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자본주의(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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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자본주의(Ⅱ)

0 개 1,335 김준

학생들을 가르치는 다소 비판적으로 사람을 바라봐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다 보니 요즘 우리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자세가 맘에 들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필자와 아이들간의 나이 차이가 많아서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고루하기 때문인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님보다 교육계의 현실이나 위에서 말한 학습에 대한 보상 등등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는 입장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약간은 비정상적인 학습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 학습 도중 아이들과 갈등이 생기는 부분은 항상 명확하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공부하기 싫어하고 참견듣기 싫어하며 근시안적인 관점에서 공부에 접근하는데 반해 선생은 공부를 시켜야 하고 시시콜콜 참견 해야 하며 멀리 보고 미리 준비를 시켜야 하니 어찌 갈등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렇게 신경전을 펼치는 순간에 부아를 확 돋게 만드는 아이들의 한마디가 있으니 바로 ‘나는 이런 거 하고 안 맞는 사람 이예요’ ‘이 공부는 내 스타일이 아니예요’ 등등 ‘나는 나이고 좋고 싫은 것은 내가 결정한다’는 초등학교 때부터 ‘내 귀에 캔디’ 처럼 열심히 고개 주억거리면서 들어온 선생님 말씀의 왜곡된 이해가 바로 그것이다. 

 

내 인생의 좋고 싫음은 내가 결정할 일이니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방향으로 가르쳐 달라는, 피고용인에 대한 당연한 요구에 진배 없는 말들은 순간적인 언짢음을 넘어서서 그 학생에 대한 진지한 걱정으로 번져간다. 

 

왜냐하면 자신의 의지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하고 좋고 싫음과 할 일과 안 할 일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자기 판단 지상주의’는 대학에 입학한 순간, 아니 지원하려 고등학교 점수를 정리하는 순간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할 일과 안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점수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무언가를 정해야만 하는 사회적인 제약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 중 고등학교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며 시간을 쪼개어 공부에 매진한 학생들은 더 넓은 범위의 선택권을 인정받음과 더불어 특별한 경우 장학금이라는 금전적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공부를 게을리 한 학생들은 자신이 꿈꾸던 미래의 다양한 모습 중 상당수가 사라져버린 좁아진 인생 청사진에 상실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그야말로 공부 열심히 하면 더 잘하게 될 곳으로 나아가게 되고 게을리 하면 할래야 할 수가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빈익빈 부익부’의 양태를 보여주니 이 또한 ‘학습 자본주의’의 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제 연말이 다가오고 대학 지원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물론 시험이 코 앞에 닥친 심리적으로 불안한 시기 이기도 하다. ‘인생’에 있어 공부가 전부일 수는 없지만 ‘학생’에게 있어서는 공부가 전부라는 아주 진부하고 고루한 진리를 우리의 아이들이 좀 더 진지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 ‘학습 자본주의’의 세계 속에서 빈자가 아닌 부자로 살아가는 첫 걸음을 뗄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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