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쑥쑥 자라듯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아기가 쑥쑥 자라듯

0 개 2,722 김지향

겨울은 어느덧 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유별난 환절기의 변덕 때문에 여기저기 감기에 걸려 고생한다는 소리가 잦다. 갈수록 점점 더 지독해지는 감기 또한 진화를 위한 발악일 수도.

 

감기가 암도 달아나게 한다고 하는 말이 있더니, 지독한 감기 몸살로 고생을 하고 나서 몸이 훨씬 더 가벼워졌다. 6개월 내내 나를 힘들게 했었던 잦은 기침이 오히려 더 잠잠해졌다. 

 

아기들이 한 번 아프고 나면 약아지고 훌쩍 자라있다는 말이 있듯 요즘 내 몸 역시 몸살을 앓아가면서 건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을 찾아가고 있는 내 몸과 말 없이 나를 도와주는 가족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새로운 일 역시 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생활에 대한 적응이면서도 도전이기에 새로운 힘이 생긴다. 우리가 에너지 그 자체라는 것을 새삼 크게 느끼고 있다. 

 

레빈 생활은 영어를 사용하면서 지내야만 한다. 쇼핑몰 안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상점이 두 군데 있지만, 서로 만나 이야기를 할 시간은 없다. 혼자 매장을 지켜야 하기에 화장실에 가는 시간마저도 아끼게 된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나면 눈이 감겨서 도저히 뜨기가 힘들었다. 병원 신세를 지고 나서부터 초저녁잠이 많아진데다 밖에서 지내는 시간 내내 영어권에서만 지내고 있으니 피곤이 빨리 올 수밖에 없었을 거다. 

 

15년 이상 뉴질랜드 생활을 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일들이 한국인 상대나 한국인들과 함께 일하는 일이라서 이번의 경험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저 옷을 판매하는 정도의 영어이기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내 무의식은 그렇지 않았을 수도.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먹고 자기만 하다가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고 몸을 뒤집고 기다가 서서 걸을 때까지의 과정을 세 아이들을 키워가면서 보아 왔다. 개인의 차이가 있어서 빠른 아이와 좀 늦은 아이가 있었지만, 모두들 이 과정을 거쳐 성장했다.

 

요즘 난 아기와 같다. 이제 혼자 한 걸음씩 걸어가는 아기와 같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아기가 혼자 손뼉을 짝짝 치면서 웃을 때처럼 나 혼자 신이 나서 웃는다. 몸살을 앓아가면서도 지치지 않고 내일을 향해 나아간다.

 

50이 되었을 때,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노래했는데, 60을 바라 보는 지금 이 순간 인생의 시작인 60을 찬미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의 한걸음 한걸음이 제대로 잘 걸을 수 있는 거름이 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60이 되었을 때, 제대로 걷기 위해 지금 나는 한 발짝씩 떼고 있다. 급하게 서두르지도 않고 천천히 편안하게 나아가고 있다. 서둘러봤자 엎어지기밖에 더하겠는가?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으로 심부전증이 왔을 때,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줄 알았다. 그때 나에게 양 극의 생각들이 저울질을 하고 있었다. 절망과 희망이 오가면서 몸 역시 양극을 왔다 갔다 했다.

 

지금은 내가 선택한 희망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내 영혼의 선택에 몸과 마음이 따라주어 새롭게 태어나지 않았는가?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첫 숨을 쉴 때의 순간이 결코 짧은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뜨거운 프라이팬에서의 1분보다 더 긴 순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긴 순간을 헤치고 나온 아기의 용기가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용기로 일어서서 걷고 뛰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 용기가 어디 나 혼자만이겠는가?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소중한 보물인 것이다.

 

아기가 쑥쑥 자라듯 뉴질랜드에서의 내 생활도 점점 더 발전을 해나갈 것이다. 바르지 못했었던 습관을 올바른 습관으로 하나 둘 바꿔가면서 뉴질랜드에서 제대로 잘 살아갈 수 있는 내가 되도록 용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9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6 | 10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7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6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7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7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4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6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43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20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3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6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