을 보여 ‘사회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진다. 물론 세상의 모든 직업들이 그 의미가 있고 역할이 있으며 수행해야 할 과제가 있고 따라서 중요성을 지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세가지 직업에 전통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지금과 나중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인간과 사회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국경 없는 의사회’나 UNICEF 자원봉사 의사들처럼 존경 받을 만한 의사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또 그 보다는 찾기 힘들지만 간혹 신문 정치면이나 SNS에 회자되는 존경할 만한 정치인, 법관들의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유독 ‘존경할 만한 선생님’, ‘따르고 싶은 스승’의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든 것은 필자가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이기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당장 시급한 사회적 공정성과 안전에 극히 민감하고 평균수명 90세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신체적인 건강이 너무도 중요함은 잘 인식하고 있지만 다음 세대들이 이끌어 나갈 사회의 ‘질’에 대해서는 그 정도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그저 내 자식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삶을 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극히 협소한 교육관의 반영이 아닐까.. 그런 우리의 ‘미래 불감증’이 존경할 만한 선생님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나부터 반성해 볼 일이다.

 

뉴질랜드 교육부에서 각 급 학교 선생님들의 실력과 자질을 재 평가하는 방안을 준비 중 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한국의 시스템과는 달리 학생교육에 전문화 된 ‘교육대학’ 이나 ‘사범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선생님이 될 수 있는 이 곳 시스템은 일견 취업의 문을 넓히고 다양한 경력의 선생님들이 학생 교육에 참여하여 학생의 전인격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특정 교과목의 교사가 모자라게 된다거나 교사들의 전반적인 ‘질’이 하향 평준화 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필자가 간접적으로 경험한 선생님들 중 많은 분들이 위의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학교의 채용정책이나 교과 배정 또한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참으로 많았다. 공적인 글에 학교와 선생님들의 정보를 실을 수는 없으나 유명 사립학교에서 체육 (Physical Education) 전공자를 물리 (Physics) 선생님으로 채용, 배정해 결국 물의를 빚은 일이나 부족한 지식과 강의력 때문에 학생들의 원성을 사는 선생님이 학교장과의 개인적인 친분 덕분에 주구장창 중요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비단 몇몇 학교에 국한 된 어려움이 아닌 것이 문제다. 물론 대다수의 많은 선생님들께서 열과 성을 다해 양질의 교육을 하고 계시지만 항상 특정집단의 불명예는 극히 일부의 ‘미꾸라지’ 들에서 기인하는 법이니 말이다. 

 

필자가 사교육과 공교육의 조화를 강조할 때 쓰는 말 중에 ‘핑퐁을 친다’는 말이 있다.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표현일 수 있으나 더 적절한 말을 찾기가 어렵다. 이 말은 학생이 탁구공처럼 사교육과 공교육의 두 범주를 무리 없이 왕복하며 두 시스템의 장점만을 획득하는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상태를 표현하는 것인데 (사교육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학교의 규격화 된 진도 및 평가시스템과 학원, 사교육의 점수 지향적, 확장적 수업이 학생의 실력을 급진적으로 발전시키는 상황을 말하고자 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 이후로 같이 핑퐁을 칠 만한 학교나 선생님이 많이 있지 않은 것 같아 참으로 아쉽다. 아무쪼록 교사 재 평가 시스템이 잘 계획되고 정립되어 학생 개개인의 미래뿐 아니라 그들이 살아나갈 ‘사회의 미래’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금줄 네 개 짜리 선생님들이 많아지길 소망한다. 그래서 필자도 가까운 장래에 실컷 핑퐁을 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지금은 성공을 맛 보아야만 할 때

댓글 0 | 조회 1,348 | 2017.02.21
William H. McRaven.. 그는 미국 해군 특수전부대(Navy Seal)를 관할하는 총사령관이며 미국 내 몇 안되는 사성장군 중 한 사람 이다. 주로 … 더보기

슴새는 배가불러 죽었다

댓글 0 | 조회 1,344 | 2020.05.26
대한민국에서 가장 뉴질랜드스러운 땅, 제주도.그 제주도의 북쪽 언저리 푸른 바다에는 ‘사수도’라 불리우는 섬이 하나 떠 있습니다. 작고 아담한 돌섬인 이 사수도는… 더보기

기쁜 졸업? 또 다른 준비!(Ⅱ)

댓글 0 | 조회 1,344 | 2016.12.21
뉴질랜드에 여러 대학과 여러 학과가 있지만 그 동안 필자가 가르쳐 왔고 경험해 왔던 오클랜드 대학교 Biomed를 중심으로 NCEA, IB, 캠브리지 졸업생들에게… 더보기

산을 높이랴 골을 메우랴

댓글 0 | 조회 1,340 | 2016.09.29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이 있다. 지형을 이야기하고 산세를 이야기 할 때, 또는 어려운 일을 당한 지인을 위로하고 응원할 때 흔히들 쓰는 표현이다. 그런… 더보기

공부의 왕도 2편

댓글 0 | 조회 1,336 | 2019.07.23
지난 컬럼인 공부의 왕도 1편에서는 정리의 기술과 관리의 기술중 첫번째 관리대상인 목표관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목표관리는 더욱 세분화 될 수도 있고 혹은… 더보기

학습 자본주의(Ⅱ)

댓글 0 | 조회 1,332 | 2016.11.09
학생들을 가르치는 다소 비판적으로 사람을 바라봐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다 보니 요즘 우리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자세가 맘에 들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필자… 더보기

기쁜 졸업? 또 다른 준비!(Ⅰ)

댓글 0 | 조회 1,318 | 2016.12.06
지금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바로 이 시간, 오클랜드 대학교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긴장속에서 자신들의 인터뷰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엔… 더보기

코비드19 시대의 공부 - 적극적 숙제완료

댓글 0 | 조회 1,316 | 2021.03.10
자~ 지난 시간에 숙제 준 문제들 다들 풀어봤지? 그 중에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이나 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 있으면 이야기 해보자~말은 클라스에 있는 모든 학… 더보기

선생님 열전

댓글 0 | 조회 1,307 | 2017.03.22
사람의 인생은 작은 배를 만드는 과정과 같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왕이면 큰배를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왜 하필 작은배냐… 하고 생각하… 더보기

집이 학교다

댓글 0 | 조회 1,303 | 2018.04.27
최근 몇 년간 뉴질랜드 교민사회에 불어닥친 교육 현상의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저학년 학생들에 대한 교육 열풍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저의 경우에도 고학년 학생들의… 더보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댓글 0 | 조회 1,299 | 2020.06.24
1960년 5월 11일.아르헨티나의 한 주택가에 눈매가 날카로운 청년들 7명이 서 있었습니다. 초조해보이는 모습들이 아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시간… 더보기

스타벅스

댓글 0 | 조회 1,299 | 2019.02.26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도시를 이야기 할때 빼 놓지 않고 언급하는 미국의 한 도시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동경을 한 몸에 받는 도시, 뉴욕입니다. 누구나 이 멋지고 … 더보기

긍정의 힘?

댓글 0 | 조회 1,297 | 2020.06.10
‘아직도 거기야?’‘네..’‘헐.. 어쩔려고 그런데니...?’지난 2주간 학생들과 가장 많이 나눈 대화를 요약하면 딱 위의 세 줄이 될것 같습니다. 저는 수업시작… 더보기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옵시고..

댓글 0 | 조회 1,294 | 2021.02.23
며칠간의 반짝 Lockdown은 제가 그동안 얼마나 이 세계적인 대재앙에 대해 무디게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게 했습니다. 불과 몇 개월전인 작년 말만 하더라도 Cov… 더보기

현재 핑퐁을 치자

댓글 0 | 조회 1,293 | 2016.11.23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탈 때 어린 남자아이들의 관심을 확 잡아 끄는 사람들이 있다. 어두운 색계통의 제복을 작용하고 모자와 소맷부리, 가끔은 어깨에 까지 금색, … 더보기

2017년의 첫번째 당부 - 숙제 좀 하자!!

댓글 0 | 조회 1,288 | 2017.01.25
2017년이 되어 첫 번째 컬럼이자 동시에 한 달여간의 한국 방문 이후 처음 쓰는 컬럼 이어서 그런지 뭔가 학생들과, 또한 가정에서 이들을 지도하시는 학부모님께 … 더보기

5월 단상

댓글 0 | 조회 1,284 | 2017.05.10
5월 입니다.한국에선 5월이 주는 의미가‘신록의 계절’ 또는‘가정의 달’이겠지만 이 곳 뉴질랜드에서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반 토막을 바꿔먹을 시간 동안 지내다 보… 더보기

일단

댓글 0 | 조회 1,283 | 2018.05.12
드디어 몇 주 만에 그 두 녀석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이 있다며 한 주, 학교에서 할 일이 남았다며 한 주, 또 무슨 일인가 핑계를 대어서 또 한 … 더보기

그래도 외워야겟다면...

댓글 0 | 조회 1,282 | 2015.07.14
톳톳톳톳톳톳톳…. 어릴 적 늦은 여름 밤에나 들어 봤음직한 다듬이 돌 소리.. 그런데 이 집에 왠 다듬이 돌? 자동으로 열린 문을 들어서 텅 빈 거실에 이르러 학… 더보기

8월의 캘리포니아

댓글 0 | 조회 1,275 | 2018.06.17
파란 하늘에 쨍한 햇살, 그리고 진녹색 잔디와 점점이 떠 있는 동그라한 하얀 구름들이 기가막힌 조화를 이루는 어느 완벽한 오후..긴 역사를 자랑하는 페블비치 골프… 더보기

마추픽추, 만리장성

댓글 0 | 조회 1,271 | 2018.10.26
버킷리스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2007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 단어는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나 죽기전에 가 보고싶은 곳 등을 이야기할… 더보기

새로운 시대, 새로운 과학

댓글 0 | 조회 1,269 | 2019.06.26
호주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Y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개인적인 일을 자세히 공개 할 수는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박사님들과 뇌 관련 질병에 대한 연구를 하고… 더보기

기회의 방학

댓글 0 | 조회 1,266 | 2015.11.26
이제 각 과정의 시험이 이미 끝났거나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11월 말이 되었다. 어떤 학생들은 이미 길고 긴 여름 방학에 들어갔을 테고 또 어떤 학생들은 … 더보기

기출문제풀이

댓글 0 | 조회 1,265 | 2015.10.14
■ 1부 이제 한 해의 공부를 마무리 짓는 그리고 내년을 준비하는 신호탄이 될 external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필자도 주변의 지인들… 더보기

장작불

댓글 0 | 조회 1,263 | 2018.07.14
요 며칠 냉냉한 날씨가 이어집니다.간혹 며칠에 한번씩 반짝 햇살이 날뿐 몇 개월동안 주구장창 차가운 비만 내리는 뉴질랜드 특유의 겨울을 지내려니 마음은 오히려 쨍…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